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광화문 인근 카페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사람’을 그려달라고 요청하자 뮤즈 스파크(왼쪽)와 챗GPT가 각각 생성한 이미지. 뮤즈 스파크 생성 이미지·챗GPT 생성 이미지
일반 소비자 사이에서도 챗GPT나 제미나이가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요즘, 메타가 만든 생성형 인공지능(AI) ‘뮤즈 스파크’가 6월 3일 분석해준 기자의 스쾃 자세다. 메타는 지난해 4월 미국에서 뮤즈 스파크를 처음 선보이고 1년 만에 한국 시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오픈AI, 구글, 앤트로픽에 비해 후발 주자지만 메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만 있으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차별화 요소다. 메타가 내놓은 뮤즈 스파크를 6월 1일부터 나흘간 기자가 직접 써봤다.
인스타그램 읽는 AI
뮤즈 스파크는 메타가 만든 생성형 AI답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스레드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는 데이터 보안 정책 때문에 특정 개인·기업의 메타 계정을 실시간으로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분석하는 기능이 매우 제한적이지만, 뮤즈 스파크는 가능하다. 최근 논란이 된 스타벅스 ‘탱크데이’ 이벤트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 사고에 대한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의 반응을 분석해달라고 요청하자 사건 개요를 먼저 정리한 뒤 날짜별 여론 변화를 요약해 보여줬다. 관련 게시물 유형과 반응이 많았던 댓글 내용도 함께 제시했다. 특히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의 경우 이용자들의 분노가 어떤 대상으로 이동했는지를 단계별로 분석하는 모습이 돋보였다.인스타그램 콘텐츠를 기반으로 인플루언서 계정을 추천받는 것도 가능했다. 5~6월 인스타그램 콘텐츠 가운데 2030 여성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게시물과 릴스를 추천해달라고 하자 국내 계정 5개의 링크를 결어주고 각 게시물의 특징,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여름 패션 참고용으로 좋다, 이용자의 저장 욕구를 자극한다 등 콘텐츠의 강점도 함께 설명했다.
그런 반면, 챗GPT 초기에 많이 보였던 ‘할루시네이션’ 현상도 있었다. 2030 여성 사이에서 인기 있는 인플루언서를 추천해달라고 하자 7개 계정을 제시했는데 이 중 6개는 존재하지 않는 계정이었다. 실제 있는 계정만 다시 추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인스타그램 기반 추천을 요청했음에도 외부 웹사이트 내용을 그대로 옮겨온 답변을 내놓았다. 좋아요 수가 22개에 불과한 릴스를 추천하기도 했다.
여행 일정 추천 기능도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적극 활용했다. 3박 4일 일정으로 베트남 나트랑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가정한 뒤 한국인이 올린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추천해달라고 하자 ‘한국인 나트랑 후기 TOP 5’를 선별해 보여줬다. 가족여행 일정, 체크아웃 직전 반나절 코스, 현지 맛집 정보 등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가 제시됐다. 아이와 함께 가는 여행인지, 패키지 일정인지, ‘먹방’ 중심인지 등을 추가로 물으며 일정을 세분화하기도 했다.
메타는 뮤즈 스파크의 핵심 경쟁력으로 멀티모달 기능을 꼽는다. 멀티모달은 텍스트뿐 아니라, 사진과 영상까지 동시에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이다. 실제로 목걸이 2개가 심하게 꼬인 사진을 올린 뒤 푸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요청하자, 뮤즈 스파크는 사진 위에 직접 순서를 표시하며 설명했다. 왼쪽 아래 참 장식이 뭉쳐 있고 오른쪽에 가장 큰 매듭이 형성돼 있으니 느슨한 고리 방향으로 체인을 밀어내라는 식이다. 같은 사진을 챗GPT에 입력했을 때도 비슷한 방법을 제안했지만, 이미지를 활용한 시각적 설명은 제공하지 않았다.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는 뮤즈 스파크가 한발 앞서 있었다.
메타 AI 글래스에도 탑재
사진 속 피사체를 식별하는 능력도 준수했다. 멀리서 촬영해 형체가 흐릿하게 나온 새 사진 3장을 첨부한 뒤 종류를 물어보자 새 이름과 특징을 상세히 설명했다. 서울 도심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는 정보도 덧붙였다. ‘개똥지빠귀’를 설명할 때는 이름의 유래까지 친근하게 소개했다.반면 이미지 생성 기능은 경쟁 서비스 대비 아직 뒤처진 모습이었다. ‘서울 광화문 인근 카페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사람’을 그려달라고 요청하자 늦은 오후 햇살이 드는 카페에 앉아 있는 남성 이미지를 생성했다. 그러나 인물의 입꼬리가 내려가 있고 눈도 감겨 있어 ‘여유로운 분위기’라는 주문을 충분히 반영하지는 못했다.
같은 프롬프트를 챗GPT에 입력하자 광화문과 이순신 장군 동상을 배경으로 한 이미지가 생성됐다. 동상 위치는 실제와 다소 달랐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더 밝고 자연스러웠다. 인물 표정도 한층 생동감 있었고, 뮤즈 스파크에는 없던 케이크와 소품까지 배치돼 카페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구현했다.
메타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AI 글래스 등 자사 서비스와 기기 전반에 메타 AI를 적용해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7월 국내 출시 예정인 레이밴 스마트 안경에도 뮤즈 스파크 모델이 기본 탑재된다.

윤채원 기자
ycw@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윤채원 기자입니다. 눈 크게 뜨고 발로 뛰면서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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