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44

2000.07.27

‘모나리자’는 원래 목욕탕에 걸려 있었다 外

  • 입력2005-08-03 13: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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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욕탕은 육체와 정신을 동시에 달래주는 곳이라 여겼던 프랑수아 1세(프랑스)는 로마 공동목욕탕에서 영감을 받은 목욕탕을 짓고 ‘모나리자의 미소’를 걸었다. 미치광이의 돌에 맞기도 하고 수차례 절도를 당하는 등 수난을 겪은 이 그림은 지금 루브르 박물관 방탄유리 뒤에 안전하게 보존돼 있다. 그림이야기가 주로 화가와 작품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이 책은 ‘수집상’의 입장에서 전개된다는 점이 특이하다.

    니콜라스 포웰 지음/ 강주헌 옮김/ 동아일보사 펴냄/ 244쪽/ 8500원

    ◇ 자유의 미학

    존 스튜어트 밀의 정치사상을 연구하면서 자유의 본질에 접근하기 위해 애썼던 저자가 플라톤에 주목한 것은 뜻밖이다. 전체주의자로 알려진 플라톤이 말한 자유와 자유주의자 밀의 자유가 일맥상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상극인 두 사람이 자유에 관한 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이 다르지 않다는 것에서 이 연구를 시작했고, 삶에 대해 고민하는 자만이 자유의 미학을 넘볼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서병훈 지음/ 나남출판 펴냄/ 410쪽/ 1만4000원



    ◇ 한국생활사박물관 1·2

    1권 ‘선사생활관’을 펼치면 박물관 평면도가 나오고 야외전시, 구석기실, 신석기실, 특별전시실이 이어진다. 2권 ‘고조선생활관’도 구성은 비슷하다. 굳이 이런 설명방식을 취한 것은 박물관에 대한 인상을 바꾸기 위해서다. 우리가 박물관을 찾는 까닭은 옛날이 있기에 오늘이 있고 죽은 것을 토양삼아 현재 우리의 삶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학 고고학 민속학 인류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글을 쓰고, 40여점에 달하는 일러스트와 90여컷(1권), 120컷(2권)에 이르는 사진이 가히 책 속의 박물관이라 하겠다.

    한국생활사박물관 편찬위원회 지음/ 사계절 펴냄/ 각 100쪽/ 각 1만5000원

    ◇ 침대 밑의 인류학자 1·2

    미국 인디언 문화를 연구하는 인류학자들은 이런 말을 한다. “나바호 인디언 가족은 남편과 아내, 자녀, 그리고 침대 밑의 인류학자로 구성돼 있다.” 직업상 남의 침실을 엿봐야 하는 인류학자로서 저자는 인간의 짝짓기 문화를 SF소설 형식으로 설명했다. 저자는 1권에서 생전에 자신과 가까웠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인간 성생활을 관찰한 뒤 외계인과 진지한 토론을 벌인다. 2권에서는 초점을 바꾸어 인간의 성생활에서 어디까지가 문화적인 부분이고 어디까지가 본능인지 밝혀내고자 한다.

    아서 니호프 지음/ 남경태 옮김/ 푸른숲 펴냄/ 1권 432쪽 1만2000원, 2권 344쪽 9800원

    ◇ 경찰서여, 안녕

    표제작 ‘경찰서여, 안녕’은 98년 ‘문학동네’ 문예공모 당선작이다. 어릴 적 꿈이 ‘괴도 루팡을 뛰어넘는 위대한 도둑’이던 한 소년의 이야기. 소설의 소재부터 전개방식 모두 신선하다. 신예작가의 첫 소설집은 작가적 역량을 가늠케 할 잣대이기에 평론가들의 관심을 끈다. 줄거리가 분명하고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11편의 단편에 평론가 김사인씨는 “능청과 의뭉스러움 너머로, 우리가 도달한 멋진 신세계의 우스꽝스러운 비애와 천박한 살림살이가 비극적으로 떠오르는 소설”이라고 했다.

    김종광 지음/ 문학동네 펴냄/ 352쪽/ 8000원

    ◇ 프랑스 수학자 갈루아 1·2

    에바리스트 갈루아(1811~32)는 프랑스 대혁명 직후 혼란기에 살았던 천재적인 수학자다. 열정적인 공화주의자이기도 했던 갈루아는 스무 살에 투옥되었고, 이듬해 결투를 하다 죽었다. 그러나 짧은 생애에서도 ‘군 이론’을 만들어 기하학과 대수학을 통일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이론을 완전히 이해하는 데만 70년이 넘게 걸렸을 정도로 그는 시대를 앞서가는 천재였다. 전기적 형식을 띤 소설이지만 갈루아가 수학적 발견을 해가는 과정이 치밀하게 묘사돼 있다.

    톰 펫시니스 지음/ 김연수 옮김/ 1권 280쪽, 2권 272쪽/ 각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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