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에게 탈모 등 부작용은 또 다른 고통이다.
요즘 암 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생존기간만 연장하는 데 있지 않다. 고통 없이 편하게 치료받으려는 욕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 흔히 항암치료 하면 연상되는 것이 구토와 탈모 같은 부작용이다. 대부분의 항암제는 암세포뿐 아니라 일부 정상세포까지 공격하기 때문에 이런 부작용이 나타난다. 이는 암환자들에겐 또 다른 두려움의 대상이다.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는 사소한 음식냄새에도 자극받아 토하기 때문에 식사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계속되는 구토는 일상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이에 따른 음식물 섭취 부족은 영양상태의 불균형과 체중감소를 불러온다. 이 경우 치료효과가 좋을 가능성이 있더라도 결국은 항암치료를 포기하게 된다. 심하면 환자가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실제 암환자의 20%가량은 영양 부족으로 사망한다.
탈모는 가장 눈에 띄는 부작용이다. 특히 여성들에겐 머리카락이 없는 데서 오는 심리적 위축감이 암 자체 못지않다.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거나 밤에 잠을 못 이루는 경우도 많다.
항암치료 부작용은 결코 피할 수 없는 게 아니다. ‘암은 당연히 아픈 병’이라는 인식 때문에 대다수 암환자들은 그저 참고 견디거나 민간요법 또는 식이요법으로 고통을 줄여보려 한다.
항구토제 ‘에멘드’ 효과적인 구토 억제
하지만 구역과 구토는 항(抗)구토제로 조절이 가능하며, 이러한 약은 암 치료 기술과 함께 발전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소개된 몇 가지 약은 구역·구토의 치료와 예방에 많은 기여를 했지만, 항암치료 후 첫날에 나타나는 초기 구토를 예방하는 데만 효과가 있었다. 대부분은 항암제 처방 후 2~3일에 구토가 가장 심하며, 환자마다 차이가 있지만 6~7일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최근엔 지속적인 구토에도 효과적인 항구토제 ‘에멘드’(성분명 아프레피탄트)가 출시돼 기존 약과 병용함으로써 항암치료 환자의 구역·구토를 억제할 수 있게 됐다. 에멘드가 구토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미국 암학회를 비롯한 외국의 유명 항구토제 사용지침에도 나와 있다.
항암치료 환자에게 식욕증진 약물을 투여해 식욕과 체중, 근조직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또한 통증이 극심할 땐 좀더 적극적으로 진통제를 투여해 통증을 관리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암 치료의 고통은 환자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들까지 힘들게 한다. 하지만 이젠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조절할 수 있다. 좀더 편하고 고통 없이 치료받음으로써 암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항암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