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 길이가 점점 짧아진다. 소매 있는 티셔츠는 제쳐둔 지 오래다. 머리는 한껏 틀어 올리고 배꼽티도 불사한다.
섭씨 30℃를 훨씬 웃도는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올여름, 여성들의 패션에 ‘이유 있는’ 노출이 한창이다. 그런데 햇빛에 피부를 노출하면 건강도 함께 노출하는 셈. 햇빛에 지나치게 많이 노출된 피부는 나이가 들어 자연스럽게 늙는 것보다 더 빨리 노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를 ‘광노화(Photoaging)’라고 한다.
태양광선은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열을 전달하는 적외선이나 사물이 여러 가지 색깔을 띠게 하는 가시광선은 피부의 표피, 진피를 지나 피하지방층에까지 침투하지만 피부 노화와는 그다지 관계가 없다. 따라서 광노화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은 바로 자외선이다.
자외선에도 A, B, C의 세 종류가 있다. 이중 자외선C는 지표면에 닿기 전에 오존층이 흡수하기 때문에 인체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리고 피부를 까맣게 태우는 자외선B는 피부의 표피 또는 진피 일부까지 침투하지만, 피부에 닿는 전체 자외선 양의 5% 정도에 불과하다.
날씨와 관계없이 피부에 영향
결국 광노화의 주범은 자외선A란 얘기. 세 종류의 자외선 중 가장 파장이 긴 자외선A는 진피 깊숙한 곳까지 침투한다. 피부가 자외선A에 오래 노출되면 기미나 검버섯이 생긴다. 이는 자외선A가 피부 표피에 있는 멜라닌세포를 자극해서 멜라닌색소를 더 많이 만들게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늘어난 멜라닌색소가 쌓이면 피부가 군데군데 거뭇거뭇하게 보이는 기미나 검버섯이 되는 것이다.
또한 자외선A는 잔주름도 생기게 한다. 표피와 진피에 있는 세포들은 콜라겐을 분해하는 효소를 만든다. 콜라겐은 세포와 세포를 연결해주는 단백질로, 효소가 이를 분해하면 피부가 스스로 다시 합성해낸다. 이때 새로 합성된 콜라겐이 원래의 콜라겐과 다르게 불규칙적인 방향으로 자리를 잡으면 그 위쪽의 피부가 겹쳐지면서 주름이 생긴다. 즉 자외선A가 표피와 진피의 세포들을 자극해 콜라겐을 분해하는 효소를 더 많이 만들게 함으로써 이 과정이 반복돼 잔주름이 많아지는 것이다.
자외선A의 이 같은 파워는 비교적 최근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햇빛에 노출된 지 몇 시간만 지나도 피부를 까맣게 그을리거나 홍반을 일으키는 자외선B보다 자외선A의 영향이 훨씬 더디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한 자외선A의 세기가 자외선B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것도 한 이유다.
다시 말해 자외선B가 피부에 ‘한 방에’ 영향을 미친다면, 자외선A는 ‘두고두고’ 저력을 발휘한다. 자외선B는 사계절 중 특히 여름에 강하다. 하루 중에는 정오에서 오후 4시까지가 가장 세다. 이에 비해 자외선A는 날씨에 관계없이 하루 종일 계속 영향을 미친다. 또 자외선B는 유리나 커튼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내에 있으면 안심해도 되는 반면, 자외선A는 유리나 얇은 커튼 정도는 거뜬히 뚫고 들어오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평생 자외선A의 세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셈이다. 즉 생활하는 동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피부에서 광노화 현상이 계속 일어나 나이가 들면 탱탱했던 피부에 자글자글 주름이 생긴다.
자외선으로 인한 광노화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외출하기 전에 자외선 차단제, 즉 선크림을 꼼꼼히 바르는 것. 선크림에 들어 있는 성분들은 두 가지 방법으로 자외선을 차단한다. 산화아연, 이산화티타늄, 산화마그네슘 같은 물리적 차단 성분은 피부에서 자외선을 반사한다. 즉 피부에 일종의 막을 씌우는 셈. 그런데 물리적 차단 성분을 많이 첨가하면 선크림을 발랐을 때 답답하게 느껴지는 데다 허옇게 덧칠한 것처럼 보인다. 이 때문에 선크림에는 피부에 들어오는 자외선을 흡수하는 PABA, 시나메이트, 벤조페논 같은 화학적 차단 성분도 함께 들어 있다. 그런데 일반적인 화학적 차단 성분은 자외선A나 B 가운데 한 가지만 흡수할 수 있고, 자외선을 계속 받으면 파괴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화장품 회사나 제약 회사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외선A와 B를 모두 흡수하고 햇빛에 오래 견디는 성분을 개발하고 있다.
