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자금 10억 원 만들기.’
재테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얘기다. 은퇴 후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삶을 살려면 10억 원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실상 일반 직장인이 10억 원을 모으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한 달에 몇십만 원 저축하기도 빠듯한 직장인이 태반이다. 그러다 보니 노후에 필요한 자금 규모를 두고 막연한 공포심이 생긴다.
일각에선 금융기관이 노후생활자금 규모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퇴직 시기는 앞당기고, 수명은 늘리고, 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금에 대한 불신을 고조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그 규모를 과장한다고 지적한다.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김동엽 은퇴교육센터장은 “공포심을 활용한 마케팅이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당장 먹고살기 바쁜 서민에게는 노후에 대한 불안감만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편안한 노후를 위해서는 얼마의 자금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은퇴자금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기초 수준의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최소 3억~4억 원은 필요하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가 계산한 노후에 필요한 자금을 살펴보자.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는 먼저 60세에 은퇴한 이후 25년을 더 산다고 가정했다. 이는 60세인 사람의 기대여명이 23.80년(2009년 통계청 생명표)인 데 기인한다. 기대여명이란 특정 연령까지 생존한 사람이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를 예상한 연수다. 또한 물가상승률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평균값인 3%로, 투자수익률은 향후 저금리 현상이 지속될 것을 감안해 세후 연 4%로 봤다.
서울에서 부부 한 달 생활비는 150만 원
최근 국민연금연구원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면 부부가 노후에 기초 수준, 즉 특별한 병이 없는 상태에서 기본 의식주를 해결하며 ‘그럭저럭’ 살아가는 데 필요한 한 달 생활비가 서울의 경우 150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150만 원은 지금 은퇴했을 때 필요한 한 달 생활비며, 은퇴한 다음 해의 생활비는 물가상승률 3%를 반영한 154만5000원이 된다. 또한 생활비로 쓰지 않고 남은 노후자금은 세후 연 4% 수익률로 다시 투자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투자와 소비를 반복하면서 25년을 버티면 4억 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형식적인 정년이 아닌 ‘실질 은퇴연령’을 고려하면 노후준비 자금은 달라진다. 실질 은퇴연령이란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퇴장해 더는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시기를 말한다.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 은퇴연령은 남성 71.2세, 여성 67.9세로 OECD 국가 가운데 멕시코(남 73세, 여 75세)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010년 5월 발표한 ‘통계로 본 베이비붐 세대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에 따르면 생애 가장 오래 근무한 직장에서의 평균 퇴직연령은 남성은 만 55세, 여성은 만 52세다. 결국 정년 후 한국인은 약 16년을 더 일하는 셈이다.
이렇게 정년 후 새로운 일자리를 갖는 시기를 ‘제2의 삶(Second Life)’이라 한다. 정년 후 직업을 갖는 시기는 노후자금 설계에서 상당히 큰 의미를 갖는다. 제2의 직업에서 벌어들이는 수입 덕에 정년 때까지 준비해야 할 노후생활비가 많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새로운 일자리에서 받는 급여가 이전 직장에서 받는 급여에 미치지 못해 저축할 여력이 없다고 해도, 정년 때까지 마련해놓은 노후생활자금을 빼 쓰지 않고 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사례로 자신의 노후를 성급히 예단하기보다, 전문가와 상담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은퇴자금을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포도재무설계 웰스매니지먼트 사업부 임계희 대표는 “실현 가능한 자금을 설정하고,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는 등 대안을 세우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그럼 3억~4억 원에 이르는 자금은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 60세 은퇴까지 20년을 남겨둔 40대 가장이 은퇴 후 서울에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4억 원(현재가치)을 모으려면, 매달 197만 원씩 저축해야 한다. 거금인 만큼 자금을 모으기에 앞서 전략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SC제일은행 삼성PB센터 고독성 부장은 “한국 고유의 재정 환경과 리스크(고령화 급진전, 공적 연금 고갈, 연금 가입 저조, 주택 및 자녀 교육 쏠림 현상)를 고려한 노후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자신이 마련할 수 있는 노후생활 재원부터 찾아보자. 2010년 5월 국민연금 수령자의 평균 연금 수령액은 월 60만~70만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은퇴 이후 매달 60만 원 정도 국민연금을 받는다고 하면, 노후생활자금은 1억6000만 원 정도가 줄어든다. 따라서 서울은 2억4000만 원, 광역시는 1억7000만 원, 도지역은 1억3000만 원만 준비하면 된다.
실현 가능한 노후 재원 찾아라
현재 거주하는 주택의 크기를 줄이거나 매각해 유동화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이다(상자기사 참조). 이렇게 마련한 1억 원을 노후생활자금으로 사용한다면, 매달 91만 원만 저축하면 된다. 여기에 퇴직금에서 5000만 원 정도를 추가 노후자금으로 사용한다면 저축할 돈은 매달 78만 원으로 줄어든다. 개인연금까지 고려하면 노후에 대비한 저축액은 그리 많지 않다.
