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려진 플라스틱 패트병은 아이들의 물놀이용 튜브가 됐고, 종종 남이 쓰던 것과 헷갈려 새것을 쓰게 되는 일회용 종이컵에는 자신만의 심벌을 새길 수 있도록 했다. 일회용 약봉지는 물을 담을 수 있는 컵으로 활용했고, 의료용 밴드를 테이프 형태로 디자인해 매번 포장지를 떼어내지 않아도 되게 했다. 심지어 폐기된 키보드 부품으로 주사위 게임도 만들었다. 버려지는 것들에 관심을 갖고 재활용(re-cycle)과 오염물질 감량(re-duce)을 재고(re-think)한 결과다.
“디자이너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에 앞서 사회와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사회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거죠.”
그는 “학교수업 대신 공모전에만 파고든 덕분”이라며 겸손해하지만, 한 개의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수개월간의 고민이 필요하다. 공상하기가 취미라는 그는 이번 서울디자인위크 외에도 레드닷 어워드, 스와치 디자인 공모전, 엔시아 화장품 용기 디자인 공모전 등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실력파다.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실생활과 밀접한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이기에” 디자이너를 꿈꿨다는 홍씨는 이미 국내 유수 기업에 취직된 상태로 “휴대전화나 TV 등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제품들의 디자인에 특히 관심이 많다”고 한다.
“단지 예쁘기만 하고 무용한 디자인이 아니라, 디자인에 무감한 사람들에게까지 어필할 수 있는 유용한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앞으로 더 노력해서 세계 유수 디자이너들에게 밀리지 않는 좋은 디자이너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