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다이렉트 메시지(DM)로 제품 효과를 전달하는 화장품 광고를 쉽게 볼 수 있다. “암세포를 죽이는” 등 의약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문구를 사용한다. 인스타그램 캡처
한 모델링팩의 효능을 광고하는 인스타그램 릴스. “피부 속 모낭염균을 빼주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암이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한다”고 주장하면서 영상 속 제품이 궁금하면 자신을 팔로한 뒤 댓글을 남기라고 한다. 댓글을 쓰자마자 1분도 채 안 돼 다이렉트 메시지(DM)가 왔다. 상세한 제품 정보를 알려주며 “암세포를 죽이는” “모공 속 세균도 박멸” 등과 같이 성능을 부연한다. 게시물 내용보다 한층 더 노골적인 표현이다.
이는 최근 인스타그램 릴스와 유튜브 쇼츠를 통해 번지는 새로운 화장품 광고 유형이다. 화장품법을 위반하는 광고 문구를 사용하지만 드러나지 않는 DM으로 전달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단속망도 피해간다.
보톡스 효과에 아토피 완화까지?
이런 형태의 광고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 다른 크림 광고는 “제품을 사용하면 잔주름과 꺼진 부분을 채울 수 있다”며 자신의 지인들이 제품을 사용하고 필러와 보톡스를 끊었다고 ‘시술급’ 효과를 장담했다. 마찬가지로 댓글을 남기자 DM에서는 아예 “지방 이식 크림”이라며 홍보를 이어갔다.그렇다면 실제로 화장품이 암세포를 죽이거나 피부과 시술만큼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정답은 ‘아니요’다. 현행 화장품법 제13조에 따르면 의약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표시나 광고는 엄격히 금지된다. 화장품은 인체에 대한 작용이 경미한 물품으로 정의되며, 미백이나 주름 개선 인증을 받은 기능성 화장품조차 의학적 치료를 목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결국 이런 광고들이 내세운 효능은 모두 근거 없는 허위·과장 광고인 것이다.

다이렉트 메시지(DM)로 제품 효과를 전달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화장품 광고. 의약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문구를 사용한다. 인스타그램 캡처
이런 폐쇄적인 공간에서 화장품은 어느새 ‘약’으로 둔갑한다. 아토피나 만성 염증성 피부병인 건선 등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피부 질환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제품을 아예 ‘상비약’이라고 포장해 광고하는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반 소비자는 이 같은 분류 기준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의약품으로 오인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법망 비웃는 챗봇 광고
문제는 개인 간 메시지를 통한 허위 광고 단속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행정기관에서 개인 간 메시지를 일일이 모니터링하거나 단속하는 데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피해가 발생해 소비자가 직접 제보하기 전까지는 제재할 방법이 사실상 없는 셈이다. 실제로 식약처가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허위 광고 점검 결과 가운데 DM을 통한 적발 사례는 아직까지 한 건도 없다.단속에 걸리더라도 처벌 수위가 낮다는 점도 문제다. 허위·과장 광고로 적발될 경우 화장품법 시행규칙에 따라 해당 품목 판매 정지 등 행정처분이 내려지지만 통상 2~3개월 정지되는 데 그친다. 위반 사실 역시 식약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 ‘의약품 안전나라’에 6개월가량 공시되고 나면 삭제된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산업학과 교수는 이런 실태에 대해 법이 변칙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사각지대라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지만, 개인 간 정보 공유로 비쳤을 때 제재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도 사실”이라면서 “정부의 현 모니터링 시스템 개편이 시급하며 소비자 역시 피해 사실을 적극 공유해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