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은 성공적입니다. 2차 수술까지 마치면 정상인의 70% 정도로 배변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 겁니다.”
1월6일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나영이(가명)의 수술이 진행됐다. 8시간이 넘는 대수술의 집도의는 연세세 의과대 한석주(49) 교수. 한 교수가 소아외과를 전공하게 된 이유는 의사로서의 희열 때문이다. 전공의 2년차 시절, 태어날 때부터 식도가 막힌 아이들이 하루 간격으로 3명이 들이닥쳤다. 꼬박 두 달을 집에도 못 간 채 아이들을 돌봤는데, 전공의 4년차 때 그중 한 명을 우연히 다시 만났다.
“환자를 소독하러 외래를 갔는데 당시 갓난아기였던 꼬마가 멀쩡한 모습으로 방긋 인사를 하더군요. 그때의 감동과 희열을 못 잊어 소아외과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언론에서 나영이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는 직접 수술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라디오에서 나영이 이야기가 흘러나오자 친구가 “넌 뭐 하냐!”라고 던진 한마디에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들었다. 그럼 상태나 한번 보자고 한 것이 수술로 이어졌다. 그는 지난 15년간 소아외과 전문의로 수많은 아이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그의 환자는 대부분 모진 운명을 안고 태어난 아이들이다. 항문이 없는 아이, 담도가 폐쇄돼 간 이식을 받아야 하는 아이, 식도가 막혀 음식을 계속 게워내는 아이 등 ‘선천성 기형’ 환자들이다.
“엄마 배 속에서 병이 생겼다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아팠을 뿐, 태어나서 병을 얻은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선천성 기형이라며 사람 이하로 취급하죠.”
그는 질병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힘든 아이들에게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 너무 가혹하다며 안타까워했다. 회복 가능성이 충분한데도 주위의 시선이 두려워, 또는 이기심 때문에 아이의 수술을 거부하는 부모도 있다.
“어른들은 훨씬 중한 병에 걸려도 온갖 치료법을 강구하면서, 간단한 수술이면 70% 이상 살 수 있는 아이를 그냥 집에 데려가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자녀를 보호하고 잘 양육해야 하는 것이 부모의 의무인데….”
요즘은 그나마 적극적으로 아이를 살리려는 부모가 늘면서 한 교수의 홈페이지에는 자녀의 수술 가능성을 타진하는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한국은 의사와 환자의 거리가 너무 멀어요. 저는 환자와의 소통을 위해 휴대전화 번호도 공개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전화가 걸려와 고민이지만요.(웃음)”
1월6일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나영이(가명)의 수술이 진행됐다. 8시간이 넘는 대수술의 집도의는 연세세 의과대 한석주(49) 교수. 한 교수가 소아외과를 전공하게 된 이유는 의사로서의 희열 때문이다. 전공의 2년차 시절, 태어날 때부터 식도가 막힌 아이들이 하루 간격으로 3명이 들이닥쳤다. 꼬박 두 달을 집에도 못 간 채 아이들을 돌봤는데, 전공의 4년차 때 그중 한 명을 우연히 다시 만났다.
“환자를 소독하러 외래를 갔는데 당시 갓난아기였던 꼬마가 멀쩡한 모습으로 방긋 인사를 하더군요. 그때의 감동과 희열을 못 잊어 소아외과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언론에서 나영이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는 직접 수술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라디오에서 나영이 이야기가 흘러나오자 친구가 “넌 뭐 하냐!”라고 던진 한마디에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들었다. 그럼 상태나 한번 보자고 한 것이 수술로 이어졌다. 그는 지난 15년간 소아외과 전문의로 수많은 아이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그의 환자는 대부분 모진 운명을 안고 태어난 아이들이다. 항문이 없는 아이, 담도가 폐쇄돼 간 이식을 받아야 하는 아이, 식도가 막혀 음식을 계속 게워내는 아이 등 ‘선천성 기형’ 환자들이다.
“엄마 배 속에서 병이 생겼다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아팠을 뿐, 태어나서 병을 얻은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선천성 기형이라며 사람 이하로 취급하죠.”
그는 질병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힘든 아이들에게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 너무 가혹하다며 안타까워했다. 회복 가능성이 충분한데도 주위의 시선이 두려워, 또는 이기심 때문에 아이의 수술을 거부하는 부모도 있다.
“어른들은 훨씬 중한 병에 걸려도 온갖 치료법을 강구하면서, 간단한 수술이면 70% 이상 살 수 있는 아이를 그냥 집에 데려가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자녀를 보호하고 잘 양육해야 하는 것이 부모의 의무인데….”
요즘은 그나마 적극적으로 아이를 살리려는 부모가 늘면서 한 교수의 홈페이지에는 자녀의 수술 가능성을 타진하는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한국은 의사와 환자의 거리가 너무 멀어요. 저는 환자와의 소통을 위해 휴대전화 번호도 공개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전화가 걸려와 고민이지만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