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신문을 장식하는 떠들썩한 영화광고에 혹해서, 또는 남들이 다 보는 영화라니까 한 번쯤 찾게 되는 극장. 영화감상에도 때론 색다른 이벤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새봄을 맞아 여기저기서 열리는 영화제는 획일화된 영화감상 형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자리다. 고전영화가 그리운 올드팬들과 여성감독의 영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 디지털영화를 보고픈 젊은 관객들을 위한 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축제가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미리미리 계획표를 짜서 좋은 영화와의 만남을 준비해보자.
베리만 영화제(3월24일∼4월12일)
‘인간의 얼굴에 가장 가깝게 다가간 영화감독’ 잉그마르 베리만. 서울 동숭아트센터의 하이퍼텍 나다가 스웨덴의 영화철학자이자 20세기 영화사를 대표하는 거장 잉그마르 베리만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베리만 영화제’를 개최한다. 삶과 죽음, 신과 인간, 존재와 구원이라는 형이상항적인 주제를 영상화해온 그의 대표작들을 감상할 수 있는 영화제. 거장의 대표작을 다시 본다는 의미 외에도 향기 그윽한 예술영화를 만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반갑다.
이번 행사는 하이퍼텍 나다가 지난해 가을부터 기타노 다케시, 대만 뉴웨이브(에드워드 양, 차이 밍량), 스카모토 신야에 이어 네번째로 마련한 감독주간영화제. ‘제7의 봉인’ ‘산딸기’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졌지만, 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시대별로 베리만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영화제가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영작은 ‘한여름밤의 미소 : 어느 로맨틱한 희극’(1995) ‘제7의 봉인’(1957) ‘산딸기’(1957) ‘처녀의 샘’(1960) ‘어두운 유리를 통해’(1961) ‘외침과 속삭임’(1972) ‘가을소나타’(1978) 등 7편. 그의 영화세계는 인간 존재에 대한 신학적`-`종교적 물음을 던지며 그 해답을 찾아가는 긴 여정과도 같다(문의 02-766-3390).
필름 누아르 걸작선(4월7∼12일)
고전영화 및 예술영화를 국내에 체계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설립된 서울 시네마테크는 오손 웰스와 오즈 야스지로 기획전에 이은 3차 기획전으로 ‘필름 누아르 걸작선’을 아트선재센타에서 연다. 영화사상 중요한 40, 50년대 미국의 대표적인 필름 누아르 작품들을 다시 보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하워드 폭스 감독, 험프리 보가트`-`로렌 바콜 주연의 ‘빅 슬립’을 비롯해 리타 헤이워스의 뇌쇄적인 모습으로 유명한 찰스 비더 감독의 ‘길다’, 에이브러햄 폴론스키 감독의 ‘악의 힘’, 줄 닷신 감독의 ‘네이키드 시티’ 등 10여 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어둡고 우울한 톤과 냉소적이고 염세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누아르 영화에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여인들이 등장하고 이들에게 매혹되어 음모의 미로를 헤매는 남자들이 나온다. 필름 누아르의 불안한 세계는 미국적 정체성의 혼돈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는 할리우드 고전영화의 조화로운 세계와 대조를 이룬다. 불안하지만, 그래서 더 매혹적인 필름 누아르의 참맛을 만끽할 수 있는 영화제(문의:02-3272-8705).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 97년 시작해 격년제로 개최되면서 올해로 3회를 맞는 서울여성영화제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과 하이퍼텍 나다에서 열린다. 여성영화제는 지구촌 전역의 여성감독이 제작한 최근작을 만날 수 있는 독특한 자리로, 올해는 상영관도 두 개로 늘었고 상영작 편수도 많아져 더 풍성한 영화축제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이 영화제는 해외 여성 영화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한편, 국내의 많은 여성 영화인력을 배출해왔다. 올해는 ‘뉴 커런츠’ ‘아시아영화’ ‘한국영화회고전’ ‘아시아 단편 경선’ 등 8개 부문에 걸쳐 총 70여 편의 세계 여성 감독들 작품을 상영할 예정.
