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41

2016.06.08

한국고전번역원과 함께하는 잠언

구잠(懼箴)

  • 입력2016-06-07 1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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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잠(懼箴)
    - 깊은 골짜기에 다다른 듯 조심하라

    사람 마음은
    온몸의 주인
    잡으면 보존되고 놓으면 도망가서
    눈 깜짝할 사이에 몸에서 분리된다네

    만약 깨닫지 못한다면
    천리 밖으로 달아나네
    이 몸에 주인 없으면
    집에 사람 없는 것과 같네

    더구나 사람 욕심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위험하니
    한 생각 삐끗하면
    큰 악에 빠진다네

    하늘이 백성을 내실 때
    사물마다 합당한 법칙을 주었으니
    크게는 인륜에서
    작게는 말과 행동에까지



    각각 하늘의 법칙 있어
    애당초 떨어질 수 없네
    하지만 마음이 보존되지 않으면
    그 누가 그 법칙을 실천할 수 있으리?

    사람으로서 도를 멀리하면
    짐승과 다를 게 무엇이겠나?
    그래서 옛날의 현인들은
    그 마음을 가다듬어
    신명을 대하듯이 공경하고
    깊은 골짜기에 다다른 듯 조심했다네

    懼箴

    人惟一心 百體之君 操舍存亡 瞬息斯分
    一有不覺 千里其奔 此身無主 如屋無人
    況乃人欲 危不可測 一念差失 身陷大惡
    且天生民 有物有則 人倫之大 言動之微
    各有天則 初無可離 心苟不存 其誰踐之
    人而離道 禽獸何違 所以先民 立束然厥心
    神明上對 淵谷下臨



    조선시대 학자 포저(浦渚) 조익(趙翼·1579~1655)이 지은 글입니다. 포저 선생은 몸에 마음이라는 주인이 없다면 집에 사람이 없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마음이 몸의 주인이 되지 못하면 욕심이 도둑처럼 내 몸에 들어와 주인 없는 집을 온통 헤집어놓을지도 모릅니다. 욕구를 따르느라 세운 뜻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 뒤의 위태로운 일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 하승현 선임연구원




    직접 써보세요
     
    사람으로서 도를 멀리하면
    짐승과 다를 게 무엇이겠나?

    人而離道 禽獸何違
      인    이    리    도      금    수    하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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