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미드필더’ 이강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새 시대 열까 

[위클리 해축] 시메오네 감독 전술에 필요한 ‘왼발 창의성’ 보유자… 이적 협상 급물살

  • 임형철 쿠팡플레이 축구 해설위원·EA SPORTS FC 한국어 해설

    입력2026-07-07 1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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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생제르맹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의 이적이 유력한 이강인. GETTYIMAGES 

    파리 생제르맹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의 이적이 유력한 이강인. GETTYIMAGES 

    이강인의 거취가 다시 유럽 이적시장의 화두가 됐다. 7월 7일 현재 가장 구체적으로 떠오른 행선지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다. 스페인과 프랑스, 국내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아틀레티코는 이미 선수 측과 장기계약 조건에 상당 부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 현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과도 이적료 협상을 진전한 분위기다.

    세 당사자 이해관계 맞아떨어져

    이번 이적이 급물살을 타는 이유는 세 당사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PSG에서 많은 트로피를 얻었다. 하지만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하진 못했다. 2025∼2026시즌 리그에서 27경기 3골 4도움, 전체 공식전 기준으로 39경기 4골 5도움으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챔피언스리그 주요 경기 선발 경쟁에선 밀렸다. PSG가 보기에 이강인은 유용한 로테이션 자원이지만 대체 불가능한 축은 아니다.

    아틀레티코가 이강인을 원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이끄는 동안 이 팀은 압박, 전환, 수비 조직 강도를 무기로 삼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창의성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강인은 왼발 킥, 좁은 공간에서 탈압박, 세트피스, 전진 패스,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위치 적응력을 동시에 갖춘 선수다. ‘전형적인 10번’으로 쓰기에는 활동량이 많고, 윙어로만 쓰기에는 중앙에서 공을 다루는 감각이 좋다. 시메오네 감독이 선호하는 강한 압박과 전술적 헌신을 요구받더라도 기본 체력과 수비 가담 면에서 잘 적응할 여지가 충분하다.

    아틀레티코 내부 사정도 이강인 영입에 설득력을 더한다. 앙투안 그리에즈만의 이탈, 훌리안 알바레스와 알렉산데르 쇠를로트의 거취를 둘러싼 변수, 베르나르두 실바와 마르크 쿠쿠레야 영입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틀레티코는 공격 2선과 미드필드 사이를 이어줄 선수가 필요하다. 마테우 알레마니 스포츠 디렉터가 발렌시아 시절부터 이강인을 잘 알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아틀레티코는 2023년과 지난겨울에도 이강인을 주시했다. PSG가 겨울 이적시장에선 협상 자체를 막았지만 이번 여름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마지막 변수는 이적료 구조다. PSG는 2023년 RCD 마요르카에서 이강인을 영입해올 때 2200만 유로(약 384억 원)를 투자했고 현재는 그보다 높은 평가액을 원한다.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PSG는 3500만 유로(약 610억 원) 안팎을 기대하고 있다. 아틀레티코는 고정 이적료를 낮추고 옵션을 붙이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프랑스 및 한국 언론에선 기본 이적료와 보너스를 포함해 최대 3000만 유로(약 524억 원) 규모가 거론된다. 양측 모두 거래 의지가 있는 만큼 협상 자체가 깨질 정도의 간극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유럽 이적시장 사정에 정통한 축구 전문 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7월 6일(현지 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강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이 완료됐다. 이적료는 약 4000만 유로(약 697억 원) 규모”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강인이 아틀레티코로 향할 경우 곧장 주전 자리가 보장되지 않는다 해도 PSG에서보다는 명확한 역할을 부여받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그에게 부여될 것으로 보이는 위치는 3-5-2나 3-4-2-1에서 투톱 아래를 받치는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오른쪽 하프스페이스를 점유하는 왼발 플레이메이커다. 4-4-2에선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발해 안쪽으로 들어오거나, 경기 후반 중앙 미드필더와 2선 사이를 연결하는 조커로 활용될 수 있다. 세트피스와 전환 패스, 경기 템포 조절까지 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 백업 이상의 몫을 해낼 것이 분명하다.

    수비 강도와 공격 자유도의 균형이 관건

    아틀레티코에서 이강인의 성공 여부는 수비 강도와 공격 자유도의 균형에 달려 있다. 시메오네 감독이 이끄는 팀에서 2선 선수는 공을 잘 다루기만 해서는 안 된다. 측면 수비를 돕고, 후방 전환 때 라인을 맞추며, 강한 몸싸움 속에서도 공을 잃지 않아야 한다. 이강인은 마요르카 시절 이미 라리가의 거친 템포와 수비 부담을 경험했다. PSG에서도 여러 포지션을 오가며 전술 이해도를 높였다. 적응 리스크는 프랑스에서 곧장 이적하는 다른 선수들보다 낮다. 다만 팀 공격의 중심으로 성장하려면 단순히 ‘잘 연결하는 선수’를 넘어서야 한다. 결정적 장면에서 득점과 마지막 패스를 꾸준히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아틀레티코 입장에선 올여름 한국 투어를 계획하고 있는 점도 이강인 영입의 매력을 더할 테다. 하지만 이번 이적설의 본질은 마케팅이 아니다. 이강인은 한국시장을 열 수 있는 스타이기 이전에 아틀레티코가 필요로 하는 왼발 창의성의 보유자다. 그래서 이 영입이 성사된다면 ‘아시아 시장을 노린 영입’이라는 단순한 설명보다, 전술적 필요와 시장성이 동시에 맞아떨어진 사례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아틀레티코 외에도 이강인을 지켜보는 팀은 많다.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뉴캐슬, 애스턴 빌라, 크리스털 팰리스, 노팅엄 포레스트 등이 과거부터 관심 구단으로 거론됐다. 이탈리아에선 나폴리와 유벤투스가 이름을 올렸다. 특히 나폴리는 김민재 영입 성공 이후 한국 선수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갖게 됐다. 유벤투스는 후발 관심 구단으로 언급됐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가장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구단은 역시 아틀레티코다. 선수 측과 합의, PSG와의 협상, 알레마니의 장기 추적, 이적료 구조 논의까지 모두 갖춘 팀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강인의 선택은 두 가지일 테다. 첫째는 트로피가 보장되는 팀에서 넓은 스쿼드의 유용한 자원으로 남는 것이다. 다른 선택지는 지금보다 큰 역할을 받을 수 있는 팀에서 다시 중심을 향해 도전하는 것이다. PSG에 남는다면 우승 경쟁력과 익숙한 환경은 유지된다. 하지만 출전 시간과 빅매치에서의 입지는 계속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아틀레티코는 거칠고 요구하는 것도 많은 무대지만, 이강인의 장점이 팀의 부족한 부분에 절묘하게 부합하는 팀이다.

    물론 공식 발표 전까지 변수는 남아 있다. PSG가 마그네스 아클리우슈 영입을 마무리하지 못하거나, 아틀레티코가 고정 이적료를 원하는 수준까지 올리지 못하면 협상이 지연될 수 있다. 월드컵에서 이강인이 남긴 강한 인상 덕에 다른 구단이 뒤늦게 영입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번 이적설이 과거와 다른 이유는 관심의 지속성, 선수 의지, PSG의 스쿼드 개편, 아틀레티코의 전술적 필요가 동시에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강인에게는 커리어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여름이다. 아틀레티코도 이강인 영입을 통해 잃어버린 창의성을 되찾을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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