노후자금이 마련됐다면 이를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은퇴 이후 자산관리는 먼저 적절한 지출과 은퇴자산의 보호에 중점을 둬야 한다. 행복한은퇴연구소 전기보 소장은 “자산을 수익률보다 지출 규모에 맞춰 적절히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균수명보다 오래 사는 데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테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얘기다. 은퇴 후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삶을 살려면 10억 원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실상 일반 직장인이 10억 원을 모으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한 달에 몇십만 원 저축하기도 빠듯한 직장인이 태반이다. 그러다 보니 노후에 필요한 자금 규모를 두고 막연한 공포심이 생긴다.
일각에선 금융기관이 노후생활자금 규모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퇴직 시기는 앞당기고, 수명은 늘리고, 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금에 대한 불신을 고조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그 규모를 과장한다고 지적한다.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김동엽 은퇴교육센터장은 “공포심을 활용한 마케팅이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당장 먹고살기 바쁜 서민에게는 노후에 대한 불안감만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편안한 노후를 위해서는 얼마의 자금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은퇴자금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기초 수준의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최소 3억~4억 원은 필요하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가 계산한 노후에 필요한 자금을 살펴보자.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는 먼저 60세에 은퇴한 이후 25년을 더 산다고 가정했다. 이는 60세인 사람의 기대여명이 23.80년(2009년 통계청 생명표)인 데 기인한다. 기대여명이란 특정 연령까지 생존한 사람이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를 예상한 연수다. 또한 물가상승률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평균값인 3%로, 투자수익률은 향후 저금리 현상이 지속될 것을 감안해 세후 연 4%로 봤다.
서울에서 부부 한 달 생활비는 150만 원
최근 국민연금연구원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면 부부가 노후에 기초 수준, 즉 특별한 병이 없는 상태에서 기본 의식주를 해결하며 ‘그럭저럭’ 살아가는 데 필요한 한 달 생활비가 서울의 경우 150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150만 원은 지금 은퇴했을 때 필요한 한 달 생활비며, 은퇴한 다음 해의 생활비는 물가상승률 3%를 반영한 154만5000원이 된다. 또한 생활비로 쓰지 않고 남은 노후자금은 세후 연 4% 수익률로 다시 투자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투자와 소비를 반복하면서 25년을 버티면 4억 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형식적인 정년이 아닌 ‘실질 은퇴연령’을 고려하면 노후준비 자금은 달라진다. 실질 은퇴연령이란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퇴장해 더는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시기를 말한다.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 은퇴연령은 남성 71.2세, 여성 67.9세로 OECD 국가 가운데 멕시코(남 73세, 여 75세)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010년 5월 발표한 ‘통계로 본 베이비붐 세대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에 따르면 생애 가장 오래 근무한 직장에서의 평균 퇴직연령은 남성은 만 55세, 여성은 만 52세다. 결국 정년 후 한국인은 약 16년을 더 일하는 셈이다.
이렇게 정년 후 새로운 일자리를 갖는 시기를 ‘제2의 삶(Second Life)’이라 한다. 정년 후 직업을 갖는 시기는 노후자금 설계에서 상당히 큰 의미를 갖는다. 제2의 직업에서 벌어들이는 수입 덕에 정년 때까지 준비해야 할 노후생활비가 많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새로운 일자리에서 받는 급여가 이전 직장에서 받는 급여에 미치지 못해 저축할 여력이 없다고 해도, 정년 때까지 마련해놓은 노후생활자금을 빼 쓰지 않고 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사례로 자신의 노후를 성급히 예단하기보다, 전문가와 상담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은퇴자금을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포도재무설계 웰스매니지먼트 사업부 임계희 대표는 “실현 가능한 자금을 설정하고,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는 등 대안을 세우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그럼 3억~4억 원에 이르는 자금은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 60세 은퇴까지 20년을 남겨둔 40대 가장이 은퇴 후 서울에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4억 원(현재가치)을 모으려면, 매달 197만 원씩 저축해야 한다. 거금인 만큼 자금을 모으기에 앞서 전략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SC제일은행 삼성PB센터 고독성 부장은 “한국 고유의 재정 환경과 리스크(고령화 급진전, 공적 연금 고갈, 연금 가입 저조, 주택 및 자녀 교육 쏠림 현상)를 고려한 노후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자신이 마련할 수 있는 노후생활 재원부터 찾아보자. 2010년 5월 국민연금 수령자의 평균 연금 수령액은 월 60만~70만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은퇴 이후 매달 60만 원 정도 국민연금을 받는다고 하면, 노후생활자금은 1억6000만 원 정도가 줄어든다. 따라서 서울은 2억4000만 원, 광역시는 1억7000만 원, 도지역은 1억3000만 원만 준비하면 된다.
실현 가능한 노후 재원 찾아라
현재 거주하는 주택의 크기를 줄이거나 매각해 유동화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이다(상자기사 참조). 이렇게 마련한 1억 원을 노후생활자금으로 사용한다면, 매달 91만 원만 저축하면 된다. 여기에 퇴직금에서 5000만 원 정도를 추가 노후자금으로 사용한다면 저축할 돈은 매달 78만 원으로 줄어든다. 개인연금까지 고려하면 노후에 대비한 저축액은 그리 많지 않다.
노후자금이 마련됐다면 이를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은퇴 이후 자산관리는 먼저 적절한 지출과 은퇴자산의 보호에 중점을 둬야 한다. 행복한은퇴연구소 전기보 소장은 “자산을 수익률보다 지출 규모에 맞춰 적절히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균수명보다 오래 사는 데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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