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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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불닭’ 파는 자판기도 있어요” 미국 찍고 유럽 상륙한 K-라면 열풍 

상반기 유럽 수출액 껑충… K-콘텐츠 인기에 K-화장품 매출도 고공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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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입력2026-07-14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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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라이프치히 한 식료품점에 한국 라면이 진열된 가운데(왼쪽) 현지인이 해당 가게에 마련된 라면 조리 기계에서 삼양식품의 ‘까르보 불닭볶음면’을 조리하고 있다. 틱톡 ‘withdaniela’ 계정 캡처

    독일 라이프치히 한 식료품점에 한국 라면이 진열된 가운데(왼쪽) 현지인이 해당 가게에 마련된 라면 조리 기계에서 삼양식품의 ‘까르보 불닭볶음면’을 조리하고 있다. 틱톡 ‘withdaniela’ 계정 캡처

    “독일에서 한국 라면이 정말 인기가 많다. 라면을 사서 직접 끓여 먹을 수 있게 ‘한강 라면 기계’를 설치해둔 가게도 생겼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을 파는 자판기도 봤다. 현지인들이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을 통해 한국 라면을 접한 뒤 한 번 먹어보고는 빠져드는 것 같다.”(30대 재독 한국인 A 씨)

    “농심 신라면 매운맛을 좋아한다. 독일 거의 모든 동네 슈퍼마켓에서 살 수 있어 한 달에 한 번은 먹는다. 한국 화장품도 유럽에서 평판이 굉장히 좋다. 나도 얼굴에 발랐을 때 하얗게 뜨지 않는 한국 선크림을 좋아한다.”(20대 독일인 B 씨)

    독일에 사는 이들이 7월 8일 전한 현지 분위기다. 기자와 메신저로 소통한 이들은 “주변에서 한국 라면을 즐기는 유럽인을 많이 봤다” “한국 화장품은 비싸지만 사용 후기가 좋아 앞으로 더 대중화될 것 같다” 등 한국 제품의 인기를 증언했다.

    對유럽 수출액 화장품 64%, 라면 48%↑

    유럽에서 한국 라면과 화장품 매출 확장세가 심상치 않다. 세계에서 한국 라면을 가장 많이 사들이는 나라는 중국이지만, 매출 확대 속도 면에서는 유럽이 중국을 앞서기 시작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대중(對中) 2억1760만 달러(약 3304억 원), 대미 1억7530만 달러(약 2661억 원), 대유럽 1억5030만 달러(약 2282억 원)다. 이 중 대유럽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7.5% 급증하면서 수출 증가율 기준으로는 중국(34.9%)과 미국(24.4%)을 추월했다.

    매출 확대를 이끈 것은 단연 삼양식품 불닭 브랜드다. 삼양식품의 올해 1분기 유럽법인 매출은 77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15% 급증했다. 크림과 치즈 등에 익숙한 지역 특성상 ‘까르보 불닭볶음면’과 ‘크림까르보 불닭볶음면’ 인기가 높다는 게 삼양식품 측 설명이다. 농심 유럽법인 매출은 지난해 2분기 92억 원, 3분기 237억 원, 4분기 284억 원, 올해 1분기 372억 원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화장품 분야 매출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올해 유럽은 한국 화장품 최대 수출 지역이 될 전망이다. 2024년 중국에서 2025년 미국으로 최대 수출국이 바뀐 지 1년 만이다. 삼성증권의 화장품 수출 데이터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유럽 매출은 13억2100만 달러(약 2조7억 원)로 대미 11억2400만 달러(약 1조7023억 원), 대중 8억4600만 달러(약 1조2813억 원)보다 높았다.

    최근 매출 확대에 가속도도 붙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 증가율이 올해 1분기 55.1%에서 2분기 70.5%로 높아진 것이다(그래프1 참조). 6월 기준 유럽에서 한국 화장품이 가장 많이 팔린 나라는 러시아(4900만 달러·약 746억 원)다. 폴란드(4300만 달러·약 655억 원), 영국(3900만 달러·약 594억 원), 네덜란드(2900만 달러·약 441억 원), 독일(1100만 달러·약 167억 원), 프랑스(1100만 달러)가 뒤를 이었다.

    한국 화장품과 라면이 유럽에서 인기를 끈 데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과 틱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이 크다. 한국 콘텐츠와 함께 한국 제품들이 유럽에 알려지면서 광고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국내 업체들이 현지 법인을 세우고 물류센터와 판매망을 적극 관리한 전략도 유효했다. 삼양식품과 농심은 각각 2024년 7월과 지난해 3월 네덜란드에 유럽법인을 설립했다. 한국 화장품 전문 유통사 실리콘투는 2023년 1월 폴란드 법인을 시작으로 네덜란드,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 유럽 각지에 현지 법인을 세웠다. 또 최근 물류 처리 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폴란드 내 물류센터 규모를 기존 4000평(약 1만3223㎡)에서 6000평(약 1만9834㎡)으로 확장하기로 했다.

    유럽의 주요 오프라인 소매점에 입점을 확대한 것도 매출 증가 배경으로 꼽힌다. 농심은 2024년 6월부터 프랑스 1·2위 대형마트 ‘르클레르’와 ‘까르푸’에서 ‘너구리’ ‘순라면(채식라면)’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삼양식품도 2024년 7월 유럽법인 설립 이후 영국 테스코, 독일 레베, 네덜란드 알버르트헤인 등 주요 대형마트에 입점했다.

    온라인에서 주로 판매하던 화장품도 지난해부터는 더글라스 등 유럽 대형 뷰티 편집숍 매대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박종대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K-뷰티 전문 편집숍이 생기는 등 유럽 내 오프라인 판매망이 확장되고 있다”며 “화장품의 온라인 구매가 많은 한국과 달리 유럽 주요 국가는 오프라인 구매 비중이 85% 수준이라 오프라인 소매점 입점 효과는 예상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틱톡으로 K-제품 인지도↑

    한국 화장품과 라면의 유럽 매출은 향후 더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 유럽법인 매출은 지난해 1830억 원에서 올해 3000억 원으로 약 64%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래프2 참조). 농심 유럽법인 매출은 지난해 613억 원에서 올해 1000억 원으로 약 63%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대유럽 화장품 수출 증가율이 하반기에도 70~80%대를 유지할 것이라 본다. 박종대 수석연구위원은 “업계 동향을 보면 유럽에서의 화장품 매출 확대 흐름이 강력해 올해 대유럽 수출액이 얼마나 커질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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