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11

2005.11.22

다양한 음악 부재 …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그리워

  • 정일서/ KBS 라디오 PD

    입력2005-11-16 16: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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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음악 부재 …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그리워
    오마라 포르투온도(Omara Portuondo·사진)의 내한공연이 11월5일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렸다. 오마라 포르투온도의 이름이 낯설다면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의 마지막 생존자라 하면 어떤가? 그렇다. 그녀는 콤파이 세군도, 루벤 곤잘레스, 이브라힘 페레 등 핵심 멤버들이 차례로 세상을 떠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마지막 별이다.

    1999년 국내에 불어닥친 월드뮤직 바람은 명백히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과 함께였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환영받는 사교클럽’ 정도의 의미로 해석되는데, 혁명 이전 쿠바 아바나에 실제로 존재했던 가장 유명한 사교클럽 이름이다. 숨어 있던 아프로 쿠반 재즈의 명인들을 규합한 것은 라이 쿠더. 라이 쿠더는 오랜 세월 묻혀 있던 이들의 음악을 세계에 전파하는 데 앞장섰는데, 거기에는 다큐멘터리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제작한 빔 벤더스 감독의 도움이 컸다. 국내에도 이들의 이름이 알려진 것은 영화의 개봉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당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 거둔 성공은 경이적인 것이었는데 이들의 앨범 ‘Buena Vista Social Club’은 오랜 기간 빌보드 월드뮤직 차트 정상을 고수하며 이듬해 그래미 트로피를 수확했고, 월드뮤직 음반으로는 드물게 30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국내에서도 막 시작되던 음반시장 불황의 터널을 뚫고 1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는 기염을 토했고 2001년에는 내한공연을 하기도 했다.

    늘 아쉬운 것이 팝 음악시장의 몰락과 그런 가운데서도 심화되는 영·미 팝의 일방 독주다. 국내시장에서 팝의 몰락이 국내가요의 질적 성장을 동반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첫 번째 안타까움이요, 그 와중에 70년대만 해도 확고한 지분을 확보했던 샹송과 칸초네 등 다양한 월드뮤직이 설 자리를 잃었다는 것이 두 번째 안타까움이다. 문화의 발전에서 다양성은 가장 기초적인 자양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 남긴 진한 향기가 더욱 그리운 만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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