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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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보다 가치와 안정에 주목하라!

금융불안시대 재테크 요령 … ‘제로 베이스’에서 보수적 투자가 바람직

  • 민명기 엠제이에셋 대표 minpd@antstock.co.kr

    입력2008-02-05 17: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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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보다 가치와 안정에 주목하라!
    풍경 하나 : A강의실

    5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자그마한 강의실에 무려 100명에 가까운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참석한 대다수 투자자들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코스피(KOSPI)지수가 2000을 호령하던 때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요즘 같은 금융불안시대에는 많은 투자자들이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한다.

    더욱이 시장 분위기가 급전직하한 탓인지 필자도 강사로 초빙되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20대 초반부터 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재테크에 대한 열의는 나이를 구분하지 않는다. 대체로 3시간 이상 강의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경청한다.

    강의 중 참석자들의 표정을 살펴보면 대체로 조급하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중국 증시 폭락, 주요 펀드 폭락…. 앞으로 또 어떤 위기가 도래할지 모른다는 위기감과 불안감이 이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강의 때 주식투자 전략에 대해 설명하다 보면 “어떤 펀드가 괜찮나?” “이젠 손을 빼야 하나?” “어떤 금융상품에 투자해야 하나?” 같은 천편일률적인 질문들이 빗발친다.

    며칠 전 한 40대 투자자는 거의 다 죽어가는 표정으로 “지난해 주가 2000을 돌파할 때 사놓았던 주식과 펀드가 지금 마이너스 35%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환매하고 다른 펀드로 갈아타거나 정기적금 7%대 상품으로 옮겨갈까 고민 중”이라고 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딸을 시집 보내려고 주식투자에 손댔다가 손실이 너무 커서 속병이 날 지경”이라며 “언제쯤 주가가 회복되겠냐”며 울상을 지었다. 뚜렷한 답이 나올 수 없는 질문을 던지고는 그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이다.



    풍경 둘 : B강의실

    “여기(1월 초 주가는 1750포인트대)가 저점은 아닌 듯하고, 더 하락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풋 워런트(팔 권리)를 사도 될까요?”

    “아침에 미국 장이 하락하는 소식을 듣고 풋 워런트 매수를 준비했는데 적중했어요. 아침에만 수익률이 15%입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시대인 듯하다. 투자 관련 강의를 위해 전국에 산재한 증권아카데미를 다니다 보면, 지금 같은 폭락 장세에서 ‘차라리 즐기자’는 마인드로 무장한 투자자들을 간혹 만날 수 있다. 적극적인 자세로 다시 책을 집어들며 가만히 앉아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태세다. 이는 능동적이고 빠르게 대처하려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뜻이고, 한편으론 아직 견딜 만하다는 낙관적 태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마이너스 수익률이 계속되는 투자자들에겐 어떤 처방을 내려야 할까.

    필자는 시장이 당장 큰 반등을 보일 리 만무하므로 좀더 인고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글로벌 증시가 우선적으로 안정되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장이 제대로 ‘우상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손실 규모가 큰 투자자는 대응책을 강구하기 쉽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시장만 바라보며 기다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마음을 다잡고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는 게 좋다.

    위험 없는 재테크는 불가능

    위험이 전혀 없는 재테크란 있을 수 없다. 자동차 운전도 따지고 보면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고 도로에 나서는 것이다. 따라서 편안한 예금이 아닌 재테크를 꿈꾸며 하는 투자는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는 전제가 필수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이나 위험을 감수한 채 재테크를 통해 뭔가를 기대하는 것이나 동일한 일인 만큼, 위험을 무조건 피하기보다 그것을 인정하고 들어가야 속이 편하다. 위험 부담 없이 수익을 내려는 것은 자동차를 차고에 둔 채 먼지만 앉게 하는 심보나 다를 바 없다. 운전을 하다 보면 경미한 사고에서부터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동차에 흠집도 나게 마련이다.

    이렇듯 우리는 위험을 일부 감수하면서까지 재테크를 하려 하는데, 그 이유는 돈을 묻어둔다고 자산이 불어나던 시대는 끝났기 때문이다. 저금리 시대에 안전한 예금에만 집착한다면 상대적으로 돈을 불리는 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재테크를 하겠다면 그 기간의 평가손실은 불가피하다(그래서 위기 시에 “모두 손절매하고 다시 정기예금으로 가라”고 충고하는 ‘재테크 전문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주식이나 펀드 등 원금은 보장되지 않지만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상품에 투자하는 용기는 필수적이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개인의 금융자산 투자 비중이 매우 낮은 편이다. 2007년 3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6년 우리나라 가계자산 가운데 부동산 자산 비중은 80%나 되지만 금융자산은 20% 정도에 그쳤다.

    나이대에 맞는 상품 골라 투자하라

    성장보다 가치와 안정에 주목하라!