개막작은 영상원 교수 김소영 감독의 78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 ‘거류’. 한반도 남쪽 작은 지방에서 만난 평범한 여성들의 삶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새롭게 성찰해보는 작품이다. 뉴커런츠 부문에서는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최우수 심사위원상과 감독상을 휩쓴 캐서린 쿠사마의 ‘걸파이트’와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 출품작 ‘가이아 걸스’ 등 20여 편이 상영된다. 이밖에 눈에 띄는 부문은 ‘프랑스 특별전-아녜스 바르다’. 아녜스 바르다는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넘나들며 성과 영화, 그리고 예술과 정치의 관계를 천착한 누벨바그의 어머니이자 페미니스트 영화감독이다. ‘공처가 삼대’(유현목) ‘남자 기생’(심우섭) 등 60년대 한국 코미디영화에서 여성문제를 되돌아보는 한국영화회고전도 관심거리. 이번 영화제에서는 자녀를 둔 어머니 관객을 위해 특별 상영시간을 매일 1회(오전 11시) 마련하고 그 시간에 놀이방도 운영한다(문의:02-541-3917∼9).
전주국제영화제(4월27일∼5월3일)
지난 2월 프로그래머들의 사퇴로 난항에 부딪쳤던 ‘전주국제영화제2001’이 제 모습을 찾아 부문별 초청작과 프로그램을 확정, 발표했다. 고사동 ‘영화의 거리’의 6개 극장 등 전주 일대에서 열릴 이번 영화제는 ‘시네마 스케이프’ ‘N비전’ ‘아시아 인디영화 포럼’ 등 메인 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 비엔날레’ ‘회고전’ ‘오마주’ 등의 특별 프로그램에 30개국 210여 작품이 참가하게 된다.
지난해 출범한 전주국제영화제는 디지털영화를 축으로 한 대안영화제를 제시하며 미래영화의 지형도를 그려가는 중요한 영화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급진적인 영화’(Radical Cinema)로 테마를 정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포스트 68’ 이라는 섹션을 통해 서구의 지식인사회에 전환점이 된 프랑스 68혁명과 관계된 영화 ‘중국여인’(장 뤼크 고다르), ‘투쟁하고 승리하리라’(장 피에르 토른) 등 11편을 상영한다. 또 다른 섹션 ‘한국영화회고전-다치마와 리의 계보학 그리고 한국 액션영화의 쾌락’에서는 최근 인터넷 영화로 인기를 얻고 있는 복고적인 액션영화 ‘다찌마와 리’의 원형이 된 60, 70년대 한국 액션영화(‘팔도사나이’ ‘명동44번지’ 등)를 되돌아본다. 특별기획 ‘디지털 삼인삼색’에서는 지아 장커(중국), 차이 밍량(대만), 존 아캄프라(영국)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세 명의 감독을 초청해 세 편의 단편 디지털영화를 선보인다(문의:02-312-7160∼1/ 063-255-3800).
베리만 영화제(3월24일∼4월12일)
‘인간의 얼굴에 가장 가깝게 다가간 영화감독’ 잉그마르 베리만. 서울 동숭아트센터의 하이퍼텍 나다가 스웨덴의 영화철학자이자 20세기 영화사를 대표하는 거장 잉그마르 베리만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베리만 영화제’를 개최한다. 삶과 죽음, 신과 인간, 존재와 구원이라는 형이상항적인 주제를 영상화해온 그의 대표작들을 감상할 수 있는 영화제. 거장의 대표작을 다시 본다는 의미 외에도 향기 그윽한 예술영화를 만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반갑다.
이번 행사는 하이퍼텍 나다가 지난해 가을부터 기타노 다케시, 대만 뉴웨이브(에드워드 양, 차이 밍량), 스카모토 신야에 이어 네번째로 마련한 감독주간영화제. ‘제7의 봉인’ ‘산딸기’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졌지만, 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시대별로 베리만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영화제가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영작은 ‘한여름밤의 미소 : 어느 로맨틱한 희극’(1995) ‘제7의 봉인’(1957) ‘산딸기’(1957) ‘처녀의 샘’(1960) ‘어두운 유리를 통해’(1961) ‘외침과 속삭임’(1972) ‘가을소나타’(1978) 등 7편. 그의 영화세계는 인간 존재에 대한 신학적`-`종교적 물음을 던지며 그 해답을 찾아가는 긴 여정과도 같다(문의 02-766-3390).
