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창간한 실버넷뉴스(silvernews.or.kr)는 만 55세 이상 노인이 만드는 인터넷 신문이다. 노인 세대와 관련한 질병은 물론 사회정책, 복지제도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교사, 공무원, 교수, 주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노인 기자 150여 명이 무보수로 일한다. 실버넷뉴스 편집국장 김진홍(66) 씨도 그중 한 명이다.
김씨는 30여 년간 금융기관에 몸담았다 1998년 금융위기 여파로 명예퇴직을 했다. 그가 실버넷뉴스 기자로 활동하기 시작한 때는 2007년. 그사이 새 직장에 몸을 담거나 사업을 시작하지 않았다. 그는 “직장생활 동안 건강이 나빠져 한동안 충분히 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금융회사는 실적을 많이 따지는 편이라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렸습니다. 퇴직 후 직장경험을 살려 재취업하거나 사업을 하기보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부담 없이 취미처럼 하면서 지내고 싶었습니다.”
학창시절 꿈 글쓰기 살려
퇴직하고 3년 정도 지났을 무렵, 그는 인터넷에 블로그를 개설했다. 학창시절부터 글쓰기를 좋아해 일기를 꾸준히 써왔지만,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려고 글을 써본 적은 없었다. 더구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글쓰기와는 담을 쌓았다. 하지만 이제 글도 쓰고 이를 블로그에 공개하기로 한 것. 김씨는 “금융회사에 다니면서 컴퓨터나 인터넷 사용법을 이미 익혔기에 블로그를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바둑을 두면서 나눴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 등 주제는 자유로웠습니다. 서서히 사람들이 제 글에 댓글을 달기 시작하자, 글을 쓰는 데서 오는 희열도 느껴지더군요.”
우연히 신문에서 실버넷뉴스와 관련한 기사를 읽은 김씨는 2007년부터 실버넷뉴스 기자로 활동했다. 기자로서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셈. 자신의 글을 좀 더 많은 사람과 나눌 수 있을 뿐 아니라, 글 쓰는 법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은 바람도 있었다.
“지금은 실버넷뉴스에 거의 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실버넷뉴스가 제 인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단순히 글이 좋아 블로그를 시작했지만, 결국 실버넷뉴스 기자가 됐고 지금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자부심은 물론, 즐거움도 느낍니다.”
2008년 3월에 쓴 교통표지판 관련 기사는 기자로서 보람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 그는 우연히 서울 종로구 명륜동 골목길을 가다가 ‘박차’라는 단어가 적힌 교통표지판을 발견했다. 이는 일본어로 ‘자동차가 숙박해도 좋다’는 뜻으로, 교통이 혼잡하지 않은 밤에는 주차해도 좋다는 것이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쓰던 말을 여전히 교통표지판에 썼다는 사실을 비판하는 기사였다”면서 “몇 개월 후 ‘주차금지’라고 쓴 교통표지판으로 교체된 것을 보고 기뻤다”고 회상했다.
그는 실버넷뉴스에서 일반 기자로 활동을 시작해 시민사회부장, 생활건강부장을 거쳐 현재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다른 기자들의 기사를 데스킹하는 일을 하지만, 여전히 기자로서 기사도 쓴다. 그는 주로 여행 관련 기사를 쓰지만 중국어 회화 소개, 최신 시사용어 소개, 영화 리뷰를 쓰기도 한다. 얼핏 노인 세대와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주제 같아 보였다. 그는 “노인이라고 노인들과 관련한 기사만 읽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제가 실버넷뉴스 기자 가운데 중간 정도 연령대에 속합니다. 노인 대부분이 노인 얘기만 다루는 것은 재미가 없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교양, 문화 기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노후자금과 건강 뒷받침이 고마워
김씨는 2~3달에 한 번꼴로 여행을 다녀올 만큼 여행 마니아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데, 노후 시간과 자금의 상당 부분을 여행에 할애한다. 그는 “젊은 시절 하지 못했던 여행을 주로 아내와 함께 다닌다”면서 “여행 중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이나 문제점을 기사로 쓰는 일도 즐겁다”고 말했다.
