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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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키우고 생성형 AI 더했다” 확 달라진 현대 아반떼

[조진혁의 Car Talk] 2026 부산모빌리티쇼 첫 공개… 제네시스는 ‘럭셔리 고성능’ 비전 제시

  • 조진혁 자유기고가

    입력2026-07-10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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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가 ‘2026 부산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한 아반떼 완전 변경 모델. 현대차의 새 디자인 언어인 ‘아트 오브 스틸’을 적용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2026 부산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한 아반떼 완전 변경 모델. 현대차의 새 디자인 언어인 ‘아트 오브 스틸’을 적용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모터쇼는 자동차를 중심에 둔다. 모빌리티쇼의 중심은 쓰임새다. 자동차가 이동 수단을 넘어 서비스의 기반이 되고, 공간이 되고, 비즈니스 모델이 되는 순간 전시 문법도 바뀐다. 7월 5일 막을 내린 ‘2026 부산모빌리티쇼’는 바로 이 점을 실감케 하는 자리였다.  

    2026 부산모빌리티쇼의 주인공은 신형 아반떼였다. 아반떼는 오랫동안 한국인에게 ‘첫 차’의 상징이었다. 그만큼 친근한 차가 6년 만에 완전 변경 모델로 돌아왔으니 시선이 몰릴 수밖에 없다. 이번 모델은 차체를 키우고, 낮고 넓은 비례를 강조했으며, 현대차의 새 디자인 언어인 ‘아트 오브 스틸’을 적용했다. 전면부의 H 형상 주간주행등, 강한 펜더, 리프트업 플러시 도어 핸들, 중형차에 가까워진 실내 공간 등은 아반떼가 정형화된 준중형 세단 이미지에서 조금 멀어졌음을 보여줬다. 

    차량의 하드웨어 못지않게 흥미로운 부분은 소프트웨어였다.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와 생성형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글레오 AI를 적용했다. 현장에서는 자연어 명령 시연이 이뤄졌다. “가까운 맛집 찾아줘” 하면 차량이 목록을 제시하는 식이다.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으로의 변화가 아반떼급 모델까지 도달한 것이다. 예전 아반떼가 ‘부담 없는 세단’이었다면, 새로운 아반떼는 자동차의 디지털 기기 전환을 실증하는 모델이었다.

    생활 도구가 된 자동차

    신형 아반떼의 존재감은 전시 전체 성격을 규정했다. 2026 부산모빌리티쇼에서는 흔히 모터쇼의 쾌감으로 여겨지는 것, 그러니까 완전히 새로운 차가 연달아 공개되는 다이내믹한 쇼는 펼쳐지지 않았다. 현장의 많은 차가 이미 온라인이나 별도 행사에서 공개된 것들이었다. 관람객은 전시장에 오기 전 이미 각 차량의 디자인, 제원, 가격, 영상 리뷰를 접했다. 그러니 관심사는 자연스레 ‘확인’으로 옮겨갔다. 이번 행사장을 찾은 이들은 여러 부스를 돌아보며 차의 실제 크기, 시트 감각, 디스플레이 반응 등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경험 자체를 즐기는 듯했다. 

    기아의 목적기반차량(PBV) PV5도 이런 변화를 명확하게 보여줬다. PV5는 이번 행사에서 새 전기 밴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패신저 7인승, 프라임, 카고 하이루프 등으로 라인업을 세분화했다. 또 AI 순찰차, 모바일 뱅크, 이동형 펫 팝업스토어, 바이크 수송차 등 협업 모델도 함께 선보였다. 과거 모터쇼가 자동차를 욕망의 대상으로 전시했다면, PV5는 자동차를 일과 생활의 도구로 보여줬다.