필름 누아르 걸작선(4월7∼12일)
고전영화 및 예술영화를 국내에 체계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설립된 서울 시네마테크는 오손 웰스와 오즈 야스지로 기획전에 이은 3차 기획전으로 ‘필름 누아르 걸작선’을 아트선재센타에서 연다. 영화사상 중요한 40, 50년대 미국의 대표적인 필름 누아르 작품들을 다시 보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하워드 폭스 감독, 험프리 보가트`-`로렌 바콜 주연의 ‘빅 슬립’을 비롯해 리타 헤이워스의 뇌쇄적인 모습으로 유명한 찰스 비더 감독의 ‘길다’, 에이브러햄 폴론스키 감독의 ‘악의 힘’, 줄 닷신 감독의 ‘네이키드 시티’ 등 10여 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어둡고 우울한 톤과 냉소적이고 염세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누아르 영화에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여인들이 등장하고 이들에게 매혹되어 음모의 미로를 헤매는 남자들이 나온다. 필름 누아르의 불안한 세계는 미국적 정체성의 혼돈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는 할리우드 고전영화의 조화로운 세계와 대조를 이룬다. 불안하지만, 그래서 더 매혹적인 필름 누아르의 참맛을 만끽할 수 있는 영화제(문의:02-3272-8705).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 97년 시작해 격년제로 개최되면서 올해로 3회를 맞는 서울여성영화제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과 하이퍼텍 나다에서 열린다. 여성영화제는 지구촌 전역의 여성감독이 제작한 최근작을 만날 수 있는 독특한 자리로, 올해는 상영관도 두 개로 늘었고 상영작 편수도 많아져 더 풍성한 영화축제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이 영화제는 해외 여성 영화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한편, 국내의 많은 여성 영화인력을 배출해왔다. 올해는 ‘뉴 커런츠’ ‘아시아영화’ ‘한국영화회고전’ ‘아시아 단편 경선’ 등 8개 부문에 걸쳐 총 70여 편의 세계 여성 감독들 작품을 상영할 예정.
개막작은 영상원 교수 김소영 감독의 78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 ‘거류’. 한반도 남쪽 작은 지방에서 만난 평범한 여성들의 삶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새롭게 성찰해보는 작품이다. 뉴커런츠 부문에서는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최우수 심사위원상과 감독상을 휩쓴 캐서린 쿠사마의 ‘걸파이트’와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 출품작 ‘가이아 걸스’ 등 20여 편이 상영된다. 이밖에 눈에 띄는 부문은 ‘프랑스 특별전-아녜스 바르다’. 아녜스 바르다는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넘나들며 성과 영화, 그리고 예술과 정치의 관계를 천착한 누벨바그의 어머니이자 페미니스트 영화감독이다. ‘공처가 삼대’(유현목) ‘남자 기생’(심우섭) 등 60년대 한국 코미디영화에서 여성문제를 되돌아보는 한국영화회고전도 관심거리. 이번 영화제에서는 자녀를 둔 어머니 관객을 위해 특별 상영시간을 매일 1회(오전 11시) 마련하고 그 시간에 놀이방도 운영한다(문의:02-541-3917∼9).
전주국제영화제(4월27일∼5월3일)
지난 2월 프로그래머들의 사퇴로 난항에 부딪쳤던 ‘전주국제영화제2001’이 제 모습을 찾아 부문별 초청작과 프로그램을 확정, 발표했다. 고사동 ‘영화의 거리’의 6개 극장 등 전주 일대에서 열릴 이번 영화제는 ‘시네마 스케이프’ ‘N비전’ ‘아시아 인디영화 포럼’ 등 메인 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 비엔날레’ ‘회고전’ ‘오마주’ 등의 특별 프로그램에 30개국 210여 작품이 참가하게 된다.
지난해 출범한 전주국제영화제는 디지털영화를 축으로 한 대안영화제를 제시하며 미래영화의 지형도를 그려가는 중요한 영화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급진적인 영화’(Radical Cinema)로 테마를 정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포스트 68’ 이라는 섹션을 통해 서구의 지식인사회에 전환점이 된 프랑스 68혁명과 관계된 영화 ‘중국여인’(장 뤼크 고다르), ‘투쟁하고 승리하리라’(장 피에르 토른) 등 11편을 상영한다. 또 다른 섹션 ‘한국영화회고전-다치마와 리의 계보학 그리고 한국 액션영화의 쾌락’에서는 최근 인터넷 영화로 인기를 얻고 있는 복고적인 액션영화 ‘다찌마와 리’의 원형이 된 60, 70년대 한국 액션영화(‘팔도사나이’ ‘명동44번지’ 등)를 되돌아본다. 특별기획 ‘디지털 삼인삼색’에서는 지아 장커(중국), 차이 밍량(대만), 존 아캄프라(영국)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세 명의 감독을 초청해 세 편의 단편 디지털영화를 선보인다(문의:02-312-7160∼1/ 063-255-3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