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7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한 고객이 치즈와 버터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OECD “2026년 한국 경제성장률 2%대 회복”
이러한 흐름은 해외 기관 전망에서도 확인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경제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2026년 성장률을 1.8%로 제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또한 2025년 1.0% 성장 이후 2026~2027년 2%대 회복을 전망했다. 두 기관 모두 확장적 재정 기조, 실질임금 회복, 수출 회복 탄력, 통상 환경 개선을 공통된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및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 속에서 한국 기업의 대응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 중장기 성장 기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물론 모든 지표가 동일한 방향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최근 발표된 10월 산업활동지표에서는 반도체 생산이 전월 대비 두 자릿수 감소하고 재고 비율이 확대돼 단기 조정 가능성이 나타났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를 구조적 둔화보다 계절 요인, 생산 조정 패턴, 추석 연휴 효과 등이 반영된 일시적 조정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11월 수출 흐름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전체 수출은 전년 대비 8.4% 증가하고, 반도체 수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가격 강세와 함께 9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유지했다. 자동차 또한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중심으로 두 자릿수 증가세가 이어졌으며, 미국 관세정책 조정에 따라 판매 여건이 추가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반면, 석유화학·철강 등 전통 제조업 수출은 여전히 부진해 산업별 회복 속도 차이는 지속되고 있다.
소비도 점진적 회복 흐름을 보이는 추세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상회하고 소득 전망, 경기 전망 등 세부 심리지표도 개선되면서 회복세가 소비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모든 계층이 동일하게 회복을 체감하는 것은 아니다. 여행·외식 등 선택 소비는 빠르게 회복되는 반면, 필수 소비 부담은 지속되는 등 회복의 질적 측면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런 환경에서 한국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했으며,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는 상당 부분 약화된 상태다. 또한 한국은행은 최근 경제 전망에서 올해 및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상향 조정해 경기 회복 가능성을 반영했다. 한국은행은 2025년 성장률은 1%대 중반 수준, 2026년에는 2% 내외까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수출 회복과 설비투자 개선을 주요 상향 요인으로 제시했다(그래프1 참조).
다만 최근 물가 흐름을 보면 소비자물가(Head-line CPI: 식료품·에너지 등 모든 품목 포함) 상승률은 둔화 조짐을 보이는 반면, 식료품 및 서비스 중심 근원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물가 안정 신호가 확실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특히 공공요금 조정, 임금 상승 압력, 원화 약세 등 비용 요인이 지속되면서 물가 경로는 한국은행의 정책 판단에 핵심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
또한 가계부채 부담, 주택 가격 변동성, 높은 기대 인플레이션은 금리인하를 지연하는 요인으로 작용 중이며, 일부 기관은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동결 장기화’ 또는 ‘제한적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려 있다고 평가한다.

단기 및 투자성 자금 증가, 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
정책 스탠스 측면에서는 당분간 ‘보수적·점진적 완화’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즉 경기 회복을 확인하되 물가 안정이 확실해지기 전까지는 속도 조절을 유지하는 것이다. 특히 성장 회복이 반도체·인공지능(AI) 등 특정 산업에 집중되면서 나타나는 K자형 회복 구조는 정책 판단을 더욱 신중하게 만드는 요인이다.한편 광의통화(M2) 증가율은 9월 기준 전년 대비 8.5%로, 유동성 누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 재확인되고 있다(그래프2 참조). 이는 고금리 구간에서도 예금·채권 등 수익형 금융자산 중심으로 자금 축적이 이어졌고, 최근에는 단기성 자금이 금리 안정 및 자산시장 개선 기대와 맞물리면서 주식·부동산·대체투자 등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머니마켓펀드(MMF), 예금, 환매조건부채권(RP) 등 단기자금 비중이 증가하고 동시에 투자성 자금 비중이 늘어나는 모습은 향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정책 민감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M2 증가 속도가 실물경제 확산으로 이어진다면 경기 회복을 강화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지만, 자산시장에 과도하게 유입될 경우 금융 불균형 리스크가 재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물가 흐름은 국제유가 안정 여부, 환율 조정 폭,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 지속 등이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IMF와 OECD는 2025~2026년 한국 물가가 목표 수준인 2% 내외로 수렴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단기적으로는 기대 인플레이션과 정책 변수에 따라 물가 경로가 흔들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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