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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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바꾸는 SNS의 힘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입력2011-02-28 0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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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열풍이 중동 전역을 휩쓸고 있습니다. 이번 중동 민주화 혁명의 일등 공신은 단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입니다. 시민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며 광장으로 뛰어나갔습니다. 이런 중동의 민주화 바람이 중국에까지 불어왔습니다. 마찬가지로 그 과정에서 SNS가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SNS는 중국에서 국가기관들이 하지 못한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중국에선 아직도 억울한 일을 당하면 수도 베이징으로 올라가 탄원을 하는 일이 많습니다. 철거로 보상을 둘러싼 다툼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지방성의 한 주민이 죽음을 당했습니다. 지방 관리들은 단순 사고사로 처리했고, 가족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베이징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베이징에 다다랐을 때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공안들의 무자비한 탄압이었습니다.

    결국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 그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신화닷컴사의 트위터‘Weibo’에 자신들의 사연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많은 트위트리안이 사연에 주목했고, 급기야 의사·교수 등으로 구성된 자발적인 모임이 만들어져 직접 현장조사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공안의 수사과정에서 넘어갔던 의심스러운 점을 하나 둘씩 밝혀냈습니다.

    SNS의 놀라운 힘에 중국 정부는 바짝 긴장한 모습입니다. 외신들이 중국 인터넷을 말할 때 많이 쓰는 단어 중 하나가 ‘Censorship’, 바로 ‘검열’입니다. 중국 인터넷의 검열은 악명 높기로 유명합니다. 현재 중동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이집트, 재스민 등은 중국 인터넷상에선 전혀 찾을 수가 없습니다. 트위터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파룬궁, 달라이 라마, 류 샤오보 등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슈에 대해선 업체가 자체 검열을 합니다. 어떻게든 중국 체제를 흔드는 민주화 바람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를 잘 알기 때문이겠죠.

    세상 바꾸는 SNS의 힘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업체 관계자 스스로도 “워낙 많은 글이 트위터에 올라오니 이것들을 다 걸러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고 토로합니다. 사실 그 많은 중국 누리꾼의 글을 일일이 걸러내겠다는 발상 자체가 우스꽝스럽습니다. 중국 이상으로 폐쇄적인 북한에도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은둔의 김씨 왕조에 SNS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전문가마다 의견이 엇갈립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탄압만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이번 사태에서 뼈저리게 느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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