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시모집,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전국 4년제 대학 수시모집 인원이 2017학년도 69.9%에서 2018학년도 73.7%로 크게 늘었고, 그에 따라 학생부종합전형도 확대돼 논쟁이 더욱 심화된 듯하다. 아쉽게도 이 논쟁 결과와는 관계없이 현재 고2, 고3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2017학년도와 2018학년도 대학입학전형계획은 이미 확정 발표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도권 주요 대학이나 지방 거점 대학에 지원하려는 고2, 고3 학생은 이미 발표된 학생부종합전형 대세라는 기본 전제를 바탕으로 대학 입시를 준비해야 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이란 ‘입학사정관 등이 참여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중심으로 자기소개서, 추천서, 면접 등을 통해 학생을 종합평가하는 전형’이다. 분명한 것은 ‘학생부를 중심’으로 종합평가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려는 수험생은 중간고사 이후 바빠진다. 이제부터 기말고사 이전까지 무엇을 해야 할까.
△학생부종합전형의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는 전공적합성 또는 학업능력이다. 학업능력을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학 입학 후 학생이 자기주도적으로 학업을 이어갈 능력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학업능력은 단순히 현재 등급이 높은 것을 의미하지 않고, 성적이 다소 낮더라도 어느 분야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학업능력을 위한 노력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외 창의적 체험활동상황의 자율활동과 동아리활동, 독서활동 등에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수업시간에 학습한 내용과 관련된 활동이면 더욱 좋다.
△모든 활동은 대학생이나 전문가가 아닌, 고등학생 수준을 의미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은 기본적으로 고등학교 생활에 충실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깊이 있는 공부는 대학 입학 후 학부과정에서 하면 된다.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어느 분야에 관심을 갖고 얼마나 자기주도적으로 활동했느냐가 중요하다. 즉 왜 이런 활동을 했고, 이 활동을 통해 학생이 얼마만큼 성장했는지를 담임교사나 각 과목 교사가 확인하고 기록하는 것이다. 그래서 단순한 수상 실적이나 소논문이 학업능력을 평가할 때 전혀 의미 없을 수도 있다. 중간고사 이후 계획을 세워 학생부 채우기가 아닌 진정한 봉사, 체험, 진로, 독서 등 각종 활동을 실행해보자.
△독서활동은 단순한 독후감을 의미하지 않는다. 고등학생이 독서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독서활동은 단순한 독후감이 아니라 왜 이 책을 읽었고 이 책을 통해 얼마만큼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중간고사 이후 평소 보고 싶은 책을 읽는 것도 좋다. 물론 고등학생 수준을 의미하며,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책을 읽고 학업능력을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법의 정신’(몽테스키외), ‘군주론’(마키아벨리), ‘정치학’(아리스토텔레스), ‘국부론’(애덤 스미스) 같은 책이 종종 학생부에 등장하는데 대부분 독후감 수준에 머문다. 왜 이 책을 읽었는지,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수업과 연관된 책을 읽고 이를 통해 학업능력을 키웠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간고사가 끝나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연할 수 있다. 고2뿐 아니라 고3 1학기까지 학생부종합전형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중간고사 이후 기말고사 직전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 꼼꼼히 챙긴다면 무턱대고 문제풀이를 하는 것보다 대학 입시에 훨씬 더 값진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