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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충북 진천에 ‘한화큐셀’ 들어서니…

신척 ·산수산업단지 등 3조 원 투자유치 …농촌마을이 태양광 산업단지로 변모

충북 진천에 ‘한화큐셀’ 들어서니…

충북 진천 산수산업단지에 위치한 한화큐셀 태양광 모듈 광장.[김성남 기자]

충북 진천 산수산업단지에 위치한 한화큐셀 태양광 모듈 광장.[김성남 기자]

대기업 및 공공기관이 입주한 지방 혁신도시와 산업단지가 지역경제 활성화의 원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지역민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지방재정 확충, 인구 증가 등을 견인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던 지방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충북 진천·음성에 조성된 충북혁신도시에는 대기업 한화큐셀 공장을 기점으로 태양광단지가 구축됐다. 몇 년 전만 해도 허허벌판이던 농촌 마을이 하루아침에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첨단산업단지로 변모하고 있는 것. 11월 1일 진천군이 발표한 2017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진천군 인구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는 6792만 원으로 도내 기초자치단체는 물론,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한화큐셀, 태양광 사업 세계 1위

한화큐셀 공장이 들어서 있는 충북 진천 산수산업단지(왼쪽). 단지 주변으로 원룸촌과 식당이 밀집해 있다.[김성남 기자]

한화큐셀 공장이 들어서 있는 충북 진천 산수산업단지(왼쪽). 단지 주변으로 원룸촌과 식당이 밀집해 있다.[김성남 기자]

인구 1인당 GRDP는 지역내총생산액을 추계인구로 나눈 값으로, 지역별 경제규모를 가늠하는 척도로 활용된다. GRDP 6792만 원은 도내 평균 3299만 원의 2배 수준이며, 울산시의 5997만 원도 뛰어넘는 수치다. 

제조업 비율도 69.6%로 도내에서 가장 높다. 현재 진천군의 제조업체 수는 2010년 말 751개에서 올해 10월 말 기준 1089개로 7년간 45% 이상 늘었다. 이는 진천에 조성된 신척·산수산업단지에서 3조 원 가까운 투자유치가 일어난 덕분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화큐셀이 있다. 

태양광 사업을 주도하는 한화큐셀은 한화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발맞춰 민간 태양광시장을 확대하고 전력 공기업과 업무협력도 강화해가겠다는 방침이다. 발전자회사의 신재생에너지 의무 비율 확대에 대비해 발전자회사를 대상으로 한 모듈 영업을 강화하고, 발전소 개발 분야의 협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24억2593만 달러(약 2조7000억 원)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2억700만 달러(약 2300억 원)에 이른다. 매출은 전년 대비 34.8%, 영업이익은 226% 증가했다. 현재 태양광 모듈 생산은 한국과 말레이시아, 중국 등에서 주로 이뤄진다. 선진시장인 미국, 일본을 비롯해 인도, 터키 등 신흥시장에서도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늘고 있어 글로벌시장에서 고른 성장을 거두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인도에 148.8MW에 이르는 대규모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했고, 70MW의 모듈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인도시장을 본격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터키 등 ‘제3의 태양광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5년 8.3MW 발전소를 준공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0MW 규모의 2단계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해 전력을 생산 중이다. 그 결과 지난해 터키 태양광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모듈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모듈 판매, 발전소 개발 및 건설 사업 같은 B2B(Business to Business)뿐 아니라 컨설팅과 금융, 발전소 건설까지 제공하는 100~500KW 규모의 중소형 기업-개인 간 거래 상품도 출시했다. 

무엇보다 기술력으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이다. 2011년 퀀텀(Q.ANTUM) 기술로 다결정 셀 효율 세계 1위 기록을 보유한 데 이어, 2015년에는 다결정 모듈 효율 세계 1위에 올랐다. 5월 말 한화큐셀은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최대 태양광 전시회 ‘인터솔라 2017’에 참가해 최대 규모의 부스를 꾸려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퍼크(PERC) 기술 기반의 퀀텀 셀을 적용한 제품과 솔루션을 집중 소개했으며, 철제 프레임과 고효율 퀀텀 셀 등 한화큐셀의 핵심 기술이 적용된 스틸프레임모듈도 처음 선보였다. 그 결과 스틸프레임모듈이 포토볼텍스(광전변환공학) 부문에서 인터솔라 어워드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0월 9일 한화그룹 창립 65주년을 맞아 진천공장을 직접 방문해 사업 현황과 발전 방안 등을 점검했다. 이날 김 회장은 “세계 1등 지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그룹 글로벌 경영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주변으로 2000가구 원룸촌 조성

