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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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최신예 초음속 스텔스 드론, 韓·태평양 미군기지 엿본다

美 추격 위해 드론 전력 강화 박차… 정찰·공격용 이어 태양열 드론 개발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입력2023-05-14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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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전(無偵·WZ)-8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실전 배치한 최신예 초음속 스텔스 무인기(드론)다. 중국군이 보유한 드론 가운데 가장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비밀 병기’다. WZ-8의 실체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방위군 소속 공군 일병 잭 테세이라가 온라인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 채팅방에 유출한 미국 정보기관들의 정보 때문에 드러났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4월 18일 테세이라 일병이 빼낸 정보 가운데 국가지리정보국(NGA)의 기밀문서를 입수했다며 이 문건에 담긴 WZ-8의 위성사진과 함께 한국, 대만을 정찰하고 복귀하는 예상 비행경로 등을 공개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빠른 정찰 드론 WZ-8

    2019년 건군 7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중국군 초음속 스텔스 정찰 드론 WZ-8. [CCTV]

    2019년 건군 7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중국군 초음속 스텔스 정찰 드론 WZ-8. [CCTV]

    NGA는 WZ-8이 한국 서해 일대와 경기 평택·군산·오산기지 등 주한미군 기지를 비롯해 대만 군사기지를 촬영하는 등 정찰 활동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NGA 기밀문서에 따르면 중국 안후이성 루안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전략 폭격기 훙(轟·H)-6M이 자국 동해안까지 날아가 탑재된 WZ-8을 발사하면 WZ-8은 대만이나 한국 영공에 진입해 고도 30.5㎞에서 음속의 3배 속도로 비행해 정찰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루안 공군기지는 중국 상하이에서 내륙으로 560㎞ 떨어져 있으며, 중국군 동부전구 공군이 관할한다. NGA가 갖고 있는 지난해 8월 9일자 위성사진을 보면 WZ-8 2대가 루안 공군기지 활주로에 배치돼 있다.

    WZ-8은 2019년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고, 2021년 9월 광둥성 주하이에서 열린 주하이 에어쇼에도 전시됐다. WZ-8은 중국의 드론 기술을 집약한 첨단 모델로, 태평양 지역에서 미군 군사요충지인 괌까지 정찰할 수 있다. 높은 고도에서 초음속으로 비행할 수 있도록 로켓 추진 방식을 채택했으며, 지구 상공 40㎞에서 마하 4.5 속도로 비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둥펑(東風·DF)-17 미사일뿐 아니라, 대함탄도미사일 DF-26D를 비롯한 다양한 미사일을 유도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항공모함 같은 이동 표적 공격에 필수적인 표적 정보를 실시간 제공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DF-17은 극초음속 활공 비행체(HGV)를 탑재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미사일이기에 미 해군 항공모함을 포함한 한국과 일본의 핵심 군사자산을 무력화할 수 있다.

    WZ-8은 중국항공공업집단공사(AVIC) 산하 청두항공기설계연구소가 개발했다. 길이 11.5m, 날개 길이 6.7m, 높이 2.2m이며, 동체에 전자광학 센서 등 각종 정찰 장비를 적재하고 있다. 또 레이더 반사 면적을 줄이기 위해 매끈한 외형을 하고 있으며 복합소재를 사용해 스텔스 기능이 있다. 이 드론은 고속으로 상승한 다음 탄도미사일과 비슷하게 고도와 속도를 이용해 활강하면서 회수 지점으로 비행한다. 이 드론은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의 무인정찰기 SR-72 블랙버드(마하 6)를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것으로 추정된다. 대만 국책 방산연구소인 국가중산과학연구원의 치리핑 항공시스템 연구 책임자는 “이 드론의 주요 용도는 대만이 아니라 태평양에 있는 미군기지 정찰”이라며 “현재는 정찰용이지만 앞으로 공격용으로 개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딘 청 미국 포토맥 정책연구소 선임 연구원도 “중국이 이런 드론을 실전 배치한 것은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를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려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물론 한국, 일본, 인도 등도 중국군의 드론 전력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가지리정보국(NGA) 기밀문서에 적시된 중국군 초음속 스텔스 드론 WZ-8의 정찰비행 경로. [트위터]

    미국 국가지리정보국(NGA) 기밀문서에 적시된 중국군 초음속 스텔스 드론 WZ-8의 정찰비행 경로. [트위터]

    고고도 장거리 드론 WZ-7, 일본 열도 인근 비행

    실제로 중국군은 드론을 이용해 대만은 물론, 한국과 일본 등 동북아 지역, 남·동중국해 등에서 정찰 활동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대만을 한 바퀴 도는 순회 정찰비행을 일상화하고 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군이 대만 정찰비행에 투입하는 드론은 BZK-005와 TB-001 등이다. BZK-005는 최대 1250㎏ 장비를 싣고 8000m 상공에서 시속 150~180㎞로 날며 40시간 동안 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TB-001은 최대 1000㎏ 장비를 싣고 고도 8000m에서 시속 280㎞ 속도로 35시간 정찰비행을 할 수 있다. 장옌팅 전 대만 공군 부사령관은 “중국군 드론들은 대만군의 주파수 대역(스펙트럼), 레이더 및 무선통신 관련 정보 등을 수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회색지대 충돌사태(평시와 전쟁 사이에 위치한 모호한 수위의 분쟁)를 유발하기 위해 드론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2021년 중국 주하이 에어쇼에서 공개된 중국군 고고도 장거리 정찰 드론 WZ-7. [CCTV]

