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밤새 ‘말팅’방에 있었지?” “‘당근’이지! 나 ‘올빼미족’이잖아. 그렇지만 어제는 괜히 ‘중딩방’에 들어가서 완전히 ‘따티즌’이 돼버렸어. 너는 뭐했니?”
“어제 미용실 갔어. 날 이제 ‘줄줄이족’이라고 불러줘.”
이런 대화는 요즘 젊은이들의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불과 5년 전만 해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의 나열이었을 것이다.
사회가 급속도로 변함에 따라 새로 만들어지거나 사라지는 말들이 급증하고 있다. 사회현실을 가장 정확히 반영하는 지표가 ‘말’인 점을 감안할 때 새로 만들어지는 신어를 통해 최근의 국민적 관심사와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국립국어연구원이 3월21일 낸 ‘2000년 신어(新語)’를 보면 수많은 ‘새내기’를 만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주요 일간지에 사용된 신어를 조사`-`연구해 이중 2947개의 단어를 사전형식으로 묶었다. 놀라운 것은 그동안 너무 친숙하게 사용돼 마치 오래 전에 만들어진 단어처럼 느껴지는 신어도 상당수 있다는 점.
‘2000년 신어’의 조사`-`연구를 전담한 박용찬 연구원(32)은 “이 책에 가장 빈번히 등장하는 신어는 컴퓨터나 경제와 관련된 언어, 그리고 스포츠나 레포츠 용어가 많다”면서 “정보화된 현대사회와 경제에 대한 높은 관심, 일보다 여가를 중시하는 삶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잡족’이라는 신어를 예로 들어보자. 이는 ‘두 가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란 뜻.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안전판을 가진 채 벤처나 다른 일에 모험을 걸어보는 최근 직장인들의 경향을 그대로 드러낸다. 평생고용의 신화가 무너지고 연금만으로는 노후를 보장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보편화하면서 이 단어가 샐러리맨들의 ‘바이블’처럼 된 것도 사실. 또 다른 예로 ‘턴 오버’를 보자. 이 단어는 농구 용어로 ‘경기에서 실수나 반칙을 범하여 상대 팀에게 공격권을 넘겨주는 것’을 뜻한다. 예전 같으면 전문 농구 용어였을 것. 하지만 스포츠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커진 오늘날 이 단어는 더 이상 전문 용어가 아니다. 파울이나 아웃과 같이 일반적으로 쓰이는 스포츠 용어인 동시에 일상의 다툼에서도 차용된다.
이 외에도 클릭`-`포털사이트`-`넷맹`-`이모티콘과 같은 컴퓨터 용어, 스톡옵션`-`블루칩`-`데이트레이딩 등의 경제 용어, 트리플더블`-`인라인스케이트`-`슬램덩크 등의 스포츠`-`레포츠 관련 용어들이 신어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한편 성적 표현과 컴퓨터 용어의 절묘한(?) 결합도 눈에 띈다. 야동`-`야설`-`번섹`-`컴섹 등이 그것이다.
이 책에 쓰인 신어 자료는 ‘표준국어대사전’ 개정작업에 활용될 예정.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신어의 조사연구’와 ‘95년 신어’에 실렸던 신어들은 1999년 개정된 표준국어대사전에 상당수 반영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에 실린 신어가 모두 사전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박연구원은 “계속 널리 쓰일 수 있는 단어만이 사전에 실리게 된다”며 “국어사전이 급변하는 언어세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우리의 신어 조사`-`연구 작업이 좀더 풍성하고 정확한 국어사전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현재 그를 비롯해 3명의 연구원들이 신어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럼 여기서 앞의 대화를 ‘2000년 신어’에 의거해 해석해 볼까. 앞의 대화가 익숙하다면 당신은 N세대, 지금의 해석에 더 끌린다면 쉰세대(?)라고 생각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너, 밤새도록 ‘자판을 두드리는 대신 말로 하는’ 채팅방에 있었지?”
“‘당연’하지! 나 ‘남들이 잠든 밤에 주로 활동’하잖아. 그렇지만 어제는 ‘괜히 중학생들이 대화를 나누며 즐기고 있는 채팅방’에 들어가서 ‘잘 어울리지도 못하고 혼자 따돌림만 당했어’. 너는 뭐했니?”
