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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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Z세대는 “어디서 노느냐”고 물으신다면…

[김상하의 이게 뭐Z?] 서울 을지로, 신당동, 여의도 더현대가 핫 플레이스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3-05-1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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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 는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딱잘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요즘 뭐가 유행이야?”만큼 자주 듣는 말이 “요즘 어디서 놀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울지하철 1호선 용산역과 4호선 삼각지역 사이에 있는, 내추럴 와인을 파는 와인바 골목이 유행했다. 일명 ‘용리단길’이다. 최근에는 서울 도산공원, 성수동을 거쳐 신당동으로 핫 플레이스가 바뀌고 있다. 다만 유행이 지났다고 해서 Z세대가 그 장소에 아예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평소 선호하는 브랜드의 팝업스토어가 열리거나 좋아하는 영화가 재상영된다고 하면 ‘한물간’ 느낌이 드는 곳이라도 반드시 찾아가는 게 Z세대다. 확실한 콘텐츠만 있다면 주기적으로 특정 장소를 방문한다는 뜻이다.

    # 노상의 계절이 돌아올 때면, 을지로

    서울 을지로 타코 전문점 ‘올디스타코’. [올디스타코 인스타그램]

    서울 을지로 타코 전문점 ‘올디스타코’. [올디스타코 인스타그램]

    4~5월에 빠질 수 없는 장소를 고른다면 단연 한강과 을지로다. 이 계절이 아니면 밖에서 무언가를 먹고 마시며 노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며 한강에서 각종 행사와 축제가 다시 열리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가 따뜻해진 날씨와 맞물려 한강에서 나들이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한강만큼 노상을 즐기기 좋은 장소가 을지로다. 분위기 있는 노포와 야외 테이블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힙지로’로 불리던 예전 느낌은 사라졌지만 이 계절에는 여전히 을지로를 찾는 사람이 많다. 여기에 더해 얼마 전부터 을지로를 다시 핫 플레이스로 끌어올리고 있는 가게도 하나 있다. 바로 타코 전문점 ‘올디스타코’다. 가본 사람들의 후기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멕시코 현지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노상의 계절이 찾아온 것은 물론, 올디스타코 같은 가게 덕에 Z세대가 다시 을지로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 앞으로 최소 3개월은 주목, 신당동

    신당동 칵테일 바 ‘주신당’ 내부와 외관. [주신당 인스타그램]

    신당동 칵테일 바 ‘주신당’ 내부와 외관. [주신당 인스타그램]

    신당동은 사실 Z세대인 필자에게도 익숙한 동네는 아니다. 지인들과의 단톡방에 “요즘은 신당이래”라는 말이 올라왔을 때 “신당이 어디야?” 했을 정도다. 그러다 한 가게 사진을 보고서야 ‘아, 여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신당동의 힙한 술집들이 자주 눈에 띄는데, 그중 하나가 신당(神堂)을 콘셉트로 한 칵테일 바 ‘주신당’이다. 십이지신을 테마로 가게를 꾸며놓아 문을 열고 들어갈 때부터 진짜 신당(神堂)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런 특징 때문에 요즘 신당동에서 꼭 가봐야 할 술집으로 손꼽히고 있다. 옛날부터 점집이 많은 신당동의 지역적 특색을 잘 살려 더 사랑받는 것 같다.

    SNS에서 이 가게에 갔다는 걸 인증하는 Z세대도 많이 볼 수 있다. 때문에 누군가 “요즘 Z세대는 어디서 노느냐”고 묻거나 Z세대를 타깃으로 신규 브랜딩을 해야 한다면 앞으로 최소 석 달은 신당동을 주목하라고 말하고 싶다.

    # 꾸준히 찾아갈 수밖에 없는, 더현대

    주얼리 브랜드 ‘스톤헨지’와 패션 브랜드 ‘김씨네 과일가게’의 컬래버레이션. [스톤헨지 인스타그램]

    주얼리 브랜드 ‘스톤헨지’와 패션 브랜드 ‘김씨네 과일가게’의 컬래버레이션. [스톤헨지 인스타그램]

    서울에 사는 Z세대 중 여의도 더현대를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접근성이 뛰어난 건 아니지만, 더현대가 매달 새롭게 선보이는 콘텐츠 때문에 안 갈래야 안 갈 수 없는 것이다. 다양한 브랜드 팝업으로 오픈 초기의 화제성이 꾸준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비슷한 장소로는 도산공원, 성수동이 있다. 세 곳 모두 방문객들에게 ‘지난달에 왔을 때는 A 브랜드의 팝업이 진행 중이었는데, 이번에는 B 브랜드의 팝업이 문을 열었네’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계속 와도 재밌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쇼핑몰이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한다. 얼마 전 롯데백화점은 국내 유명 아티스트 ‘그라플렉스(GRAFFLEX)’와 협업해 명동 롯데영플라자 외관과 명동 거리를 톡톡 튀는 그래픽으로 꾸몄다. 여러 쇼핑몰에 입점한 주얼리 브랜드 ‘스톤헨지’는 현재 MZ세대 사이에서 인기 있는 패션 브랜드 ‘김씨네 과일가게’와 함께 만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밖에 최근 빅뱅 지드래곤은 자신의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PEACEMINUSONE)’ 행사를 삼청동 와인바 ‘온6.5’에서 진행했다. 행사에는 초대받은 소수 인원만 참석할 수 있었지만 이후 같은 공간을 경험하고자 그 가게를 찾는 Z세대가 급증했다. 장소와 공간이 살아남아 꾸준히 생명력을 갖기 위해서는 결국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다. 쇼핑몰에 물건을 사러 가는 사람보다 팝업 등 콘텐츠를 향유하러 가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점은 이제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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