    2021년 중국 주하이 에어쇼에서 공개된 중국군 고고도 장거리 정찰 드론 WZ-7. [CCTV]

    중국군은 또 고고도 장거리 드론 WZ-7을 일본 열도 인근까지 투입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WZ-7은 일본 오키나와 본섬과 미야코섬 사이 상공을 비행하는 등 동중국해 일대에서 정찰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판 글로벌 호크’로 불리는 WZ-7의 비행고도는 2만m에 달해 지대공미사일로 요격이 어렵고, 10여 시간 비행할 수 있다. 길이 14.33m, 날개 너비 24.86m, 높이 5.41m로 미국의 고고도 무인 정찰기 글로벌 호크보다 작지만 순항속도가 시속 750㎞, 작전 반경이 2400㎞에 달한다. WZ-7은 정보 수집과 전파 교란 기능을 갖췄다. 적의 레이더 혹은 전파시스템이 발견되면 전파 교란 기능을 작동시켜 적의 정보 능력을 약화한다.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 국방안전연구원의 쑤쯔윈 선임 연구원은 “중국군이 드론으로 일본 열도 인근까지 정찰하는 것은 체계적인 장거리 훈련을 하는 것”이라며 “중국군이 앞으로 본격적인 드론 전쟁에 대비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격용 드론 대거 실전 배치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방위성 간부의 말을 인용해 최근 들어 중국군 드론이 동중국해 상공에서 거의 매일 확인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긴급 발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항공자위대는 2015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15회 긴급 발진했는데, 이 가운데 80%인 12회가 2021년 8월 이후 이뤄졌다. 일본 항공자위대는 자국 영공으로 다가오는 비행체의 경로를 분석해 영공 침범 우려가 있을 때 긴급 발진한다.

    2021년 중국 주하이 에어쇼에서 공개된 중국군 초음속 고고도 스텔스 공격용 드론 GJ-11. [위키피디아]

    2021년 중국 주하이 에어쇼에서 공개된 중국군 초음속 고고도 스텔스 공격용 드론 GJ-11. [위키피디아]

    중국군은 공격형 드론도 대거 개발해 실전 배치하고 있다. 중국군이 보유한 공격용 드론 가운데 최신예 기종은 초음속 고고도 스텔스 드론인 공지(攻击·GJ)-11이다. ‘리젠’(利劍: 날카로운 검)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GJ-11은 날개가 14m나 되고 2t에 달하는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특히 GJ-11은 레이더에 쉽게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세계 3번째로 갖췄다. 중국 국영 CCTV는 중국군이 GJ-11과 젠(殲·J)-20 스텔스 전투기가 함께 전투 임무를 수행하는 윙맨(wingman) 연구를 시작했다면서 컴퓨터그래픽을 사용해 J-20 전투기와 GJ-11로 추정되는 드론이 함께 비행하는 모습을 방영했다. CCTV는 J-20 조종사 2명 중 뒷자리에 앉은 조종사가 드론을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미래戰 승패는 드론이 좌우”

    중국의 윙맨 연구는 미국이 진행 중인 NGAD (Next Generation Air Dominance: 차세대 공중지배)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6세대 전투기 개발의 일환으로 NGAD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NGAD 개발이 완료, 실전 배치되면 미국이 전 세계 제공권을 장악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쑹중핑 중국 군사 전문가는 “중국이 미국의 NGAD 프로젝트를 도입하기 위해 J-20 복좌 모델을 만들었다”며 “미래 전투에서 무인 드론이 유인 전투기를 대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드론 제작 기술은 상당한 수준이다.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란, 이라크, 카자흐스탄 등 10여 개국에 정찰 및 공격용 드론을 수출하고 있다. 중국의 민간용 드론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중국 DJI(大疆創新)는 세계 최대 민간용 드론 제조업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DJI를 비롯해 중국의 26개 드론 제조업체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에 1200만 달러(약 160억 원) 규모의 각종 드론과 부품을 수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군 최초 태양열 정찰 드론 치밍싱-50. [China Daily]

    중국군 최초 태양열 정찰 드론 치밍싱-50. [China Daily]

    중국은 미국을 추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드론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중국이 지난해 9월 태양열 정찰 드론 치밍싱(启明星)-50을 개발한 것도 대표적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날개 길이가 50m에 달하는 이 무인 정찰 드론은 최대 비행 가능 고도가 20㎞나 된다. 중국은 미국 헬리오스와 영국 제퍼에 이어 태양열 드론을 보유한 세 번째 국가가 됐다. 중국은 또한 사람이 직접 운용하지 않고 인공지능(AI)에 의해 스스로 지정한 목표를 타격하는 첨단 드론 기술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드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요한 무기라는 것이 입증됐다. 이에 따라 “미래전 승패는 드론으로 좌우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이 중국의 드론 전력 강화 전략을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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