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쇼핑몰이 즐비한 시먼딩 거리. [GETTYIMAGES]
자유여행하기 제격인 대만
잠시 멈춰 서서 정말로 길을 잃은 것인지, 갔던 길을 자꾸 되풀이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인생 지도 위에 서봐야 한다. 주위를 한 번 돌아볼 여유를 가질 때, 그리고 자유로운 마음을 그려볼 때 비로소 삶의 여정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여행의 맛이다. 최선을 다해 살아가려 애쓰고 있는 나 자신에게 자유로움을 더해줄 여행을 자주 떠나보자.자유로운 마음을 찾아 떠나볼 이번 여행지는 ‘대만(臺灣)’이다. 대만은 중국 동남쪽 푸젠성(福建省)과 대만해협 사이 동남쪽에 위치해 있다. 북쪽으로는 일본, 남쪽으로는 필리핀 중간에 있는데, 면적은 한반도의 6분의 1 크기다. 사면이 에메랄드빛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남국 매력을 한껏 누릴 수 있고,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함께 중국 본토에서 가져온 수많은 유물이 여행객을 매혹시킨다. 여기에 더해 비교적 짧은 비행시간은 물론, 다채로운 문화가 섞인 볼거리와 수많은 먹거리까지 여행객 마음을 끌 요소가 넘쳐난다. 또한 남북으로 해발 3000m가 넘는 산들로 이어진 중앙산맥이 가로놓여 있고, 동부에는 타이둥산맥이 자리해 동북아 최고봉인 옥산(玉山·3952m)을 필두로 133개나 되는 3000m급 고산이 즐비해 트레킹 애호가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대만 여행은 수도 타이베이를 중심으로 시내 관광을 한 뒤 인근 온천 지역에서 온천욕을 즐기거나, ‘예류(野柳)’ ‘스펀(十分)’ ‘진과스(金瓜石)’ ‘지우펀(九份)’ 같은 근교 도시들을 다녀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타이베이와 주변 소도시까지 돌아보면 대만이 가지고 있는 다채로운 매력과 트렌디한 분위기를 빠짐없이 확인할 수 있다.
타이베이 최대 규모 스린 야시장
타이베이는 대만 정치·문화·역사·경제 중심지이며 대중교통 인프라까지 잘 갖춰져 있어 자유여행을 즐기기에 부담 없는 도시다. 게다가 일제강점기 이후 일본 문화가 많이 유입돼 중국과 일본을 섞어놓은 듯한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곳은 ‘시먼딩(西門町)’이다. 지하철 반난선(板南線) 시먼역에서 내리면 서울 명동, 도쿄 신주쿠와 비슷한 번화가가 나타난다. 대형 쇼핑몰이 즐비한 시먼딩 거리는 시끌벅적한 젊음의 열기를 선호하는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이다. 구경할 게 너무 많다 보니 눈이 쉴 틈이 없다. 덩달아 입도 즐거워진다. 이미 소문이 자자한 망고빙수와 펑리수, 버블티는 물론, 이름처럼 초대형 크기를 자랑하는 대왕카스텔라 등 대만 국민 디저트를 맛볼 수 있다.카페와 맛집에서 트렌디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융캉제. [타이베이시정부 관광국 제공]
타이베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스린 야시장. [타이베이시정부 관광국 제공]
세계 4대 박물관 중 하나인 국립고궁박물관. [타이베이시정부 관광국 제공]
야경 맛집, 타이베이 101빌딩
중국 본토와 비슷한 문화를 가졌으면서도 대만 특유의 깔끔함이 더해져 도심 곳곳에는 보석 같은 명소들이 숨겨져 있다. 대만의 상징이자 타이베이의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는 ‘타이베이 101빌딩(101大廈)’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중 하나다. 세계 초고층 빌딩 역사에서 500m를 처음 돌파한 건물인데,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가 완공되기 전까지는 세계 최고층을 자랑했다. 빌딩 전망대에선 360도 어디에서나 타이베이 시내가 손에 잡힐 듯 보인다. 해마다 12월 31일 자정을 전후해 360초 동안 건물 외벽에서 폭죽 수만 발이 터지는 장관이 연출된다.다음에 이어지는 ‘볼거리·먹거리 가득한 대만’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피로를 씻어내는 뜨끈한 온천 여행지와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지질공원 ‘예류’부터 천등 소원 날리기 명소인 ‘스펀’, 옛 탄광 유적지 ‘진과스’,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등장해 더욱 널리 알려진 ‘지우펀’까지 옛 낭만과 추억을 찾아 타이베이 근교 소도시로 여행을 떠나보자.
※ 주간동아 1439호에서 ‘미식의 천국 대만’ 두 번째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재이 여행작가는…
세계 100여 개국을 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지금은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로 이주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다양한 여행 콘텐츠를 생산하는 노마드 인생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