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스페이스라는 곳이 눈뜨고 일어나 보면 뭔가 새로운 것이 등장하는 공간인지라 어지간히 색다르지 않고서는 큰 관심을 이끌어 내기 힘들다. 그런데 지난 6월29일~7월2일의 총 72시간 동안 인터넷 공간에는 꽤나 이색적인 캠페인이 전개되어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이트 파업’이라는 형태로 진행한 온라인 시위가 바로 그것이다. 사회운동 단체인 ‘정보통신검열반대공동행동’(www.freeonline.or.kr)을 비롯해 인터넷 내용등급제에 반대하는 500여 개 사이트들이 참여한 이번 온라인 시위에서는 참가 사이트들이 일제히 자신의 홈페이지 문을 닫아 버리는 총파업을 단행함으로써 새로운 방식의 온라인 시위 전술을 선보였다.
사실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시위와 달리 온라인 시위에는 여러 제약이 따르게 마련이다. 물리적 행동을 통한 직접적 압력 행사가 어렵고, 참가자들도 비대면적인 상태에서 시위에 참여하기 때문에 상호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나 일체감을 형성하는 데도 어려움이 크다. 하지만 접속과 클릭이라는 간단한 방법만으로 누구나 손쉽게 참가할 수 있으며, 여론이 빠른 속도로 전파하고 이를 통해 광범위한 연대를 이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시위의 영향력은 결코 무시 못할 잠재력을 보이기도 한다.
인터넷을 통하여 집단적으로 저항의 움직임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은 지난 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클린턴 미 대통령이 통신품위법안에 서명하자 미국의 네티즌들은 이것이 수정헌법 1조에 명시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안이라고 반대하면서 온라인을 통한 반대 운동에 나섰다. 그리고 이때 전자프런티어재단(EFF),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전자개인정보센터(EPIC) 등의 주도로 홈페이지에 푸른색 리본 모양의 로고를 붙이는 ‘블루리본 운동’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는데, 이것이 본격적인 온라인 시위의 출발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다양한 온라인 시위 행동전술을 개발했으며 그것은 크게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홈페이지에 항의배너 달기 등과 같이 집단적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전술.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동시다발적으로 항의메일을 보내거나, 상대방의 사이트에 항의 게시글을 연속적으로 올림으로써 전자적 방식으로 물리적 압력을 행사하는 행위다. 특히 후자의 경우 지난해 통신질서법 반대시위와 올해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항의시위 때처럼 참여자들이 약속한 시간에 특정 사이트에 동시 접속해 일제히 리로드(reload) 버튼을 누름으로써, 해당 사이트의 서버를 마비시키는 ‘가상 연좌시위’까지 동원하면서 보다 공격적인 양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에 처음 등장한 사이트 파업은 굳이 분류한다면 전자, 즉 집단적인 의사표현을 통한 온라인 시위에 가깝다고 하겠다. 즉 노동운동에서 기업주측에 물질적인 피해를 가져다주는 오프라인 파업과 달리, 사이트 파업은 오히려 자신의 홈페이지 문을 닫은 상태에서 저항의 메시지를 담은 동일한 초기 화면을 일제히 내걸었다는 점에서 ‘블루리본 운동’의 확장판이라 볼 수 있다.
내용등급제… “차라리 문을 닫으마”
사이트 파업을 진두지휘한 ‘정보통신검열반대공동행동’ 내에서는 이번 온라인 시위의 효과를 두고 평가가 엇갈리는 모양이다. 참가 사이트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나 행동의 통일성 등에서 발생한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당장 참여 당사자들의 터전이라 할 수 있는 홈페이지를 스스로 닫아 걸고 행동에 나서려니 여러 가지 점에서 여간 불편하고 답답한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더욱이 네티즌들의 정당한 의사표현 수단 중 하나인 온라인 시위를 금지하는 정보통신기반보호법이 애초에 사이버 공격의 위협에서 정보통신 인프라를 보호하겠다는 명분으로 만든 것임을 감안해 보자. 이 법을 시행하는 시점에서 이러한 명분을 무색하게 만드는 동시에 분명한 저항의지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사이트 파업말고 더 효과적인 온라인 시위가 어디 있으랴.
사실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시위와 달리 온라인 시위에는 여러 제약이 따르게 마련이다. 물리적 행동을 통한 직접적 압력 행사가 어렵고, 참가자들도 비대면적인 상태에서 시위에 참여하기 때문에 상호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나 일체감을 형성하는 데도 어려움이 크다. 하지만 접속과 클릭이라는 간단한 방법만으로 누구나 손쉽게 참가할 수 있으며, 여론이 빠른 속도로 전파하고 이를 통해 광범위한 연대를 이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시위의 영향력은 결코 무시 못할 잠재력을 보이기도 한다.
인터넷을 통하여 집단적으로 저항의 움직임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은 지난 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클린턴 미 대통령이 통신품위법안에 서명하자 미국의 네티즌들은 이것이 수정헌법 1조에 명시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안이라고 반대하면서 온라인을 통한 반대 운동에 나섰다. 그리고 이때 전자프런티어재단(EFF),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전자개인정보센터(EPIC) 등의 주도로 홈페이지에 푸른색 리본 모양의 로고를 붙이는 ‘블루리본 운동’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는데, 이것이 본격적인 온라인 시위의 출발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다양한 온라인 시위 행동전술을 개발했으며 그것은 크게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홈페이지에 항의배너 달기 등과 같이 집단적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전술.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동시다발적으로 항의메일을 보내거나, 상대방의 사이트에 항의 게시글을 연속적으로 올림으로써 전자적 방식으로 물리적 압력을 행사하는 행위다. 특히 후자의 경우 지난해 통신질서법 반대시위와 올해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항의시위 때처럼 참여자들이 약속한 시간에 특정 사이트에 동시 접속해 일제히 리로드(reload) 버튼을 누름으로써, 해당 사이트의 서버를 마비시키는 ‘가상 연좌시위’까지 동원하면서 보다 공격적인 양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에 처음 등장한 사이트 파업은 굳이 분류한다면 전자, 즉 집단적인 의사표현을 통한 온라인 시위에 가깝다고 하겠다. 즉 노동운동에서 기업주측에 물질적인 피해를 가져다주는 오프라인 파업과 달리, 사이트 파업은 오히려 자신의 홈페이지 문을 닫은 상태에서 저항의 메시지를 담은 동일한 초기 화면을 일제히 내걸었다는 점에서 ‘블루리본 운동’의 확장판이라 볼 수 있다.
내용등급제… “차라리 문을 닫으마”
사이트 파업을 진두지휘한 ‘정보통신검열반대공동행동’ 내에서는 이번 온라인 시위의 효과를 두고 평가가 엇갈리는 모양이다. 참가 사이트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나 행동의 통일성 등에서 발생한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당장 참여 당사자들의 터전이라 할 수 있는 홈페이지를 스스로 닫아 걸고 행동에 나서려니 여러 가지 점에서 여간 불편하고 답답한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더욱이 네티즌들의 정당한 의사표현 수단 중 하나인 온라인 시위를 금지하는 정보통신기반보호법이 애초에 사이버 공격의 위협에서 정보통신 인프라를 보호하겠다는 명분으로 만든 것임을 감안해 보자. 이 법을 시행하는 시점에서 이러한 명분을 무색하게 만드는 동시에 분명한 저항의지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사이트 파업말고 더 효과적인 온라인 시위가 어디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