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를 방문한 관광객이 꼭 들르는 곳이 있다. 바로 ‘무하 박물관(Mucha Museum)’이다. 아르누보를 대표하는 체코 출신 화가 알폰스 무하(1860~1939)의 전시관으로, 무하의 작품세계와 삶을 조명하고자 1998년 문을 열었다.
히틀러가 경계한 체코의 애국자
무하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후원자를 만나 청년 시절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하며 잡지와 광고 삽화를 그렸다. 우연한 계기로 유명 배우 사라 베르나르의 연극을 홍보하는 석판 포스터를 만들면서 이름을 알리게 됐다. 포스터 하나로 당대 최고 배우와 6년간 계약을 맺으면서 각종 포스터와 장신구 디자인을 도맡게 됐다.이와 동시에 무하는 슬라브족의 정체성을 고취하고자 ‘슬라브 서사시’라는 제목의 대작을 제작했다. 무하가 체코의 애국자였기에 히틀러도 그를 경계했다. 1939년 프라하가 독일에 점령된 후 불온 인물로 낙인찍혀 나치의 비밀경찰 게슈타포에 자주 끌려가 신문을 받았고, 그때 얻은 폐렴으로 사망했다.
박물관에는 일명 ‘무하 스타일’로 불리는 넝쿨 같은 여인의 머리카락, 독특한 서체, 자연에서 차용된 화려한 장식 등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아르누보 스타일의 포스터부터 ‘슬라브 서사시’ 연작까지 망라돼 있다. 무하의 유명한 작품 가운데 ‘4가지 보석 : 루비, 에메랄드, 자수정, 토파즈. 1900’이 눈에 띈다(그림 참조).
11월의 탄생석, 토파즈
무색, 노랑, 파랑, 분홍, 자주, 갈색 등 다양한 색의 토파즈. [GettyImages]
그가 선택한 4가지 보석 가운데 토파즈(Topaz)는 11월의 탄생석이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보석일 수 있다. 무하의 그림에서 황금빛 머리색에 황금빛 드레스를 입은 채 턱을 괴고 있는 여성으로 표현된 토파즈는 어떤 보석일까.
토파즈는 우리말로 황옥(黃玉)이다. 이름 때문에 모든 토파즈가 노란색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무색, 노랑, 파랑, 분홍, 자주, 갈색 등 다양한 색으로 산출된다. 이것들 가운데 짙은 황금색과 분홍색을 띠는 황옥의 가치가 가장 높다.
토파즈라는 이름은 불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타파스(Tapas)에서 나왔다는 설과 항상 안개가 자욱한 홍해의 섬 토파지오스(Topazios)에서 산출돼 토파즈로 불리게 됐다는 설이 있다. 여느 보석처럼 토파즈도 고대부터 수많은 전설과 역사를 지니고 있다.
고대 이집트인은 토파즈를 전능한 태양신 ‘라’가 뿜어내는 황금빛에 물든 보석으로 여겼다. 이 때문에 불행을 막아주는 강력한 부적으로 삼았다. 가장 유명한 토파즈는 포르투갈 왕관인 ‘브라간자’에 세팅된 것으로, 1680캐럿의 거대한 무색 보석이다. 이 돌은 당시에는 다이아몬드로 알려져 ‘브라간자 다이아몬드’로 불리다 훗날 다이아몬드가 아닌 무색의 토파즈로 밝혀졌다.
‘알폰스 무하展’ 포스터. [Richard Fuxa Foundation]
이번 ‘알폰스 무하展’에는 체코 출신의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였던 이반 렌들의 개인 소장품도 선보인다. 렌들은 개인 최대 규모의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다. 2013년 프라하에서 첫 공개한 이후 이탈리아 밀라노, 미국 뉴욕 등을 순회하고 서울에서 마이아트뮤지엄 개관 특별전을 마련한 것이다.
[불가리]
[불가리]
무하의 ‘4가지 보석’에 등장하는 루비, 에메랄드, 자수정, 토파즈가 세팅된 불가리의 보석을 실물로 감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불가리의 4가지 보석은 전국 백화점, 면세점 부티크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
불가리, 스타들의 주얼러
엘리자베스 테일러(오른쪽)와 리처드 버턴. [불가리 홈페이지]
불가리는 수많은 세기의 러브 스토리와도 관련 있다. 영화산업이 ‘돌체비타’(달콤한 인생) 시절을 영위하던 1950~60년대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리처드 버턴이 로마에서 불가리 주얼리와 함께 로맨스를 시작했다. 1962년 이탈리아에서 영화 ‘클레오파트라’를 촬영하다 휴식시간에 잠시 들른 불가리 매장에서 버턴이 테일러에게 에메랄드 컬렉션을 선물한 일화는 유명하다. 불가리의 비아 콘도티 부티크는 이 커플이 가장 좋아한 만남의 장소 가운데 하나였다.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1950년대 로마 치네치타 스튜디오로 들어가면서 불가리는 오드리 헵번부터 잉그리드 버그먼에 이르기까지 대형 여배우를 매료시켰다. 그 시대에만 불가리는 40편 넘는 영화에 등장했다. ‘더 비지트’(The Visit·1964)에서 잉그리드 버그먼, ‘카지노’(Casino·1995)에서 샤론 스톤에 이르기까지 불가리의 매력적인 컬렉션은 영화 속 가장 중요한 순간에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성들의 애정 공세를 받으며 불가리는 ‘스타들의 주얼러’라는 별칭을 얻었다. 불가리는 동서양을 아우르며 베를린국제영화제, 칸영화제, 베네치아 비엔날레, 그리고 상하이국제영화제 등 세계적인 영화제와도 함께하고 있다.
시네마지아 컬렉션
시네마지아 하이주얼리. [불가리]
불가리는 6월 13일 세기의 뮤즈들을 초청해 이탈리아 남부의 빛나는 섬 카프리에서 시네마지아 컬렉션을 공개했다. 세계적인 셀러브리티와 인플루엔서, 그리고 이탈리아 및 전 세계 주요 언론매체와 함께 특별한 갈라 디너 행사를 가졌다. 한국 대표로 참석한 불가리코리아의 브랜드 앰버서더 고소영을 비롯해 알리시아 비칸데르, 케이트 허드슨, 에바 그린, 우마 서먼, 로라 해리어 같은 세계적인 스타들이 행사장을 빛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