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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치료 방치하다 상태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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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미국 워싱턴의과대학병원 만성통증센터에서 연수할 때 턱관절 환자를 치과의사와 통증의사가 협진하는 모습을 봤다. 협진에 참여한 의료진의 공통된 의견은 턱관절에 증상이 나타났을 뿐, 턱관절 질환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턱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대부분 두통이나 눈·입·목의 통증, 눈부심 같은 다른 증상을 함께 경험한다. 때로는 이갈이나 치통이 나타나고, 침을 삼킬 때 아프거나 목에 무엇이 걸린 듯한 느낌과 냄새, 목이 자극돼 기침이 잦거나 사래 걸림이 흔해지기도 한다. 목이 뻣뻣하거나 어깨와 등이 아프고 손이 저리기도 한다. 귀에서 매미소리나 박동소리가 들릴 수도 있고, 귀가 아프거나 소리가 점점 안 들리는 등 다양한 증상이 동반된다.
영상검사만으로는 확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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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골이 튀어나간 상태로 방치하다 심해지면 연골뿐 아니라 뼈도 변하게 되는데, 이쯤 되면 관절염이 진전돼 움직일 때마다 ‘사각사각’ 소리가 난다.
일반적으로는 이 경우 턱관절을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턱관절은 연골이나 뼈가 망가진 상태라 해도 상처가 아물면 저절로 회복되게 돼 있다. 따라서 왜 회복되지 않는지, 왜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지가 치료의 핵심이다. 이 핵심을 모른 채 턱관절에 주사를 놓거나 수술하는 방법은 병을 호전시키기는커녕 더 악화시킬 개연성이 크다.
턱관절에 관여하는 근육과 신경들은 영상검사만으로는 확진이 어렵다. 환부를 관찰할 때는 3차 신경이 직접적으로 지배하는 턱 주위 근육을 살펴봐야 한다.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근육들도 확인해야 하는데, 이 부위는 부신경이 지배하는 곳과 설하신경이 지배하는 곳, 경추신경이 지배하는 곳으로 세분돼 있다. 이와 함께 미주신경이 지배하는 2차적인 문제가 없는지도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또한 환자의 이갈이 같은 생활습관, 우울증이나 불안증 병력, 섬유성 근통, 강직성 척추염, 류머티즘 관절염 같은 전신증상 등을 제대로 확인한 후에야 정확한 치료법을 찾아낼 수 있다. 5G 시대에 턱관절 질환을 단순히 턱관절 문제로 치부하는 의학계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