자외선A 차단지수 나라마다 달라
선크림 용기에는 자외선B의 차단 효과를 의미하는 SPF지수가 적혀 있다. SPF는 선크림을 발랐을 때 피부에 홍반이 생기기까지 걸린 시간을 선크림을 바르지 않았을 때 걸린 시간으로 나눈 값이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외출할 때 SPF15~30 정도의 선크림을 바르는 게 좋다고 권한다. 그런데 보통 SPF30짜리 선크림을 발라도 실제로는 그 절반 정도의 효과밖에 기대할 수 없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피부과 박현정 교수는 “연구실에서는 선크림을 피부 1cm2에 2mg 정도로 매우 두껍게 바르고 SPF지수를 측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자외선A의 경우 차단 효과를 +, ++, +++ 같은 표시로 나타내기도 하는데, 자외선A 차단지수는 아직 표준화된 규격이 없어 나라나 회사마다 다르다.
프랑스 파리의 겨울 평균 자외선A의 양을 1이라고 했을 때 태국은 5.5, 중국은 2.6, 일본과 한국은 2 정도다. 우리나라 자외선 양이 같은 위도의 유럽보다 2배나 많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자외선 차단 효과가 지속되려면 1~2시간마다 선크림을 발라야 한다고 조언하지만, 가꾸는 걸 ‘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현실적으로 어렵다.
일반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자외선 차단 방법으로 의상 코디가 있다. 첫째, 헐렁한 옷을 입는다. 몸에 꼭 끼는 옷은 자외선이 옷감 사이로 잘 침투하기 때문이다. 둘째, 진한 색 옷을 입는다. 미국피부과학회에 따르면 흰 셔츠가 SPF5~9 정도 효과를 준다면, 푸른색 청바지는 1000 내외다. 셋째, 챙이 넓은 모자를 쓴다. 얼굴에 SPF7~20, 목에 5 정도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섭씨 30℃를 훨씬 웃도는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올여름, 여성들의 패션에 ‘이유 있는’ 노출이 한창이다. 그런데 햇빛에 피부를 노출하면 건강도 함께 노출하는 셈. 햇빛에 지나치게 많이 노출된 피부는 나이가 들어 자연스럽게 늙는 것보다 더 빨리 노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를 ‘광노화(Photoaging)’라고 한다.
태양광선은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열을 전달하는 적외선이나 사물이 여러 가지 색깔을 띠게 하는 가시광선은 피부의 표피, 진피를 지나 피하지방층에까지 침투하지만 피부 노화와는 그다지 관계가 없다. 따라서 광노화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은 바로 자외선이다.
자외선에도 A, B, C의 세 종류가 있다. 이중 자외선C는 지표면에 닿기 전에 오존층이 흡수하기 때문에 인체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리고 피부를 까맣게 태우는 자외선B는 피부의 표피 또는 진피 일부까지 침투하지만, 피부에 닿는 전체 자외선 양의 5% 정도에 불과하다.
날씨와 관계없이 피부에 영향
결국 광노화의 주범은 자외선A란 얘기. 세 종류의 자외선 중 가장 파장이 긴 자외선A는 진피 깊숙한 곳까지 침투한다. 피부가 자외선A에 오래 노출되면 기미나 검버섯이 생긴다. 이는 자외선A가 피부 표피에 있는 멜라닌세포를 자극해서 멜라닌색소를 더 많이 만들게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늘어난 멜라닌색소가 쌓이면 피부가 군데군데 거뭇거뭇하게 보이는 기미나 검버섯이 되는 것이다.
또한 자외선A는 잔주름도 생기게 한다. 표피와 진피에 있는 세포들은 콜라겐을 분해하는 효소를 만든다. 콜라겐은 세포와 세포를 연결해주는 단백질로, 효소가 이를 분해하면 피부가 스스로 다시 합성해낸다. 이때 새로 합성된 콜라겐이 원래의 콜라겐과 다르게 불규칙적인 방향으로 자리를 잡으면 그 위쪽의 피부가 겹쳐지면서 주름이 생긴다. 즉 자외선A가 표피와 진피의 세포들을 자극해 콜라겐을 분해하는 효소를 더 많이 만들게 함으로써 이 과정이 반복돼 잔주름이 많아지는 것이다.
