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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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었다 찍었다 그리고 아름답다

  • 입력2005-06-13 13: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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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벗었다 찍었다 그리고 아름답다
    얼마 전까지 연예계를 뜨겁게 달궜던 톱스타 김희선의 누드집 파문은 우리 사회의 억압적인 분위기가 개인의 자유로운 자기 표현을 망설이게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해프닝이었다. ‘누드’가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잡았음은 분명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누드를 작품 자체로 보기보다는 ‘벗은 몸’으로 보고 문제삼는 시각이 존재한다. 미술사가인 케네스 클락은 ‘누드’를 ‘네이키드’(naked)와 구분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누드는 “움추린 무방비의 신체가 아니라 건강하고 균형잡힌 신체, 즉 정밀하게 재구성된 육체의 이미지”다.

    사진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건 1880년대지만 40년 이상 지나서야 누드 사진이 등장했다. 사진이 초상화라는 생각이 깨지고 작품세계의 한 장르로 인식되면서부터. 50년대와 60년대 들어서 누드는 자연에서 벗어나 스튜디오로 그 무대를 옮기는 시도를 하게 된다. 배경을 생략하고 신체 일부를 과감하게 클로즈업하고 또 곡선미를 강조한다. 70년대에 컬러사진이 도입됐지만 누드 사진은 지금까지도 흑백사진을 선호한다. 원색적인 컬러사진은 자칫 포르노그라피의 함정에 빠질 수 있기 때문.

    오수익 신선건 백학림 등 3인의 작가가 함께 참여한 ‘아주 특별한 누드사진전’에서도 흑백사진, 다중 노출, 특수기법 등으로 연출되어 ‘민망하지 않고’ 아름다운 누드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3인 각자의 개성에 따라 다양하게 시도된 실험적 접근이 흥미를 끄는 색다른 사진전이다. 12월28일까지 갤러리 맥(02-720-7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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