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 회사가 노사 합의로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자 확정기여형(DC형)을 선택했습니다. 적립금을 운용할 상품으로는 실적배당형인 채권혼합형 펀드 두 개를 선정해 각각 절반씩 자산을 배정했습니다. 두 펀드 모두 주식 편입 비율이 40% 정도 됩니다. 지난해 말 현재 수익률은 두 펀드를 합해 35.05%입니다. 4년 8개월간 성적치고는 괜찮은 편이죠.
물론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그해 말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두 펀드에 편입한 주식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더 늦기 전에 원금보장형 펀드로 갈아타야 하는 것 아닌가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일각에선 주식시장 자체가 붕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적립식펀드의 특성을 알면서도 그런 고민을 했다는 것은 당시 세계 금융시장을 짓눌렀던 불안감이 그만큼 컸기 때문입니다. DC형은 매달 펀드에 일정액을 불입하기 때문에 적립식펀드와 성격이 비슷합니다. 이 때문에 주가 폭락은 오히려 주식을 싸게 매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막상 대폭락 사태가 현실화하니 ‘감정’이‘이성’을 지배하는 듯했습니다.
이때 과거의 아픈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월급쟁이들의 노후자금 마련 수단으로 일반화했던 주식투자에 뛰어들었지만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주가가 폭락해 ‘상당한’ 손실을 봤습니다. 이 때문에 주식투자는 할 게 못 된다는 생각을 굳혔지요. 돌이켜보면 그때야말로 싼 주식을 살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비싼 ‘수업료’를 내고서도 그런 진실을 깨달은 것은 몇 년 전 일입니다.
지금은 주변에 DC형을 적극 권하는 ‘전도사’가 됐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2008년 같은 주가 폭락 사태가 얼마든지 올 수 있겠지요.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지는 신도 모른다지 않습니까. 그러나 그때는 훨씬 느긋하게 시장이 회복하기를 기다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퇴직연금제도를 좀 더 일찍 도입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노후생활을 그려볼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1962년에 태어난 나는 베이비붐 세대의 막내뻘입니다. 6·25전쟁 직후인 1955년에서 63년 사이에 태어난 이 세대의 맏형님은 이미 지난해부터 직장에서 퇴직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기업의 정년은 대부분 55~58세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도 최근 은퇴설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은퇴 이후를 위한 나의 재무설계라고 해봐야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3층 안전망이 거의 전부입니다. 국민연금이야 1988년 이 제도를 도입했을 때부터 강제 가입했고, 개인연금도 몇 년 전 아내가 대신 들어줬습니다. 물론 주변에선 “교육공무원인 부인이 나중에 공무원연금을 받을 텐데 뭘 걱정하느냐”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게 내 돈은 아니지 않습니까.
더욱이 슬하의 2남1녀를 생각하면 골치가 아픕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인 셋째가 대학생일 때 현재의 직장에서 퇴직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직장을 떠나기 전에 아들 대학등록금은 말할 것도 없고 아이들의 결혼비용도 어느 정도 마련해둬야 한다는 절박감이 머리를 떠나지 않지요. 베이비부머의 소시민다운 고민과 불안입니다.
‘주간동아’는 이번 호 전체를 은퇴설계 관련 내용으로 꾸몄습니다. 시사주간지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파격’입니다. 베이비부머의 고민과 불안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 싶어서입니다. 노후 준비는 베이비부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주간동아 독자 모두의 관심을 기대합니다. 주간동아는 앞으로 기회 있을 때마다 관련 기획이나 특집 기사를 통해 은퇴설계 문제를 다룰 것을 약속합니다. 모든 독자의 은퇴설계가 전문가로부터 OK 사인을 받는 그날까지.
물론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그해 말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두 펀드에 편입한 주식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더 늦기 전에 원금보장형 펀드로 갈아타야 하는 것 아닌가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일각에선 주식시장 자체가 붕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적립식펀드의 특성을 알면서도 그런 고민을 했다는 것은 당시 세계 금융시장을 짓눌렀던 불안감이 그만큼 컸기 때문입니다. DC형은 매달 펀드에 일정액을 불입하기 때문에 적립식펀드와 성격이 비슷합니다. 이 때문에 주가 폭락은 오히려 주식을 싸게 매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막상 대폭락 사태가 현실화하니 ‘감정’이‘이성’을 지배하는 듯했습니다.
이때 과거의 아픈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월급쟁이들의 노후자금 마련 수단으로 일반화했던 주식투자에 뛰어들었지만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주가가 폭락해 ‘상당한’ 손실을 봤습니다. 이 때문에 주식투자는 할 게 못 된다는 생각을 굳혔지요. 돌이켜보면 그때야말로 싼 주식을 살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비싼 ‘수업료’를 내고서도 그런 진실을 깨달은 것은 몇 년 전 일입니다.
지금은 주변에 DC형을 적극 권하는 ‘전도사’가 됐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2008년 같은 주가 폭락 사태가 얼마든지 올 수 있겠지요.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지는 신도 모른다지 않습니까. 그러나 그때는 훨씬 느긋하게 시장이 회복하기를 기다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퇴직연금제도를 좀 더 일찍 도입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노후생활을 그려볼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1962년에 태어난 나는 베이비붐 세대의 막내뻘입니다. 6·25전쟁 직후인 1955년에서 63년 사이에 태어난 이 세대의 맏형님은 이미 지난해부터 직장에서 퇴직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기업의 정년은 대부분 55~58세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도 최근 은퇴설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은퇴 이후를 위한 나의 재무설계라고 해봐야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3층 안전망이 거의 전부입니다. 국민연금이야 1988년 이 제도를 도입했을 때부터 강제 가입했고, 개인연금도 몇 년 전 아내가 대신 들어줬습니다. 물론 주변에선 “교육공무원인 부인이 나중에 공무원연금을 받을 텐데 뭘 걱정하느냐”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게 내 돈은 아니지 않습니까.
더욱이 슬하의 2남1녀를 생각하면 골치가 아픕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인 셋째가 대학생일 때 현재의 직장에서 퇴직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직장을 떠나기 전에 아들 대학등록금은 말할 것도 없고 아이들의 결혼비용도 어느 정도 마련해둬야 한다는 절박감이 머리를 떠나지 않지요. 베이비부머의 소시민다운 고민과 불안입니다.
‘주간동아’는 이번 호 전체를 은퇴설계 관련 내용으로 꾸몄습니다. 시사주간지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파격’입니다. 베이비부머의 고민과 불안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 싶어서입니다. 노후 준비는 베이비부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주간동아 독자 모두의 관심을 기대합니다. 주간동아는 앞으로 기회 있을 때마다 관련 기획이나 특집 기사를 통해 은퇴설계 문제를 다룰 것을 약속합니다. 모든 독자의 은퇴설계가 전문가로부터 OK 사인을 받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