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01

2005.09.06

전작 히트 공식 그대로 … 뛰어난 래퍼 실력 증명

  • 정일서/ KBS 라디오 PD

    입력2005-08-31 1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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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작 히트 공식 그대로 … 뛰어난 래퍼 실력 증명
    한국 힙합의 선두주자 중 한 명인 주석의 4집 앨범이 나왔다. 앨범의 제목은 ‘Superior Vol.2 Seoul city’s Finest’,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전작인 ‘Superior Vol.1 This iz My Life’의 연장선상에 있는 앨범이다.

    1990년대 중반, 팝 시장의 주도권은 흑인 음악에 넘어갔다. 힙합과 R&B는 그런지의 열풍이 잦아든 팝 씬을 신속하게 평정했다. TLC, 보이즈 투 멘, 투 팍, 노토리어스 B.I.G, 퍼프 대디 등이 그 선봉이었다. 이런 흑인 음악 강세 경향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심화되고 있다. 2003년 10월11일에는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부터 10위까지를 모두 흑인 음악이 도배하는 기록적인 사건도 있었다. 어셔, 아웃캐스트, 비욘세, 50센트 등이 현재 팝 씬의 최고 인기스타들. 백인이지만 힙합에 투신해 엄청난 성공을 거둔 에미넴도 빼놓을 수는 없겠다. 팝 음악판은 온통 검은빛 일색이다.

    우리나라에 힙합을 본격적으로 소개한 이들은 듀스였다. 정통 힙합이라기보다는 댄스와 결합한 형태였지만, 아무튼 90년대 초반 듀스의 활약은 눈부셨다. 그 뒤 드렁큰 타이거가 나타나 또 하나의 방점을 찍었고, 지누션은 힙합과 댄스의 화학적 결합이라는 모범답안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주석이 등장했다. 주석은 언더그라운드에서 성장해 주류 씬에 성공적으로 녹아들었다. 그는 현재 YG 패밀리와 함께 우리나라 힙합의 양대 레이블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마스터플랜의 간판이다.

    ‘Superior Vol.2~’는 전작의 히트 공식을 그대로 따왔다. 전작에서 김범수의 피처링(featuring)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던 ‘정상을 향한 독주’를 염두에 둔 듯 이번 앨범에서도 휘성, 에릭, 채연 등 피처링 게스트들의 화려한 면면이 우선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가장 귀에 감기는 트랙은 화제의 신인 임정희가 피처링한 ‘힙합 뮤직’과 소울풀한 보컬이 일품인 솔 플라워가 피처링한 ‘Seoul city’s Finest’. 마이클 볼튼의 히트곡 ‘How am I supposed to live without you’를 샘플링한 ‘너 없이’도 원곡만큼이나 친근하게 다가오는 곡이다.

    사실 이번 앨범에서 전작과 다른 특별한 무언가를 발견하긴 어렵다. 하지만 꼭 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석은 분명 뛰어난 래퍼고,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잘 발현되고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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