    은행 창구에서 펀드 가입 상담을 하는 고객.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시장의 성숙도가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주식 열풍과 함께 찾아온 펀드 열풍은 마치 당장 펀드를 서너 개 계약해놓지 않으면 난리라도 날 듯, 너나 할 것 없이 은행이나 증권사로 몰려들게 만들었다. 올해 1월 상황은 어떤가. 여기저기에서 한숨소리가 들려온다. 알아보거나 확인해보지도 않은 채 묻지마식으로 가입한 펀드가 지금은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선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방법은 없을까. 금융불안시대에 우리는 어떤 방법을 써야 상처를 최소화할 수 있을까.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먼저 재무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자신이 목표하는 금액과 기간을 정해놓고 수익률이 어느 정도 되는지 살펴본 뒤, 그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형태로 노력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가령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도 좋지만, 펀드처럼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간접투자상품과 MMF(Money Market Funds)나 CMA(Cash Management Account)처럼 단기에도 고수익을 가져다주는 상품에도 자금을 배치해야 하는 것이다. 돈이라는 게 돌고 돌아야 쌓이는 맛이 생기는 터라, 늘 묻어만 두면 돈이 늘지 않는다.

    더욱이 20, 30대처럼 젊은 나이에는 예금에만 집중하기보다 좀더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전체 자산의 50%를 직접투자에 쓰고, 이 가운데 30%는 상장형 주식펀드(ETF)나 실적이 좋고 우량한 주식에 투자하는 게 좋다. 나머지 30%는 주식워런트증권주가지수 연계증권(ELW)에 투자해 위험을 분산하고 헤지(hedge)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40, 50대는 일반적으로 자녀교육 및 주택 문제로 자금이 많이 필요한 시기인데, 문제는 수익성과 안정성을 두루 감안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때는 주식혼합형 펀드(주식+채권)나 조기상환이 가능한 주가지수 연계증권(ELS)에 투자하고 20, 30대와 마찬가지로 주식워런트증권에 투자하되 자산의 10% 정도만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면 적은 돈으로도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은 주식워런트증권은 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큰돈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재테크는 사업 마인드로 적극적으로

    성장보다 가치와 안정에 주목하라!

    부동산이건 펀드이건 고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은 사라졌다. 철저한 위험분산 전략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주식워런트증권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지금 같은 하락장이 계속돼 투자자의 수익률에 빨간 불이 켜졌다면, 주식워런트증권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우회로가 될 수 있다.

    주식워런트증권은 투자하고자 하는 대상물의 미래 가격 가치를 맞추는 투자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면 ‘콜 워런트(살 권리)’를 매수하고 하락이 예상된다면 ‘풋 워런트’를 매수하면 된다. 물론 당일 매수, 당일 청산도 가능하다. 또 다른 특징은 주식처럼 평생 보유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 단기적으로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인데, 대체로 3개월~3년간 거래가 가능하다.

    주식워런트증권은 주식형과 지수형으로 나뉘며 주식형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신한지주, 국민은행, 포스코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종목 상위 70개를 대상으로, 지수형은 코스피200 지수 움직임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선물과 옵션 거래처럼 증거금을 납부해야 하거나 복잡한 매매법을 가지고 있지 않은 데다, 싼값(100~1000원)에 우량주를 매수한 것 같은 효과도 낼 수 있다.

    주식워런트증권은 주식과 옵션의 특징이 결합된 파생상품으로, 레버리지(leverage·지렛대) 효과가 그 특징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워런트증권을 매수했다면, 삼성전자가 1% 상승 시 삼성전자 주식워런트증권은 5~10% 상승한다. 반대로 1% 하락 시 5~10%의 레버리지 효과로 인해 하락하기도 한다.

    이때 재미있는 점은 해당 주식의 방향성을 제대로 파악한다면 ‘콜 워런트’와 ‘풋 워런트’로 지금 같은 금융불안시대에도 충분히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1월 한 달간 우리 증시가 맥을 못 췄지만 ‘풋 워런트’에서는 320%의 엄청난 수익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만큼 고위험 고수익을 가져다주는 상품이라 할 수 있다.

    리버스인덱스(Reverse Index)펀드 투자도 권할 만하다. 이 펀드는 일반 인덱스펀드와 달리 수익률이 주가 하락 때 높아지고 상승 때 떨어지도록 설계됐다. 그동안 국내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지금 같은 증시 폭락에서는 위험회피를 위해 헤지 상품으로 관심을 갖는 게 바람직하다.

    간혹 이런 상품을 위험분산 방법으로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이들 상품만 좇는 투자자가 있는데, 이런 경우 대부분 수익이 오래가지 못했다. 한순간에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긴 해도, 어렵게 모은 자산을 송두리째 날려버리는 사례도 많이 봤다.

    결국 이런 투자상품엔 위험분산 차원에서 자산의 30% 정도만 투자하고, 나머지는 기업 가치나 성장성을 보고 길게 투자하는 것이 속칭 ‘대박’의 지름길이다. 과거의 하락 국면을 되짚어보자.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수록 기업의 펀더멘털(기초 여건)과 안정적 수익 확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는 사실을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2000년 이후 여러 통계를 보면, 주가가 떨어지는 시기엔 성장주보다 가치주, 경기민감주보다 경기방어주가 수익률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또 설비투자를 늘리는 기업보다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의 수익률이 좋았다. 지난해 경우 경기상승에 대한 기대로 성장주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했지만, 올해는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성장보다 가치와 안정 쪽에 주목해야 한다.

    정치인들은 나라 경제를 살리겠다고 난리들인데, 언제쯤 이 경제는 좋아질는지. 재테크하기 까다롭고 어려운 시대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쿼바디스(Quovadis) 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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