주간동아 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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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선택제 관건은 ‘엄마의 정보력’?

  •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입력2009-12-09 15: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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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첫 시행되는 서울시 고교선택제에 따른 학부모, 학생, 학교, 학원가의 반응은 ‘다이내믹’했습니다. “정보도 없이 어떻게 고르냐”며 분통을 터뜨리는 학부모, 별 고민 없이 ‘명문 학군’의 학교 리스트를 뒤적거리는 학생, 그리고 학생 유치를 위해 어색한 미소를 지어가며 홍보용 동영상에 적극 출연하는 교사들까지….

    고교선택제 도입의 가장 큰 취지 중 하나는 공교육 강화입니다. 경쟁력 증강에 소홀하던 일부 일반계 고교와 교사들을 독려해 교육 소비자인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공급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은 모집 인원이 미달되는 ‘비(非)선호’ 학교들은 단계적으로 정원 축소 및 폐교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고교선택제가 시행되자 사립학교들이 더 긴장된 모습을 보이는 이유도 학생의 수요 증감이 교사 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부 교육 전문가와 교사들은 새로운 변화에 적극적, 진취적인 행보를 보이는 사립학교를 위주로 선택하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경험이 전무(全無)한 학생과 학부모에게 교교선택제는 어쩔 수 없는 난제입니다. 서울시교육청 또한 고교선택제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열변을 토하다가도 “1단계에서 거주지 학군 외의 학교를 선택할 경우 3단계 강제배정 때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알쏭달쏭한 태도를 보입니다. 1단계에서 다른 학군의 학교에 지원한 학생이 1, 2단계에서 학군 내 학교를 지원한 학생보다 3단계에서 원거리 학교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거주지 학군 내 정원이 찼을 때)는 뜻입니다.

    학교 선택권 확대로 ‘엄마의 정보력’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엄마가 ‘안테나’를 곧추세우면서 발품을 팔고 귀동냥을 할수록 자녀에게 유리한 고교를 고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와이즈멘토’의 조진표 대표는 “상대적으로 이러한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저소득, 저학력층의 경우 그만큼 불리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고교선택제 관건은 ‘엄마의 정보력’?
    취재 중 중학교 교사들의 정보력 부족 탓에 결국 또 학원이나 교육컨설팅 기관을 찾게 됐다는 학부모를 다수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공교육 경쟁력 확대’라는 고교선택제의 취지도 다소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학교가 학생을 ‘고객’으로 생각하게 하겠다는 고교선택제의 방향에는 공감합니다. 그러나 이 제도 때문에 ‘주객’이 전도돼 추가로 ‘사교육비’를 지출하게 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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