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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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 막바지에 터져 나온 이화영 ‘검찰청 술자리 회유’ 의혹

檢, 출정일지 등 근거 대며 조목 반박… 민주당, 특별대책단 꾸려 총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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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4-04-28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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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 과정에서 검사뿐 아니라, 피의자 옆에 입회하는 교도관까지 보는 눈이 많다. 검찰청사 안에서 술판을 벌여 피의자를 회유한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본인 진술이 검사의 회유나 압박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려면 첫 재판이 시작될 때나 그 전 준비 절차 때 증거능력을 탄핵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나. 이 전 부지사 측이 재판 막바지에 저런 주장을 한 저의가 의심스럽다.”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으로 수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제기한 이른바 ‘검찰청 술자리 회유’ 의혹에 대해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 변호사는 “검찰이 조목조목 근거를 들어 반박하자 이 전 부지사 측 주장이 계속 바뀌고 있다”면서 “차제에 미국처럼 검경의 진실 발견을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거짓말을 할 경우 ‘사법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왼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월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 의혹 관련 배임·뇌물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이 대표는 이화영 전 부지사 측이 주장한 ‘술자리 회유’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말을 바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왼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월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 의혹 관련 배임·뇌물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이 대표는 이화영 전 부지사 측이 주장한 ‘술자리 회유’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말을 바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보는 눈 많은데 ‘술자리 회유’ 불가능”

    이 전 부지사가 ‘술자리 회유’ 의혹을 제기한 것은 4월 4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쌍방울 대북 송금’ 재판 마지막 변론기일 날이었다. 당시 그의 주장 요지는 이렇다. 지난해 6월쯤 수원지검 1313호 앞 ‘창고’에서 같이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회유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진술을 조작했으며, 이 자리에 쌍방울 직원들이 가져온 연어와 회덮밥, 술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7월~2022년 7월 대북경협 지원 대가로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법인카드와 차량을 받아 쓴 혐의로 2022년 9월 구속기소됐다. 또한 김성태 전 회장이 2019년 경기도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방북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약 110억 원)를 북한에 전달한 대북 송금 사건에도 관여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기소됐다.

    한동안 대북 송금 의혹과 이재명 대표의 연관성을 부인하던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6월 입장을 바꾼 진술을 했다.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당시 김성태 회장에게 이재명 지사의 방북을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이를 이 지사에게 보고하며 “돈이 좀 든다고 한다”고 말했더니 “알아서 하라”는 답을 받았다는 것이다. 또한 이 전 부지사는 같은 해 12월 자신이 부지사직에서 퇴임하며 이 지사에게 쌍방울이 북한에 돈을 줬다는 보고를 했다고도 진술했다. 이 전 부지사가 수원지검에서 벌어졌다는 술자리에서 회유에 못 이겨 허위 진술을 했다고 한 게 바로 이 내용이다. “내 진술이 결정적 고리가 돼 이재명 대표를 구속하려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건 도저히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진술을 번복하게 됐다”는 게 최근 이 전 부지사가 꺼낸 주장이다.

    이재명, “검찰이 말 바꿔” “국기 문란 사건”

    이 전 부지사 측은 변호인을 통해 회유가 이뤄졌다는 검찰청사 도면을 직접 그려 공개하는가 하면(4월 17일), “김성태 전 회장 등을 통한 회유·압박은 주로 1313호실 앞 창고, 1313호실과 연결되는 진술녹화실과 검사휴게실에서 이뤄졌다”(4월 18일), “수원지검이 연결한 검찰 전관 변호사로부터도 회유를 받았다”(4월 22일), “(수원지검) 영상녹화조사실에 숨겨진 CC(폐쇄회로)TV가 있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노트 등 자료를 촬영하기 위한 용도로 의심된다”(4월 24일) 등 연일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 측이 이른바 술자리가 열렸다는 날짜와 자신이 술을 마셨는지 여부 등 계속 말을 번복하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 전 부지사 측 주장이 나올 때마다 검찰은 수원지검 명의로 수차례 반박문을 내고 출정일지, 호송계획서, 검찰청사 내부 모습 사진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 전 부지사의 주장에 민주당도 호응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4월 23일 이 전 부지사 측이 주장한 ‘술자리 회유’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말을 바꾸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 의혹 관련 배임·뇌물 혐의 공판에 출석한 그에게 취재진이 “검찰이 출정일지, 교도관 진술을 확인해 (이 전 부지사 측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고 말하자 이렇게 주장한 것이다. 앞서 이 대표는 이번 ‘술자리 회유’ 의혹과 관련해 “심각하게 처벌해야 될 중범죄이고 국기 문란 사건”(4월 15일 당 최고위 발언), “검찰 태도로 봐서 이 부지사의 진술은 100% 사실로 보인다”(4월 16일 대장동 공판 출석 시)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은 “수원지검의 사건 조작 의혹 진상조사를 시작으로 검찰이 자행한 정치공작 실태를 밝히겠다”며 ‘정치검찰 사건 조작 특별대책단’을 4월 22일 출범했다. 민형배 의원을 단장으로 한 대책단에는 박찬대·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 지도부와 이른바 ‘대장동 변호인단’으로 불리는 박균택(전 광주고검장, 광주 광산갑), 양부남(전 부산고검장, 광주 서구을), 김기표(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수석검사, 경기 부천을), 이건태(전 고양지청장, 경기 부천병) 등 검찰 출신 국회의원 당선인도 이름을 올렸다.

    이원석 검찰총장. [뉴시스]

    이원석 검찰총장. [뉴시스]

    이 전 부지사의 주장과 야당 공세에 검찰총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반론을 펴기도 했다. 4월 23일 창원지검을 방문한 이원석 검찰총장은 취재진과 만나 “중대한 부패 범죄자가 1심 선고를 앞두고 허위 주장을 하며 사법 시스템을 붕괴하려 하는데, 공당(公黨)이 그 진술만 믿고 끌려 다녀선 안 된다”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이 총장의 공개 반박은 이 전 부지사 측 재판 지연 전략이 도를 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술자리 회유’ 의혹이 제기되자 이 총장은 즉각 진상 조사를 지시했고, 최근 수원지검 명의로 나온 반박문 모두 총장 보고를 거쳐 배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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