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대한 집단의 부패에 맞서 싸우다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입은 공익제보자들이 모여서 만든 ‘공익제보자 모임’(공제모) 김승민 간사(34)는 모임을 결성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2004년 12월29일 첫 모임을 한 공익제보자 모임은 포털사이트 다음에 카페(http:// cafe.daum.net/cleanvoice)를 만든 후 회원이 416명으로 늘었다. 비록 모두가 공익제보자들은 아니지만, 카페는 사회를 좀더 맑고, 투명하게 만들기 위한 제보자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있다. 모임에는 이문옥·전 감사원 감사관(대표), 한준수 전 연기군수(고문), 현준희 전 감사원 감사관, 이지문 공익의호루라기를 부는사람들 소장(부대표) 등 낯익은 인사들과 오염혈액 수혈 비리를 밝힌 대한적십자사 직원 4명, 한국산업기술평가원 연구원 3명 등 현재는 모두 17명이 운영진으로 참가하고 있다.
김 간사는 “이들 모두가 현재도 각각 5~14건씩의 소송에 시달리고 있으며, 자신이 밝힌 제보 내용 때문에 물적 정신적 피해를 입고 있다”며 “그러나 비록 완결되지는 않았지만 하나씩 싸워 이겨 이제는 성과를 내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우리카드 등 카드회사들의 불법행위를 금융감독원에 제보했다 금감원이 우리카드에 신원을 알려주는 바람에 동생 김승희씨(32)와 함께 회사를 그만둬야 했던 김 간사는 자신도 카드사와 금감원 측으로부터 명예훼손과 무고죄로 고소당했지만 모두 무혐의 처리됐다. 오히려 감사원의 카드 특별감사에서 제보 사실이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김 간사는 “공익제보자 모임은 제보자들이 서로 돕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새로운 공익제보자들의 발굴과 일반 제보자들의 제보 내용에 대한 법적 조언과 상담, 내부 고발자 보호법 제정 추진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나가기로 했다”며 “제 기능을 잃어버린 부패방지위원회의 입법부 전환 운동이나 부패방지법에 정의된 공익제보의 범위와 제보자의 성격을 민간기업과 민간인으로 확대하는 것도 사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런 취지에 호응, 1% 기부운동을 펼치고 있는 아름다운 재단은 자체 모금운동을 벌여 500만원의 기부금을 이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우리는 시민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기부금을 홈페이지를 만드는 데 쓰기로 했습니다. 시민단체처럼 회원이나 국가로부터 회비나 지원을 받는 것은 공익제보자 활동에 지장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사양하기로 했습니다. 2월3일 청와대에서 있은 부패방지위원회의 부패방지시책 보고회에는 150명의 사회각계 인사가 초청됐지만, 공익제보자들은 단 한 명도 끼지 못했습니다. 부패에 대한 현 정권의 시각과 투명사회를 향한 열망이 아직 바닥 수준이란 것을 증명하는 것이지요. 때문에 몇 만원씩의 모임 운영비는 공익제보자로 인정을 받은 운영위원들만 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김 간사는 “공익제보자 모임이 공익제보로 인정된 제보자의 변호에 실비 지원을 하고, 정신적 고통을 못 이겨 자살한 제보자의 유가족 등 극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는 추가 모금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뜻있는 사람들의 지원을 호소했다.
아름다운 재단 공제모 계좌 162-910001-22937(하나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