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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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국제하계대학, 글로벌 명문 도약 ‘전초기지’

21년 역사의 국내 최대 규모 국제계절학기… 올해 세계 50개국, 300개 대학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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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입력2024-12-04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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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여름 나와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친구들과 공부하면서 보낸 시간이 정말 즐거웠기 때문에 올해 다시 한 번 고려대 국제하계대학(International Summer Campus, 이하 ISC)을 찾아오게 됐다.”

    홍콩시티대에 다니는 렁 후이 인 학생은 2년 연속 고려대 ISC에 참여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ISC는 고려대가 2004년부터 21년간 개최하고 있는 ‘국제계절학기’다. 국내 대학이 운영하는 국제 단기 교육프로그램 중 가장 큰 규모로, 겨울에는 국제동계대학(International Winter Campus, 이하 IWC)으로 이름을 바꿔 진행한다. 올해 ISC에는 50개국, 300개 대학, 2000여 명 학생이 참여했고 해외 유수 대학 소속 교원들이 90개에 달하는 강의를 열었다.

    2024학년도 고려대 국제하계대학(ISC) 수료식에서 외국인 학생들이 학사모를 머리 위로 던지고 있다. [고려대 제공]

    2024학년도 고려대 국제하계대학(ISC) 수료식에서 외국인 학생들이 학사모를 머리 위로 던지고 있다. [고려대 제공]

    ‌8월 1일 수료식을 끝으로 4~6주간 ISC 과정을 모두 마친 외국인 학생과 교원들은 “고려대는 강한 글로벌 관점과 포용력을 가진 대학”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이 ISC의 최대 장점으로 꼽는 것은 ‘다양성과 양질의 수업’이다. 외국인 학생 2000여 명이 모여 문화적으로 활력이 넘치고, 경제·경영·인문·과학 등 각 분야의 저명한 교원들이 수준 높은 강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리오 란다실바 영국 노팅엄대 교수는 “ISC에는 세계 각지에서, 각기 다른 전공을 가진 수많은 학생이 모인다”며 “이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내 교육 역량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다양성에 기반한 지적 자극을 느낀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에 재학 중인 신디 보 학생은 “ISC 교수진은 명성 있고 지식이 풍부하며 학생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라면서 “여름방학 동안 열정 넘치는 수업을 듣고 내 학문적 관점을 넓힐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고려대, 강한 글로벌 관점 가진 대학”

    외국인 학생과 교원들은 고려대의 ‘세심한 학습 지원’을 높이 평가했다.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의 엘턴 마르티네스 토레스 학생은 “고려대는 훌륭한 국제 업무 부서를 갖고 있다”면서 “강의 스케줄을 효율적으로 짜고 학생들 문제를 적극 해결하려는 그들의 태도에 감명받았으며, 이번 기회로 ISC가 얼마나 잘 조직돼 있는지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규병 미국 빌라노바대 교수는 “ISC에는 고려대 강의실이 아닌,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비대면으로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있었다”며 “이런 방식의 강의가 잘 진행되도록 필요한 시설과 설비를 미리 고민한 흔적이 많이 보였고, 때로 그 이상을 충족시키려는 노력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외국인 학생에게 제공되는 문화 활동과 이들이 ISC를 성공적으로 수료하도록 돕는 재학생 ‘버디(Buddy)’ 봉사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렁 후이 인 학생은 “ISC에는 강의 이외에 태권도, 아이스스케이팅, 프로야구 관람, 고궁·박물관 방문 같은 활기찬 활동들이 포함돼 있다”며 “비록 모든 활동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이런 다양한 선택지 역시 ISC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신디 보 학생은 “ISC는 버디 시스템을 통해 외국인 학생이 마치 정규 학기에 재학 중인 것처럼 느끼게 한다”며 “(버디 학생들이) 외국인 학생을 위해 직접 고려대 캠퍼스 투어를 시켜주고 식사 모임 같은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는데, 덕분에 매우 환영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英 노팅엄대 “고려대와 협력 강화”

    ISC 외국인 교원 대표인 안토니오 피오리 이탈리아 볼로냐대 교수. [고려대 제공]

    ISC 외국인 교원 대표인 안토니오 피오리 이탈리아 볼로냐대 교수. [고려대 제공]

    외국인 교원들은 ISC가 가진 국제 개방적 특징과 이를 위한 고려대 측의 투자를 특히 추켜세웠다. ISC 외국인 교원 대표인 안토니오 피오리 이탈리아 볼로냐대 교수는 “ISC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독보적인 프로그램”이라며 “내가 맡은 ‘동아시아 국제관계’ ‘북한: 역사, 정치 및 사회’ 강의는 외국인 학생들이 한반도 상황을 더 과학적인 관점에서 이해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려대가 이런 글로벌 관점의 고등교육과 교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데 존경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윌리 벨턴 미국 조지아공과대 교수는 “조지아공대도 몇몇 국제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ISC만큼 규모가 크지 않다”며 “ISC는 다른 나라 대학들에 모범으로 소개될 만한 좋은 프로그램으로, 고려대의 지원이 더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학생과 교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해외 여러 대학이 고려대와 국제교육 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리오 란다실바 교수는 “고려대가 ‘글로벌 도약’이라는 도전을 계속 받아들이기를 바라고, 나 또한 그 일원이 돼 기여하고 싶다”면서 “내가 소속된 노팅엄 대학도 이미 고려대와 연구 및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ISC 같은 프로그램이 늘어남에 따라 고려대의 국제적 입지는 더욱 확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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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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