실버넷뉴스 기자는 무급으로 일한다. 김씨가 이런 조건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것은 노후자금을 탄탄하게 마련해놓은 덕분이다. 그는 국민연금, 개인연금, 임대사업을 통한 수익으로 노후생활을 한다. 임대사업은 퇴직금 일부로 사들인 상가를 세입자에게 월세로 놓아 소득을 올린다. 두 아들을 둔 김씨는 자녀의 교육비와 결혼자금을 퇴직 전에 이미 해결했다.
“아내와 둘이 여행하고, 취미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습니다. 굳이 조언하라고 한다면, 직장에 다니지 않더라도 국민연금 지역가입자 자격으로 국민연금에 꼭 가입하라는 것입니다. 제 아내도 지역가입자로 가입했는데, 지금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한 저는 보험은 들지 못했는데, 보험을 들어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건강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김씨는 2009년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그 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아침마다 걷기 운동을 한다.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등산도 즐긴다. 그는 “운동은 취미가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건강만 지켜도 노후자금을 크게 마련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병원비가 많이 들어가지 않으니까요. 또 몸이 아프면 자식들도 힘들어집니다. 노인들이 하는 말 가운데 ‘9988234’가 있습니다.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2~3일만 앓고 죽자’는 뜻인데, 이 말을 마음에 새기면서 건강에도 신경 씁니다.”
김씨는 앞으로 70세나 80세가 됐을 때 실버넷뉴스에 쓴 여행 관련 기사를 모아 책으로 출간하고 싶다고 밝혔다.
“노인이 되면 사회적으로 소외감을 많이 느낍니다. 실버넷뉴스는 이런 노인들에게 귀 기울이고 그들 처지에서 말하는 신문입니다. 힘이 닿는 한 이곳에서 활동할 겁니다.”
기자로 활동한 이후 생활태도도 많이 변했다. 사람들 앞에서의 옷차림, 언행도 한 번 더 신경 쓰고, 외출할 때는 늘 디지털카메라를 챙긴다. 기삿거리를 찾을 수도 있기 때문.
“직장에 다닐 때 바빠서 하지 못했거나 예전부터 꼭 하고 싶었던 일을 잘 생각해보고 실행하세요. 무엇보다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해보세요. 저는 직장을 다닐 때보다 퇴직 후 인생이 더 행복합니다.”
김씨는 30여 년간 금융기관에 몸담았다 1998년 금융위기 여파로 명예퇴직을 했다. 그가 실버넷뉴스 기자로 활동하기 시작한 때는 2007년. 그사이 새 직장에 몸을 담거나 사업을 시작하지 않았다. 그는 “직장생활 동안 건강이 나빠져 한동안 충분히 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금융회사는 실적을 많이 따지는 편이라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렸습니다. 퇴직 후 직장경험을 살려 재취업하거나 사업을 하기보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부담 없이 취미처럼 하면서 지내고 싶었습니다.”
학창시절 꿈 글쓰기 살려
퇴직하고 3년 정도 지났을 무렵, 그는 인터넷에 블로그를 개설했다. 학창시절부터 글쓰기를 좋아해 일기를 꾸준히 써왔지만,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려고 글을 써본 적은 없었다. 더구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글쓰기와는 담을 쌓았다. 하지만 이제 글도 쓰고 이를 블로그에 공개하기로 한 것. 김씨는 “금융회사에 다니면서 컴퓨터나 인터넷 사용법을 이미 익혔기에 블로그를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바둑을 두면서 나눴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 등 주제는 자유로웠습니다. 서서히 사람들이 제 글에 댓글을 달기 시작하자, 글을 쓰는 데서 오는 희열도 느껴지더군요.”
우연히 신문에서 실버넷뉴스와 관련한 기사를 읽은 김씨는 2007년부터 실버넷뉴스 기자로 활동했다. 기자로서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셈. 자신의 글을 좀 더 많은 사람과 나눌 수 있을 뿐 아니라, 글 쓰는 법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은 바람도 있었다.
“지금은 실버넷뉴스에 거의 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실버넷뉴스가 제 인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단순히 글이 좋아 블로그를 시작했지만, 결국 실버넷뉴스 기자가 됐고 지금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자부심은 물론, 즐거움도 느낍니다.”