충북혁신도시는 2020년 아파트 입주가 마무리되면 거주 인구가 5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왼쪽).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아파트를 분양 중이다.[김성남 기자]

충북혁신도시는 2020년 아파트 입주가 마무리되면 거주 인구가 5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왼쪽).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아파트를 분양 중이다.[김성남 기자]

10월 30일 기자는 한화큐셀 공장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변화의 움직임을 직접 확인하고자 진천 산업단지와 음성 충북혁신도시를 찾았다. 진천은 서울에서 승용차로 1시간 반이면 도착해 심리적 거리감이 그리 멀지 않았다. 단풍이 절정인 때라 차창 밖 풍경을 감상하다 보니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해 있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진천군 덕산면에 위치한 산수산업단지. 이곳에는 70여 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한화큐셀은 산업단지 초입에 자리를 잡았다. 한화큐셀 땅으로 들어서자 압도적인 규모의 공장 2개 동이 눈앞에 펼쳐졌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입구에서 가까운 공장이 제2공장으로 6월 완공돼 지금은 시범 가동 중이며, 올해 말 정상 가동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2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500~600명가량 추가 고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부터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고 있는 음성공장 인력까지 합하면 올해 한화큐셀 음성·진천공장 종업원 수는 2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년에 인근 신척산업단지에 공장이 증설되면 신규 일자리 1000여 개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신척산업단지에 1조 원대 공장 증설 투자를 결정했다.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의 태양광 전지(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또한 이곳에서 경기 평택항까지 1시간가량이면 도착할 수 있어 물류 면에서도 좋은 입지를 갖췄다. 

한화큐셀은 산수산업단지에서 가장 넓은 땅을 차지하고 있다. 유일한 대기업이라는 점에서도 지역경제 활성화의 ‘대표 선수’로 꼽힌다. 산업단지가 구축된 지는 7년가량 됐지만 지난해 1월 한화큐셀이 입주하면서 산업단지로서 제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게 현지인들의 전언이다. 

현재 산업단지 안에는 식당, 마트 등 상가도 여러 개 들어섰고, 평일에는 꾸준히 소비가 일어나고 있다. 산수산업단지 입구에서 닭칼국숫집을 운영하는 김모(47) 씨는 “지난해 한화큐셀 입주 시기에 맞춰 경기 안산시에서 내려와 가게를 열었다. 평일 저녁때 한화큐셀 직원들이 회식을 하려고 자주 온다”고 말했다.


태양광 도시, 충북혁신도시

제2공장이 완공되기 전까지 ‘함바집’(현장 식당)들도 호황을 누렸다. 공장 설립 인부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한식뷔페를 제공했는데 점심, 저녁 늘 사람이 가득했다고 한다. 함바집 주인 최모(56) 씨는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손님이 꾸준히 찾아온다. 지금은 원룸촌에 사는 노동자들이 주로 온다”고 말했다. 

한화큐셀 주변으로 원룸촌도 형성됐다. 서울 등 다른 지역 출신 직원들이 주로 머무는 곳으로, 한화큐셀 인근에는 25개 동, 산업단지 전체에는 70여 개 동의 다가구주택이 들어섰다. 동당 원룸과 투룸을 합쳐 평균 17가구가 지어진다고 봤을 때 산업단지에는 약 2000가구가 밀집해 있는 셈이다. 이 중 80%가량 입실이 완료됐고, 나머지 20%는 한화큐셀 제2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채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산업단지에는 신축 다가구주택 거래를 전담으로 하는 부동산중개소가 여럿 있다. 

경기 화성시에서 출퇴근한다는 부동산중개업소 백모(52) 소장은 “한화큐셀 직원 중에는 가족이 다 오지 않고 본인만 내려온 경우가 많아 원룸 혹은 투룸에서 생활하는 이가 적잖다”고 말했다. 월세는 원룸 30만 원, 투룸 50만 원가량이다. 다가구주택 한 동 매매 가격은 15억 원 선으로, 청주 등 인근 지역은 물론 서울·경기권에서도 임대사업 목적으로 매물을 알아보는 이들이 꾸준히 있다고 한다. 

