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옷 입기도 부담”… 이재명 ‘개인기’ 통할까

“잼 있는 계양” 말하지만 공식 일정 40%만, 딜레마 빠진 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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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2-05-29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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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가 5월 25일 ‘국회의원 보궐선거 계양을 선거구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가 5월 25일 ‘국회의원 보궐선거 계양을 선거구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했다. [뉴스1]

    “처음 출마할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출마 선언을 할 때만 해도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던 중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등이 터지면서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이미지가 나빠졌다. 당이 언덕이 돼주지 못하고 있다. 개인기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이재명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의원은 5월 26일 ‘주간동아’와 전화 통화에서 현재 선거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이 의원은 “당 지지율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나”라며 “당을 나타내는 옷을 입고 치르는 것이 선거인데, 당의 옷을 입기조차 부담스러울 정도”라고 푸념했다.

    이재명·윤형선 오차범위 내 접전

    이 위원장은 전날 ‘국회의원 보궐선거 계양을 선거구 후보자 토론회’에 양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을 나타내는 파란색 넥타이로 포인트를 줬을 뿐이다. 붉은색 국민의힘 선거 점퍼를 입은 윤형선 후보와 대비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5월 16일부터 닷새간 전국 성인 남녀 2528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은 지지율 50.1%를 기록하며 민주당(38.6%)을 앞섰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1.9%p. 이하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대선 패배 직후 이 위원장의 무리한 보궐선거 출마가 민주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이재명 후보의 낙승이 예상되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그간 계양을 지역구는 ‘민주당 텃밭’으로 여겨졌다. 2010년 재보선을 제외하고 항상 진보 진영 후보가 당선했기 때문이다. 계양을은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5선을 지낸 지역구이기도 하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위원장이 계양을에 출마하면 무난히 당선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동향은 기대와 다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5월 23일부터 이틀간 인천 계양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위원장은 42.5% 지지율을 받으며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42.7%)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뒤졌다. 두 달 전 20대 대선에서 47.83% 득표율을 기록한 이 위원장이 체급 차이가 큰 ‘0선’ 후보와 초박빙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가 경기 분당갑에서 민주당 김병관 후보를 2배 가까운 지지율로 앞서는 상황과 대비된다.



    국민의힘은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막판까지 윤 후보를 총력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권성동·김기현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선대위 지도부는 사전투표 하루 전날인 5월 26일 계양을에서 현장 원내대책회의를 가졌다. 이준석 위원장은 윤 후보의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하며 선거를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선거 전략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와 달리 요즘 유권자는 이름 있는 후보라고 덮어놓고 지지하지 않는다”며 “누가 더 도움을 줄지 따져보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측에서 이를 노리고 계양을 지역에서 25년간 활동한 윤 후보를 공천한 전략이 통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25년 후보 대 25일 후보의 선거’로 구도를 짜며 이 위원장의 취약점을 파고들고 있다.

    李 “민주당 결집도 떨어져”

    보궐선거 후보와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겸하는 것도 이 위원장 처지에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이 위원장은 5월 14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가진 뒤 5월 26일까지 75개 공식 일정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하며 소화했다. 이 중 지역구인 계양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정은 32개다. 전체 일정의 절반이 안 되는 수준(42%)으로, 나머지 일정은 지원 유세에 할애했다. 서울·광주·전주·청주·세종·대전·울산 등 전국 각지를 다니며 민주당 후보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지역구 일정 10개마저도 선거 일주일 전인 5월 25일부터 이틀간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 위원장은 계양구선거관리위원회 주관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 준비를 이유로 5월 25일 일정을 조정한 것을 감안하면 실제 지역 일정 소화 비중은 더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이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여론조사라는 것이 잘 나오기도 했다가 그러는 것 아니겠냐”면서도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집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위원장은 선거 직전까지 지지층 결집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5월 23일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계양을 연고자를 찾아 투표를 독려해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위기감을 조성하는 전략도 펼쳤다. 이 위원장은 이날 지역구 유세 중 “투표하면 이긴다! 이번에 이재명 지면 정치 생명 끝장난다. 진짜예요. 끽”이라고 말해 또 한 번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이 위원장은 손으로 목을 긋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 위원장은 ‘일꾼 대 지역연고론자’ 구도로 선거를 끌어가며 막판 반전을 노리고 있다. 5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계양을 선거는 25년 계양 사람으로 승부하는 ‘지역연고론자’와 검증된 성과로 승부하는 ‘능력론자’의 대결”이라면서 “계양의 잠재력을 현실로 바꾸려면 큰 일꾼이 필요하다. (계양을) 판교처럼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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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최진렬 기자입니다. 산업계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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