자외선A의 이 같은 파워는 비교적 최근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햇빛에 노출된 지 몇 시간만 지나도 피부를 까맣게 그을리거나 홍반을 일으키는 자외선B보다 자외선A의 영향이 훨씬 더디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한 자외선A의 세기가 자외선B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것도 한 이유다.
다시 말해 자외선B가 피부에 ‘한 방에’ 영향을 미친다면, 자외선A는 ‘두고두고’ 저력을 발휘한다. 자외선B는 사계절 중 특히 여름에 강하다. 하루 중에는 정오에서 오후 4시까지가 가장 세다. 이에 비해 자외선A는 날씨에 관계없이 하루 종일 계속 영향을 미친다. 또 자외선B는 유리나 커튼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내에 있으면 안심해도 되는 반면, 자외선A는 유리나 얇은 커튼 정도는 거뜬히 뚫고 들어오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평생 자외선A의 세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셈이다. 즉 생활하는 동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피부에서 광노화 현상이 계속 일어나 나이가 들면 탱탱했던 피부에 자글자글 주름이 생긴다.
자외선으로 인한 광노화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외출하기 전에 자외선 차단제, 즉 선크림을 꼼꼼히 바르는 것. 선크림에 들어 있는 성분들은 두 가지 방법으로 자외선을 차단한다. 산화아연, 이산화티타늄, 산화마그네슘 같은 물리적 차단 성분은 피부에서 자외선을 반사한다. 즉 피부에 일종의 막을 씌우는 셈. 그런데 물리적 차단 성분을 많이 첨가하면 선크림을 발랐을 때 답답하게 느껴지는 데다 허옇게 덧칠한 것처럼 보인다. 이 때문에 선크림에는 피부에 들어오는 자외선을 흡수하는 PABA, 시나메이트, 벤조페논 같은 화학적 차단 성분도 함께 들어 있다. 그런데 일반적인 화학적 차단 성분은 자외선A나 B 가운데 한 가지만 흡수할 수 있고, 자외선을 계속 받으면 파괴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화장품 회사나 제약 회사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외선A와 B를 모두 흡수하고 햇빛에 오래 견디는 성분을 개발하고 있다.
자외선A 차단지수 나라마다 달라
선크림 용기에는 자외선B의 차단 효과를 의미하는 SPF지수가 적혀 있다. SPF는 선크림을 발랐을 때 피부에 홍반이 생기기까지 걸린 시간을 선크림을 바르지 않았을 때 걸린 시간으로 나눈 값이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외출할 때 SPF15~30 정도의 선크림을 바르는 게 좋다고 권한다. 그런데 보통 SPF30짜리 선크림을 발라도 실제로는 그 절반 정도의 효과밖에 기대할 수 없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피부과 박현정 교수는 “연구실에서는 선크림을 피부 1cm2에 2mg 정도로 매우 두껍게 바르고 SPF지수를 측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자외선A의 경우 차단 효과를 +, ++, +++ 같은 표시로 나타내기도 하는데, 자외선A 차단지수는 아직 표준화된 규격이 없어 나라나 회사마다 다르다.
프랑스 파리의 겨울 평균 자외선A의 양을 1이라고 했을 때 태국은 5.5, 중국은 2.6, 일본과 한국은 2 정도다. 우리나라 자외선 양이 같은 위도의 유럽보다 2배나 많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자외선 차단 효과가 지속되려면 1~2시간마다 선크림을 발라야 한다고 조언하지만, 가꾸는 걸 ‘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현실적으로 어렵다.
일반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자외선 차단 방법으로 의상 코디가 있다. 첫째, 헐렁한 옷을 입는다. 몸에 꼭 끼는 옷은 자외선이 옷감 사이로 잘 침투하기 때문이다. 둘째, 진한 색 옷을 입는다. 미국피부과학회에 따르면 흰 셔츠가 SPF5~9 정도 효과를 준다면, 푸른색 청바지는 1000 내외다. 셋째, 챙이 넓은 모자를 쓴다. 얼굴에 SPF7~20, 목에 5 정도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