이처럼 한화큐셀 입주는 인근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산업단지가 조성되기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땅값이 2배가량 올랐다. 현재 토지 거래는 거의 다 끝났고 추가로 건물을 올릴 땅도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백 소장은 “산업단지에서는 용적률이 350%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산업단지와 경계선에 있는 계획관리지역에 다가구주택이 추가로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 단위로 내려온 직원은 대부분 충북혁신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다. 음성군과 진천군에 걸쳐 있는 충북혁신도시는 2020년 아파트 입주가 마무리되면 거주 인구가 5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음성군(9만7000명), 진천군(7만3000명)의 인구는 둘을 합쳐도 17만 명에 불과하다. 

충북혁신도시는 산수산업단지에서 차로 10분 거리다. 인근에서는 보기 힘든 고층아파트가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빼곡히 들어서 있다. 여전히 공사 중인 아파트도 많다. 충북혁신도시는 총 면적이 692만5000㎡로 이전한 공공기관과 주거시설, 상업지구가 한데 섞여 있다. 이전한 공공기관은 총 10개로 한국가스안전공사를 비롯해 법무연수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이다. 

클러스터 대지에는 태양광기술지원센터, 글로벌 기후변화 다환경 실증실험센터 등 10여 개의 태양광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연구기관이 개별 입주해 있다. 충북혁신도시를 ‘태양광 도시’라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과제에 충북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태양광 기반 에너지산업 클러스터 육성사업을 포함했고, 전국 최고 수준의 태양광 연구개발(R&D) 클러스터를 구축했다. 

3월 한화큐셀 해외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하는 남편을 따라 서울에서 이사 온 김주은(38) 씨는 이곳에서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6, 9세 두 딸을 키우고 있는 김씨는 “처음 왔을 때는 우리 가족이 들어갈 수 있는 아파트가 많지 않았는데, 그 후 계속 지어 최근에는 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것 같다. 땅이 넓다 보니 아파트 동 간 거리가 멀고 공원도 잘 조성돼 있어 주말마다 아이들과 자전거 타기에도 그만이다. 5년 동안 회사에서 체류비를 지원해줘 금전적인 면에서도 오히려 부담이 줄었다. 무엇보다 서울에서와 달리 가족이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5년 뒤 성숙한 도시로 발전

한편 충북혁신도시가 완전히 모양을 갖추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분양 중인 ‘충북혁신 B-2블록 공공분양’은 전체 70%가 미분양이다. 

본보기집에서 만난 분양 시행사 관계자는 “82.6㎡(25평형) 임대아파트는 대기자가 많은 반면, 신규 분양 물량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래도 추가로 공공기관이 이전하고 주변 지역에서도 이동해오면 5년 안에는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충북혁신도시 안에 더는 아파트를 지을 땅이 없기 때문에 지금은 미분양이지만 몇 년 뒤에는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본보기집에서는 장모의 분양을 돕고자 경남 진주시에서 찾아온 30대 직장인 박모 씨를 만났다. 박씨는 “현재 장모님이 경기 안산시 빌라에 거주하는데, 예전부터 이곳을 눈여겨 봐온 장모님이 최근 분양을 받겠다고 결심했다. 낡고 좁은 빌라에 사느니 더 싼 가격으로 깨끗하고 조용한 아파트에서 살고 싶다고 하시더라. 미분양이라 초기 계약금이 500만 원밖에 들지 않고 중도금도 필요 없어 부담이 적다. 나중에 집값이 오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실거주 목적으로는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상가 역시 아직까지 빈곳이 눈에 많이 띄었지만 평일인데도 부동산에 상가투자를 문의하는 이가 제법 있었다. 인근 청주시에서 온 60대 후반 김모 씨는 “딸과 함께 상가투자를 해볼까 싶어 왔다”고 밝혔다. 현재 이곳 상가 평균 분양가는 3.3㎡당 1800만~2500만 원 선이다. 원주혁신도시가 2500만~3500만 원에 분양된 것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다른 지역 상가와 달리 이곳에서는 ‘선임대-후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혁신도시로서 제 모습을 갖출지 의구심을 가진 분들을 위해 상가 임대가 확정된 물건만 분양하는 것이다. 적어도 2년은 임대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근린상가가 몰려 있는 중심은 이미 상권이 형성됐다. 산업단지 근로자들이 회식할 때도 거의 다 이쪽으로 넘어오기 때문에 단체석을 갖춘 고깃집이나 횟집은 매출도 좋다. 5년가량 지나면 성숙한 도시 모습을 갖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입력 2017-11-07 16:12:15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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