“어제 미용실 갔어. 날 이제 ‘머리에 장식으로 긴 실 따위를 달고 다니는 사람’이라고 불러줘.”
“어제 미용실 갔어. 날 이제 ‘줄줄이족’이라고 불러줘.”
이런 대화는 요즘 젊은이들의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불과 5년 전만 해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의 나열이었을 것이다.
사회가 급속도로 변함에 따라 새로 만들어지거나 사라지는 말들이 급증하고 있다. 사회현실을 가장 정확히 반영하는 지표가 ‘말’인 점을 감안할 때 새로 만들어지는 신어를 통해 최근의 국민적 관심사와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국립국어연구원이 3월21일 낸 ‘2000년 신어(新語)’를 보면 수많은 ‘새내기’를 만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주요 일간지에 사용된 신어를 조사`-`연구해 이중 2947개의 단어를 사전형식으로 묶었다. 놀라운 것은 그동안 너무 친숙하게 사용돼 마치 오래 전에 만들어진 단어처럼 느껴지는 신어도 상당수 있다는 점.
‘2000년 신어’의 조사`-`연구를 전담한 박용찬 연구원(32)은 “이 책에 가장 빈번히 등장하는 신어는 컴퓨터나 경제와 관련된 언어, 그리고 스포츠나 레포츠 용어가 많다”면서 “정보화된 현대사회와 경제에 대한 높은 관심, 일보다 여가를 중시하는 삶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잡족’이라는 신어를 예로 들어보자. 이는 ‘두 가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란 뜻.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안전판을 가진 채 벤처나 다른 일에 모험을 걸어보는 최근 직장인들의 경향을 그대로 드러낸다. 평생고용의 신화가 무너지고 연금만으로는 노후를 보장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보편화하면서 이 단어가 샐러리맨들의 ‘바이블’처럼 된 것도 사실. 또 다른 예로 ‘턴 오버’를 보자. 이 단어는 농구 용어로 ‘경기에서 실수나 반칙을 범하여 상대 팀에게 공격권을 넘겨주는 것’을 뜻한다. 예전 같으면 전문 농구 용어였을 것. 하지만 스포츠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커진 오늘날 이 단어는 더 이상 전문 용어가 아니다. 파울이나 아웃과 같이 일반적으로 쓰이는 스포츠 용어인 동시에 일상의 다툼에서도 차용된다.
이 외에도 클릭`-`포털사이트`-`넷맹`-`이모티콘과 같은 컴퓨터 용어, 스톡옵션`-`블루칩`-`데이트레이딩 등의 경제 용어, 트리플더블`-`인라인스케이트`-`슬램덩크 등의 스포츠`-`레포츠 관련 용어들이 신어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한편 성적 표현과 컴퓨터 용어의 절묘한(?) 결합도 눈에 띈다. 야동`-`야설`-`번섹`-`컴섹 등이 그것이다.
이 책에 쓰인 신어 자료는 ‘표준국어대사전’ 개정작업에 활용될 예정.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신어의 조사연구’와 ‘95년 신어’에 실렸던 신어들은 1999년 개정된 표준국어대사전에 상당수 반영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에 실린 신어가 모두 사전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박연구원은 “계속 널리 쓰일 수 있는 단어만이 사전에 실리게 된다”며 “국어사전이 급변하는 언어세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우리의 신어 조사`-`연구 작업이 좀더 풍성하고 정확한 국어사전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현재 그를 비롯해 3명의 연구원들이 신어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럼 여기서 앞의 대화를 ‘2000년 신어’에 의거해 해석해 볼까. 앞의 대화가 익숙하다면 당신은 N세대, 지금의 해석에 더 끌린다면 쉰세대(?)라고 생각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너, 밤새도록 ‘자판을 두드리는 대신 말로 하는’ 채팅방에 있었지?”
“‘당연’하지! 나 ‘남들이 잠든 밤에 주로 활동’하잖아. 그렇지만 어제는 ‘괜히 중학생들이 대화를 나누며 즐기고 있는 채팅방’에 들어가서 ‘잘 어울리지도 못하고 혼자 따돌림만 당했어’. 너는 뭐했니?”
“어제 미용실 갔어. 날 이제 ‘머리에 장식으로 긴 실 따위를 달고 다니는 사람’이라고 불러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