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비만치료제 기대감에 치솟았던 삼천당제약, 하한가 직행 ‘황제주’ 반­납 

하루 만에 시가총액 8조 증발… 주가조작 의혹까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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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6-04-02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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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천당제약 본사. 삼천당제약 제공

    삼천당제약 본사. 삼천당제약 제공

    먹는 비만·당뇨치료제 제네릭(복제약) 기대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올랐던 삼천당제약이 3월 31일 하한가를 기록하며 황제주(주당 가격이 100만 원 이상) 지위를 반납했다(그래프 참조). 삼천당제약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5만5000원(29.98%) 하락한 82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3월 25일 111만5000원으로 황제주 자리에 오른 지 4거래일 만이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27조7736억 원에서 19조4462억 원으로 쪼그라들며 하루 만에 8조 원이 증발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삼천당제약 주가가 하루 만에 급락하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이라고 해석했다. 전날 회사가 공시한 미국 파트너사와의 라이선스 계약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시장이 ‘주가 상승 호재’가 아닌 ‘상승 재료 소멸’로 반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후 한 블로거가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지고 이에 대해 회사가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주가상승률 409.25%

    삼천당제약 주가는 올해 들어 3월 30일까지 409.25% 올랐다. 1월 2일 23만2500원으로 출발한 주가가 118만4000원(장중 최고 123만3000원)까지 급등한 배경에는 세계 최초 경구용 인슐린(리벨서스 복제약)과 비만치료제(위고비 복제약)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한다. 1943년 설립된 중견제약사 삼천당제약은 2019년부터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 복제약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2024년 먹는 비만·당뇨치료제 개발 소식을 전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삼천당제약은 먼저 2024년 3월 미국 글로벌 제약사와 경구용 GLP-1 비만치료제(노보노디스크의 주사형 GLP-1 비만치료제와 동일한 세미글루타이드 성분)에 대한 독점 판매 가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또 같은 해 6월에는 일본 주요 제약사와 경구용 GLP-1 비만치료제와 당뇨치료제 복제약 독점 판매 가계약 소식을 전했다. 그 덕분에 삼천당제약 주가는 2024년 한 해 동안 7만7300원에서 14만8500원까지 92.11% 상승했다. 

    세계 최초 경구용 인슐린과 비만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은 2025년을 거치며 더욱 커졌다. 삼천당제약은 2025년 3월 노보노디스크에서 개발해 판매 중인 리벨서스 복제약 출시를 위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리벨서스는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당뇨치료제로만 허가를 받은 상태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리벨서스 복제약에는 주사제를 경구제로 전환하는 플랫폼 기술인 S-PASS가 사용됐다. 오리지널이 세미글루타이드를 경구용으로 전환하는 데 사용한 SNAC 물질 대신 S-PASS 기술을 활용해 제형 특허를 회피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리지널 제품의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시점인 2026년부터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며 당뇨 적응증은 2026년, 비만 적응증은 2027년 허가를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삼천당제약은 올해 3월 19일 경구 인슐린의 유럽 임상 1·2상 시험계획서(IND) 제출을 완료했다고 공시했고, 이후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주주 서한을 통해 “며칠 내로 회사 체급을 완전히 바꿀 중대한 소식을 전해드릴 것”이라고 밝혀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당시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천당제약의 경구 인슐린 공시와 관련해 “임상 결과는 연말에 확인 가능할 전망”이라며 “성공한다면 세계 최초 경구 인슐린 개발 성공에 가까워져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가조작 의혹 제기 블로거 등 법적 조치 예고

    삼천당제약은 3월 30일 주주총회에서 자체 플랫폼 S-PASS를 활용한 먹는 인슐린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기존 주사형 인슐린을 대체할 수 있다는 설명도 내놨다. 또 먹는 비만약 개발을 통해 원가를 낮추고 해외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날 정규장이 마감된 후 미국 파트너사와 약 1억 달러(약 1500억 원) 규모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과 향후 판매 수익의 90%를 확보하는 조건으로 독점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하자 상황이 반전됐다. 계약 규모가 지나치게 작은 데다, 계약 상대방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상업화가 어려울 경우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조건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삼천당제약은 하한가를 기록한 3월 31일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파트너사와의 계약 내용과 관련해 “1500억 원은 이번 계약의 전체 규모가 아니라 마일스톤이며, 파트너사가 예상한 계약 기간 매출은 15조 원으로 삼천당제약은 그중 순이익의 90%를 수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한 블로거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업무 방해 등으로 고발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또한 4월 1일에는 ‘주주가치 훼손 행위에 대한 삼천당제약 최종입장 긴급 공지’를 게재해 “(허위 사실을 악의적으로 유포한) 특정 증권사 및 해당 애널리스트에 대한 민형사상 법적 조치에 즉각 착수한다”고 밝혔다. 전날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제네릭 등록을 위해서는 추가 임상을 해야 한다”고 말한 내용에 대한 반박이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3월 31일 영업실적 등에 관한 전망 또는 예측 공정 공시 미이행으로 삼천당제약에 대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공시했다. 이에 대해 삼천당제약은 4월 1일 “당사의 200여 개 제품 중 단 1개 제품(아일리아)의 이익 전망이 기사화된 것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삼천당제약은 하한가로 직행한 다음 날인 4월 1일에도 하락세를 이어가며 74만4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천당제약은 지난해 매출 2318억 원, 영업이익 85억 원, 당기순이익 120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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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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