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경제상태, 사람들의 삶, 중국 및 기타 국가와의 관계설정, 비슷하면서도 다른 북한과의 차이에 대해 발빠르면서도 자세히 소개한 기사는 이번 호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덧붙여 북한의 어려운 경제사정과 변화에 대한 로드맵까지 다룬 것은 쿠바가 먼 남쪽 나라의 얘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이웃의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주는 기획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김해 봉하마을 귀향 풍경과 거기서 1박2일 동안 일어난 다양한 현장 이야기들도 흥미로웠다. ‘노사모’ 회원들이 노란 풍선을 달아 퇴임한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한 것이나, 홀가분해진 전임 대통령의 생생하고 솔직한 말들을 중계한 것은 다른 매체에선 볼 수 없었던 내용이다.
재임기간 내내 언론과 대립각을 세웠던 노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로서는 당황스러워할 만한 수준의 호감을 드러내는 글이었던 것 같다. 지난 5년간의 업적 중 가장 잘한 것이 “당선된 것 자체”라는 말이나 가장 보람된 순간이 귀향해 환영받는 “지금 이 순간”이라는 말은 너무 솔직해서 탈이었던 그의 어법이 자유인이 된 순간 빛을 발하는 장면이었다. 그런 점에서 그는 대통령이라는 공적 무게를 지닌 외투를 벗고 점퍼 차림의 노무현 개인일 때 훨씬 더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하지현 건국대 의대 교수·신경정신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