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안경·휴지까지… ‘김건희 굿즈’ 인기↑

대통령 부인에 대한 이례적 팬덤… 상업적 이용 지적도

  •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2-05-28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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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5월 22일 청와대 야외무대에서 열린 KBS ‘열린음악회’ 공연을 윤 대통령과 함께 관람했다. 이날 김 여사는 공개 석상에서 처음으로 반묶음 머리에 노란색 체크무늬 정장을 착용했다. 정치인, 기업가 등을 대상으로 이미지 컨설팅을 해온 퍼스널이미지브랜딩LAB&PSPA의 박영실 박사는 “최근 김 여사는 우아함을 추구하면서도 합리적 가격대의 패스트 패션을 혼용해 소탈함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에는 공식 석상에서 무채색 위주의 복장을 입었다면 최근 노란색 타탄(tartan) 체크무늬 정장으로 좀 더 과감하게 소통하려는 듯한 이미지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편안한 차림으로 소탈하게 방문객 맞아”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팬클럽이 공개한 5월 22일 김 여사의 ‘열린음악회’ 참석 모습. [페이스북 캡처]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팬클럽이 공개한 5월 22일 김 여사의 ‘열린음악회’ 참석 모습. [페이스북 캡처]

    대통령실 측은 대통령 부인의 활동 방향에 대해 “대통령 배우자가 동행해야 하는 공식 행사나 외교 일정 외에는 개인 행보를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 당선 후 주변인을 대하는 김 여사의 태도에도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가) 진한 화장도 하지 않고 면 티셔츠 등 편안한 차림으로 소탈하게 방문객을 맞이한다”는 것이 최근 서울 서초동 자택을 방문한 인사의 전언이다. 다만 김 여사가 조만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국내 포털사이트 쇼핑 카테고리에 ‘김건희’를 검색하면 나오는 상품들. [네이버 캡처]

    국내 포털사이트 쇼핑 카테고리에 ‘김건희’를 검색하면 나오는 상품들. [네이버 캡처]

    김 여사 활동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커지자 이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려는 분위기도 생겼다. 이른바 ‘김건희 굿즈’ 인기가 대표적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쇼핑 카테고리에 ‘김건희’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5월 26일 기준 8711건의 상품이 올라와 있다. ‘김건희 슬리퍼’ ‘김건희 원피스 대통령 취임식’ ‘여성 스커트 김건희 룩’ 등 김 여사가 착용한 의상과 유사하다는 암시를 주는 상품명과 함께 김 여사의 사진을 도용한 경우가 적잖다. 심지어 누리꾼들은 최근 김 여사가 착용한 안경이나 사무실에 비치된 두루마리 휴지를 두고도 구체적인 상품명, 가격에 대해 설왕설래하기도 했다. 일각에서 김 여사의 인기를 이용한 그릇된 상혼(商魂)을 우려하는 이유도 이런 사례들 때문이다.

    대통령 부인을 향한 일각의 팬덤 형성을 두고도 우려의 시선이 존재한다. 최근 김 여사 공식 팬클럽을 자처하는 ‘건희 사랑’ 회장은 페이스북 계정에 김 여사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잇달아 공개했다. △5월 16일 코바나컨텐츠 업무 모습 △5월 21일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공식 만찬 참석 전 모습 △5월 22일 ‘열린음악회’ 관람차 청와대 방문 모습 등이다. ‘건희 사랑’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는 5월 24일 보도된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김 여사로부터 직접 사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무슨 사연이냐”는 질문에 “내가 ‘건희 사랑’ 회장을 맡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나한테만 (김 여사가 사진을) 줬다. 나는 지인이면서 공인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강 변호사는 이튿날 ‘주간동아’와 통화에서 “호가호위하는 것처럼 비칠까 봐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며 말을 아꼈다.

    “일부 지나친 팬덤이 문제”

    김 여사를 둘러싼 팬덤 현상에 대해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정치학 박사)는 “이번 정부 들어 김 여사에 대한 조명이 너무 많은 듯한데, 김 여사가 아닌 일부 지나친 팬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특정 정치인을 좋아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팬클럽 자체를 문제 삼을 순 없지만, 지나친 팬덤 정치는 건전한 정치 문화를 위해 지양해야 한다”면서 “자칫 대통령 부부의 의지와 상관없이 특정 인물들이 자신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 움직인다면 팬덤 정치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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