2008년 3월에 쓴 교통표지판 관련 기사는 기자로서 보람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 그는 우연히 서울 종로구 명륜동 골목길을 가다가 ‘박차’라는 단어가 적힌 교통표지판을 발견했다. 이는 일본어로 ‘자동차가 숙박해도 좋다’는 뜻으로, 교통이 혼잡하지 않은 밤에는 주차해도 좋다는 것이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쓰던 말을 여전히 교통표지판에 썼다는 사실을 비판하는 기사였다”면서 “몇 개월 후 ‘주차금지’라고 쓴 교통표지판으로 교체된 것을 보고 기뻤다”고 회상했다.
그는 실버넷뉴스에서 일반 기자로 활동을 시작해 시민사회부장, 생활건강부장을 거쳐 현재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다른 기자들의 기사를 데스킹하는 일을 하지만, 여전히 기자로서 기사도 쓴다. 그는 주로 여행 관련 기사를 쓰지만 중국어 회화 소개, 최신 시사용어 소개, 영화 리뷰를 쓰기도 한다. 얼핏 노인 세대와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주제 같아 보였다. 그는 “노인이라고 노인들과 관련한 기사만 읽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제가 실버넷뉴스 기자 가운데 중간 정도 연령대에 속합니다. 노인 대부분이 노인 얘기만 다루는 것은 재미가 없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교양, 문화 기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노후자금과 건강 뒷받침이 고마워
김씨는 2~3달에 한 번꼴로 여행을 다녀올 만큼 여행 마니아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데, 노후 시간과 자금의 상당 부분을 여행에 할애한다. 그는 “젊은 시절 하지 못했던 여행을 주로 아내와 함께 다닌다”면서 “여행 중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이나 문제점을 기사로 쓰는 일도 즐겁다”고 말했다.
실버넷뉴스 기자는 무급으로 일한다. 김씨가 이런 조건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것은 노후자금을 탄탄하게 마련해놓은 덕분이다. 그는 국민연금, 개인연금, 임대사업을 통한 수익으로 노후생활을 한다. 임대사업은 퇴직금 일부로 사들인 상가를 세입자에게 월세로 놓아 소득을 올린다. 두 아들을 둔 김씨는 자녀의 교육비와 결혼자금을 퇴직 전에 이미 해결했다.
“아내와 둘이 여행하고, 취미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습니다. 굳이 조언하라고 한다면, 직장에 다니지 않더라도 국민연금 지역가입자 자격으로 국민연금에 꼭 가입하라는 것입니다. 제 아내도 지역가입자로 가입했는데, 지금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한 저는 보험은 들지 못했는데, 보험을 들어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건강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김씨는 2009년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그 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아침마다 걷기 운동을 한다.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등산도 즐긴다. 그는 “운동은 취미가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건강만 지켜도 노후자금을 크게 마련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병원비가 많이 들어가지 않으니까요. 또 몸이 아프면 자식들도 힘들어집니다. 노인들이 하는 말 가운데 ‘9988234’가 있습니다.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2~3일만 앓고 죽자’는 뜻인데, 이 말을 마음에 새기면서 건강에도 신경 씁니다.”
김씨는 앞으로 70세나 80세가 됐을 때 실버넷뉴스에 쓴 여행 관련 기사를 모아 책으로 출간하고 싶다고 밝혔다.
“노인이 되면 사회적으로 소외감을 많이 느낍니다. 실버넷뉴스는 이런 노인들에게 귀 기울이고 그들 처지에서 말하는 신문입니다. 힘이 닿는 한 이곳에서 활동할 겁니다.”
기자로 활동한 이후 생활태도도 많이 변했다. 사람들 앞에서의 옷차림, 언행도 한 번 더 신경 쓰고, 외출할 때는 늘 디지털카메라를 챙긴다. 기삿거리를 찾을 수도 있기 때문.
“직장에 다닐 때 바빠서 하지 못했거나 예전부터 꼭 하고 싶었던 일을 잘 생각해보고 실행하세요. 무엇보다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해보세요. 저는 직장을 다닐 때보다 퇴직 후 인생이 더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