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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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대회 참가한 FBI의 좌충우돌

  • 입력2005-02-23 13: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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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런 정보 없이 배우의 이름만 보고 티켓을 구입할 수 있게 하는 이른바 ‘Ticketing Power’를 보유한 할리우드 여배우 중 한 사람이 바로 샌드라 불럭일 것이다. 영화 ‘스피드’에서 키아누 리브스의 상대역으로 나와 스타덤에 올랐지만, 그녀는 이후 ‘당신이 잠든 사이에’ ‘타임 투 킬’ ‘네트’ ‘포스 오브 네이처’ 등의 영화에서 남자배우의 이름 앞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며 당당한 ‘주연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고 98년에는 포티스 필름스라는 자신의 영화사를 설립, ‘사랑이 다시 올 때’ ‘프랙티컬 매직’ 등의 영화 제작에 참여했다.

    그녀의 새 영화 ‘미스 에이전트’는 샌드라 불럭이 주연과 제작을 겸한 네번째 작품. 유쾌한 오락물인 이 영화에서 샌드라 불럭은 어떤 배역이라도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는 팔렛 같은 배우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선머슴 같은 FBI 수사관과 섹시한 미녀를 넘나드는 그녀의 천연덕스런 코믹연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입장료가 아깝지 않다.

    ‘미스 에이전트’는 미인대회에 위장 출전한 FBI 요원의 좌충우돌을 그리고 있다. 부스스한 머리, 건들건들한 팔자걸음, 기괴한 웃음소리…. 남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는 겉모습과 거칠고 다혈질인 성격 때문에 제대로 된 데이트 한 번 못해 본 FBI 요원 그레이시는 미스 USA에 위장 출전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미인대회 참가자들을 ‘한결같이 머리는 텅 비고 외모만 번지르르한 밥맛 없는 존재’로 여기던 미인대회 혐오자인 그녀가 ‘미스 뉴저지’가 되어 결선 5위 안에 들기란 그야말로 ‘미션 임파서블’.

    수사팀은 48시간 내에 그녀를 결선 무대까지 진출시키기 위한 긴급작전에 들어간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그레이시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여자는 꾸미기 나름’이라는 태고의 진리를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된다. 사람에 따라선 시시할 수도 있는 영화지만, 수많은 위트와 농담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고, 코미디 로맨스 액션의 적절한 결합으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에 충분한 ‘재밌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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