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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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 또… 日핵연료 대한해협 통과 논란

  • < 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입력2004-09-17 1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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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을 만하면 또… 日핵연료 대한해협 통과 논란
    지난해 일본에 반입된 핵연료가 오는 6월 반송되면서 대한해협을 통과할 것으로 알려져 국제적 논란이 예상된다. 만약 해상사고 등으로 연료가 누출되면 남·동해는 물론 한반도 전역이 체르노빌 사고에 버금가는 수준의 피해를 입을 것이기 때문.

    문제의 핵연료는 지난해 3월 영국에서 수입된 플루토늄-우라늄 혼합산화연료(MOX) 220kg으로 검사 결과 품질에 이상이 있어 생산지인 영국으로 반송될 예정이다. 그린피스 인터내셔널과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일본 후쿠이현 다카하마 원전에 저장중인 이 원료를 반송하기 위한 선박 두 척이 4월 초 영국에서 출항했으며, 6월 초 일본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이 선박이 핵연료를 싣고 대한해협을 통과할 시점은 대략 6월 중순경.

    일본 언론들은 지난 2월 말 일본 정부가 미국-일본 간 핵에너지 협정에 따라 MOX 운반에 대해 미국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9·11 테러 이후 핵무기 전용이 가능한 핵연료 운송은 이번이 처음이며, 탈취 등 테러 위험에 대비해 영국에서 파견된 해양경찰이 동승하는 무장선박이 담당할 예정이다.

    MOX란 ‘Mixed Oxide’의 준말로 재활용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혼합한 형태의 핵연료. 지난해 5월에는 일본 정부가 추진하던 핵발전소 건설 계획이 ‘휘발성이 강한 MOX를 사용해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97년부터 MOX를 이용한 핵발전 정책 ‘플루서멀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2010년까지 이를 이용한 원자로 16~17기를 건설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일본 핵연료의 대한해협 통과는 이번에 반송되는 MOX가 반입되던 지난해 3월은 물론, 99년 영국산 플루토늄 230kg의 반입 과정에서도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당시 일본 정부는 두 차례 모두 각국 환경단체들과 남북한 정부의 공식 이의 제기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계획을 수정했었다. 일본측이 계속해서 대한해협을 핵연료 수송항로로 시도하는 것은 MOX를 보관한 다카하마 원전이 동해에 인접해 있기 때문. 항로의 경제성과 자국 내 육상 이동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책이라는 게 환경단체 활동가들의 분석이다. 반복 시도를 통해 주변국들이 둔감해지기를 기다리는 전략이라는 것.



    환경운동연합의 양이원영 간사는 “운송이 시작되면 국내외 단체들과 연계해 해상 시위 등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외교통상부 담당자는 이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정보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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