    ‘2026 부산모빌리티쇼’ 제네시스 부스에 전시된 GMR-001 하이퍼카 디자인 모델. 현대자동차 제공

    ‘2026 부산모빌리티쇼’ 제네시스 부스에 전시된 GMR-001 하이퍼카 디자인 모델. 현대자동차 제공

    제네시스 부스는 다소 다른 분위기였다. 마그마 GT 콘셉트와 GMR-001 하이퍼카 디자인 모델은 제네시스가 앞으로 어떤 브랜드가 되고 싶은지 웅변했다. 특히 제네시스가 6월 세계 최고 권위 내구 레이스 대회인 프랑스 ‘르망 24시’를 완주한 직후라는 게 중요하다. 그 영향으로 현장에는 모터스포츠 서사가 강하게 작동했다. 심레이싱 체험존이 마련됐고, 참여자들은 랩타임을 겨루며 모터스포츠 분위기를 몸으로 받아들였다. 

    이 부스에서 중요한 것은 차 한 대의 판매 가능성이 아니라, 제네시스가 럭셔리와 고성능을 어떻게 연결하려는가였다. 마그마 GT 콘셉트는 낮은 전면부, 넓은 펜더, 미드십 비율, 보트 테일 형태의 후면으로 그랜드 투어러의 감각을 강조했다. GMR-001 하이퍼카 디자인 모델에는 제네시스의 두 줄 디자인과 주황색 마그마 컬러, 태극기와 한글 마그마 같은 요소가 들어갔다. 제네시스는 아직 포르쉐나 페라리처럼 오랜 모터스포츠 역사를 가진 브랜드가 아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기록보다 서사다. 르망 완주, 마그마 라인업, 하이퍼카 디자인 모델은 그 서사를 쌓기 위한 첫걸음이다. 

    하이브리드차 경쟁력 제시한 BYD

    한편 비야디(BYD)는 이번 부산 모빌리티쇼에서 국내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씨라이언 6 DM-i를 공개하고 사전계약에 들어갔다. 화제는 가격이었다. 전륜구동 모델의 권장소비자가격이 375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국내 완성차 브랜드에 불편한 신호다. 중국 브랜드의 전동화 공세가 더 거세질 것이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BYD는 전기차뿐 아니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가격 경쟁력 등 여러 무기를 들고 한국시장의 현실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전동화 시대 차량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건 소비자가 실제로 살 수 있는 가격인지, 충전 부담을 얼마나 줄였는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중간 지대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지 등이다. BYD 부스가 화제를 모은 건 바로 그 현실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BMW와 MINI도 2026 부산모빌리티쇼의 한 축을 맡았다. BMW 코리아는 BMW, MINI, BMW 모토라드 등 총 13개 모델을 전시했다. 7시리즈 네로 루쏘 에디션은 국내 최초 공개 모델이었고 차세대 순수전기 SUV iX3, 고성능 전기 플래그십, MINI의 전동화 모델들도 함께 전시됐다. BMW의 참여는 부산 모빌리티쇼에서 수입차 브랜드의 존재감을 지탱하는 역할을 했다. 

    이번 행사가 끝난 뒤 남은 과제는 완성차 브랜드들의 참여 저조다.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BMW·MINI, BYD,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램 등이 부스를 차렸다. 주요 완성차 브랜드가 대거 모여 경쟁을 벌이던 과거와는 거리가 있는 풍경이었다. 모터쇼, 모빌리티쇼를 찾는 관람객은 산업 전체의 지형을 한눈에 보고 싶어 한다. 앉아보고, 만져보고, 비교하는 경험. 그 기본값이 약해지면 쇼의 힘도 줄어든다. 

    최근 자동차 행사 체질이 바뀌고 있다. 신차 공개는 온라인 생중계로 가능하고, 브랜드가 직접 여는 팝업과 시승 행사 등이 더 소구력이 높다.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는 모터쇼보다 빠르게 디자인과 사양을 퍼뜨린다. 이제 브랜드는 대형 부스 설치에 막대한 비용을 쓰는 대신, 자신만의 공간과 시간을 택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세계적 흐름이다. 한때 세계 5대 모터쇼로 불리던 제네바모터쇼는 막을 내렸고, 도쿄모터쇼도 재팬모빌리티쇼로 이름을 바꾸며 자동차를 넘어선 기술 전시 행사로 성격을 바꿨다. 부산모빌리티쇼는 이런 변화의 시대에 어떤 방향을 선택할 것인가. 앞으로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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