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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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세상에선 장애 없지요”

  • < 구미화 기자 > mhkoo@donga.com

    입력2004-09-22 14: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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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세상에선 장애 없지요”
    “앞으로는 오프라인 세상에서도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장애인의 날을 이틀 앞둔 지난 4월18일, 외부와의 연락을 단절한 채 인터넷만 이용해 생활하는 나흘간의 인터넷 서바이벌 대회에서 당당히 우승한 전신마비 지체장애인 최용기(37·오른쪽) 김영주씨(30·왼쪽)와 뇌성마비 장애인 김운호씨(26).

    중증 장애인들의 정보화 능력과 자립생활을 돕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장애인 이용 시설인 정립회관이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행사는 중증 장애인 10명이 참가한 가운데 4월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역삼동 휴먼터치빌에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각자 배정된 방에서 80만원 한도의 신용카드와 현금 20만원으로 의식주를 주문하고, 보조인 구하기, 주민등록 등·초본 배달 받기, 가족에게 선물 보내기,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관계당국 홈페이지에 장애인 관련 정책 올리기 등의 과제를 해결했다.

    대회 첫날 밤 11시가 되도록 식사를 주문하지 못해 진행요원에게 SOS를 청한 참가자가 있을 정도로 장애인들에게는 온라인 세상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최용기씨는 인터넷 검색 능력이 뛰어나 대회기간 동안 참가자들이 소통할 수 있는 인터넷 화상 채팅방을 만들었다. 1999년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된 김영주씨는 스틱마우스를 이용해 자판을 두드려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조카를 위한 아기용품을 주문했다.



    어리둥절한 마음으로 대회에 임했다는 김운호씨는 ‘스스로 해냈다’는 생각에 웃음을 잃지 않았다.

    비장애인 위주로 만들어진 오프라인 세상의 장벽을 온라인으로 뛰어넘은 이들 모두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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