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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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쇼핑몰 ‘에누리 상품’ 널렸다

오프라인 상점 비해 가격 저렴… 29인치 TV 15만원 정도 절약

  • < 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

    입력2005-02-23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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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쇼핑몰 ‘에누리 상품’ 널렸다
    주부 조인숙씨(45)는 지난 1월 29인치 TV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입해 15만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 조씨는 오프라인 상점에 들러 직접 물건을 본 뒤 가격을 적어 집에 돌아왔다. 컴퓨터를 켜고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동일한 물건의 인터넷 쇼핑몰 가격을 검색한 뒤 최저가로 판매하는 한 쇼핑몰에서 TV를 주문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11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 오프라인 상점에선 125만원이었기 때문.

    대학원생 우수연씨(27)는 최근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쇼핑을 하기 전 가격비교 사이트에 들르는 것. “지난해 12월 결혼한 친구에게 선물한 8만원짜리 토스터기를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6만8000원에 팔더군요.” 우씨는 쓸데없이 돈을 더 지불한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분통이 치민다.

    ‘가격비교 사이트’로 손쉽게 파악

    96년 유통시장 개방으로 외국계 대형할인점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 유통구조가 다각화되면서 1차 가격 차별화가 이루어졌다. 지난해 10월부터 실시된 오픈프라이스(권장소비자가 표시 금지)제도와 온라인 쇼핑몰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는 가전제품의 가격 차별화 현상을 재현하고 있다. 일부 제품은 판매 장소에 따라 수십만원까지 가격 차가 나는 경우도 있어 소비자들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훨씬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소비자와 생산자를 잇는 기존의 유통경로는 제조업체-백화점 혹은 대리점의 단순한 구조로 이뤄져 있어 소비자 가격의 차이가 거의 없었지만 할인점과 인터넷 쇼핑몰이 등장하면서 유통구조가 다각화됐고 경쟁이 심화돼 가격차별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29인치 TV의 경우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119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나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별도의 배달 요금 없이 현금가 104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만도위니아의 김치냉장고 딤채(170ℓ)도 오프라인 상점에선 120만∼129만원 선에서 팔리고 있으나 인터넷 쇼핑몰에선 112만∼125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676ℓ LG냉장고의 가격도 158만∼135만원으로 23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비교적 가격대가 낮은 커피메이커도 25% 이상 가격 차이가 났다. A백화점에서 11만9000원에 팔리는 필립스 커피메이커를 인터넷 쇼핑몰에선 7만45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특히 TV와 VCR는 유통업태별로 가격 차이가 가장 심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의 조사결과도 이런 결과를 뒷받침한다. 소비자 보호원이 지난 2월 발표한 오프라인-온라인 가격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쇼핑몰의 평균 판매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백화점(103.3) 대리점(104.7) 전문상가(103.2) 할인점(99.2) 순으로 나타났다. 98년부터 하나 둘씩 생겨나기 시작한 인터넷 쇼핑몰이 초기에는 서버 구축과 초기사업비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졌으나 인터넷 사용자의 증가와 무점포 판매에 따른 고정비 절감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일부 제품에 대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 소비자보호원 황진자 차장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물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우가 많지만 반대로 백화점 등에서 저가로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며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를 이용해 1차 가격조사를 하고 백화점, 할인점 등을 방문해 2차 가격조사를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쇼핑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는 검색엔진을 이용해 최저가격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가격비교 사이트를 운영중인 업체는 40여개에 이른다. 가전-자동차-도서 등 특정 제품에 대해 전문적으로 가격비교를 해주는 곳도 있다.

    예를 들어 가격비교 사이트 검색창에 L사의 48인치 TV를 입력하면 314만원에서 364만원에 이르는 36개 인터넷 쇼핑몰의 판매가격이 제공된다. 소비자는 검색결과에서 최저가격을 찾으면 된다.

    하지만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검색한 결과를 볼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타 쇼핑몰보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무조건 구입해서는 낭패를 보기 쉽다. 현금판매가와 카드판매가가 다른 경우가 많고 배송료 등을 추가로 요구하는 곳이 있기 때문. 또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최저가격 정보를 얻은 뒤 해당 인터넷쇼핑몰에 접속해 상품정보를 다시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한편 인터넷 쇼핑몰 이용자 수가 늘면서 관련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회사원 손모씨는 인터넷쇼핑몰에서 노트북컴퓨터를 구입했다. 구입 모델의 광고에는 ‘Video-out’(화상출력)기능이 있었는데 실제 배달된 제품에는 이런 기능이 없었다. 회사원 안모씨도 인터넷쇼핑몰에서 PC를 구입했는데 제품광고에 표시된 ‘17인치 완전평면 모니터’(A회사) 대신 B회사 제품이 배달됐다. 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접수된 전자상거래 피해사례가 1562건에 이른다. 배달이 되지 않거나 늦은 경우가 25.3%로 가장 많았고 반품이 되지 않는 경우가 15.6%, 다른 물건이 배달되거나 파손된 경우가 14.9%, 허위과장광고가 10.4% 순이었다. 한국전자거래진흥원 관계자는 “물품을 구매하기 전 반드시 E트러스트 인증을 받은 업체인지 확인하고 환불, 교환과 관련된 약관을 자세히 검토한 뒤 구매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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