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0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의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었다. AI(인공지능), RT(Robo-tizatin·로보사업), 생명과학 등을 중심으로 산업계에 큰 변화가 들이닥치리라 감지한 것이었다. 이들 경제엘리트 집단은 포럼에 앞서 ‘일자리의 미래(The Future of Jobs)’에 대해 운을 뗐다. 이어 조심스레 내놓은 미래 전망은 가늠하기조차 힘든 것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아이들의 65%가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직업을 갖게 될 전망이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보편화하면서 앞으로 5년간 선진국과 신흥시장을 포함한 15개국에서 일자리 710만 개가 사라지고, 210만 개가 새로 생겨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직업은 기술 발전에 의해 생성, 통합, 분화, 소멸 과정을 거치는 ‘하나의 유기체적 존재’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제4차 산업혁명에서 자유로울까. 2025년까지 로봇으로 대체해 예상되는 노동비용 감축 수준을 국가별로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33%로 전망됐다. 2위인 일본(25%)과도 8%p나 차이가 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인간 노동력이 로봇으로 대체되는 나라라는 뜻이다(‘The Shifting Economics of Global Manufacturing-How a Takeoff in Advanced Robotics will Power the Next Productivity Surge’ 보고서, 보스턴컨설팅그룹, 2015년 2월).
하지만 현재 한국 청년들은 앞으로 수년 내 사라질지도 모르는 직업을 갖고자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63만 명의 33%인 22만 명이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안정적 직업만 선호하는 청년들을 무조건 비난할 수 없다. ‘성공’을 대기업 취업, 공무원 합격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과 직업에 대한 경직된 인식으로 선택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고, 그 결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학교들이 청년과 청소년에게 새로운 직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니, 진학진로 중심의 교육이 이뤄져 직업진로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는 표현이 맞을 게다. 이런 상황의 지속은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중심의 일자리 쏠림 현상은 물론 무엇보다 무방비 상태로 새로운 노동환경을 맞이하게 할 것이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국내 직업은 1만4881개로 미국의 48%, 일본의 87% 수준이다. 사회경제적 인식과 뒤처진 규제들로 생기지 못한 직업이 그만큼 많다는 걸 보여주는 수치이기도 하다. 또한 빠른 기술 진보 속도로 새로운 직업이 생기고 사라지는 주기는 더욱 짧아질 것이다. 우리 개인은 직업을 바꿔가며 살아남아야 한다. 기업은 산업 변화에 따른 구인난 극복이 경쟁력이 될 테다. 국가는 산업 변화에 능동적이고 유연한 교육 및 노동정책으로 앞서야 할 것이다.
먼저 개인에게는 평생학습 능력과 기계 활용 능력이 요구된다. 현재 성인의 학습 의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23위로 꼴찌를 차지했는데(한국 2.9점, 미국·덴마크 각 3.9점, 노르웨이·스웨덴·캐나다 각 3.8점), 이는 우리나라 성인은 취직 이후 학습을 별로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개인은 환경에 따른 변화 능력(transformation ability)을 기르는 직업훈련을 지속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이어서 기업, 특히 대기업이 하는 바가 중요하다. 기업은 인류의 삶을 혁신할 수 있을 만한 기술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필요 인력의 적극적 육성과 능력에 따른 정당한 대우를 통해 10년 후, 그 후를 내다보며 투자하고 산업 체질을 바꿔나가야 할 때다.
청년 고용절벽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고 여러 사회문제로 나타나는 지금, 가장 미래지향적인 방법은 뒤처진 인식, 교육, 법과 제도를 손봐서 미래 직업의 등장 시기를 앞당겨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국가는 4차, 5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있는 산업정책을 리드하고, 미래산업형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교육현장을 혁명하며, 직업의 생성과 소멸에 방해되는 법과 규제를 개혁하고, 고용 형태 변화에 유연한 고용정책으로 실업문제를 발전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COO)는 경북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내 최초 인터넷 취업포털 인크루트를 공동 창업했고, 2014년 8월 취업학교를 개설했다. 저서로는 ‘프로페셔널의 숨겨진 2%’ 등이 있으며 채용, 직업과 관련된 다양한 강의, 방송 활동을 19년 이상 계속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아이들의 65%가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직업을 갖게 될 전망이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보편화하면서 앞으로 5년간 선진국과 신흥시장을 포함한 15개국에서 일자리 710만 개가 사라지고, 210만 개가 새로 생겨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직업은 기술 발전에 의해 생성, 통합, 분화, 소멸 과정을 거치는 ‘하나의 유기체적 존재’인 것이다.
직업의 ‘빅뱅 파괴’ 시대
이러한 기술 발전에 따른 인간 일자리 감소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전 세계 경제사회가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술 발전이 노동집약적 산업과 블루칼라를 중심으로 인간의 기능을 대체했지만 이제는 사무직과 관리직 등 화이트칼라 계층뿐 아니라 인간이 독점하리라 생각했던 금융, 법률, 의료, 언론 같은 전문직까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와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넘어 기존 산업 밸류 체인을 붕괴하는 ‘빅뱅 파괴(big bang disruption)’를 발생케 해 노동시장과 직업 세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제4차 산업혁명에서 자유로울까. 2025년까지 로봇으로 대체해 예상되는 노동비용 감축 수준을 국가별로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33%로 전망됐다. 2위인 일본(25%)과도 8%p나 차이가 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인간 노동력이 로봇으로 대체되는 나라라는 뜻이다(‘The Shifting Economics of Global Manufacturing-How a Takeoff in Advanced Robotics will Power the Next Productivity Surge’ 보고서, 보스턴컨설팅그룹, 2015년 2월).
하지만 현재 한국 청년들은 앞으로 수년 내 사라질지도 모르는 직업을 갖고자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63만 명의 33%인 22만 명이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안정적 직업만 선호하는 청년들을 무조건 비난할 수 없다. ‘성공’을 대기업 취업, 공무원 합격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과 직업에 대한 경직된 인식으로 선택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고, 그 결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학교들이 청년과 청소년에게 새로운 직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니, 진학진로 중심의 교육이 이뤄져 직업진로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는 표현이 맞을 게다. 이런 상황의 지속은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중심의 일자리 쏠림 현상은 물론 무엇보다 무방비 상태로 새로운 노동환경을 맞이하게 할 것이다.
빠른 ‘캐치업’ vs 앞선 ‘리드’
4차 산업혁명에 따라 달라지는 직업에 대한 변화 전략은 첫째, 변화에 빠르게 ‘캐치업’하는 전략보다 리드해야 살아남는다는 것, 둘째, 리드하는 전략이 기업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닌 개인과 기업, 국가가 전체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이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국내 직업은 1만4881개로 미국의 48%, 일본의 87% 수준이다. 사회경제적 인식과 뒤처진 규제들로 생기지 못한 직업이 그만큼 많다는 걸 보여주는 수치이기도 하다. 또한 빠른 기술 진보 속도로 새로운 직업이 생기고 사라지는 주기는 더욱 짧아질 것이다. 우리 개인은 직업을 바꿔가며 살아남아야 한다. 기업은 산업 변화에 따른 구인난 극복이 경쟁력이 될 테다. 국가는 산업 변화에 능동적이고 유연한 교육 및 노동정책으로 앞서야 할 것이다.
먼저 개인에게는 평생학습 능력과 기계 활용 능력이 요구된다. 현재 성인의 학습 의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23위로 꼴찌를 차지했는데(한국 2.9점, 미국·덴마크 각 3.9점, 노르웨이·스웨덴·캐나다 각 3.8점), 이는 우리나라 성인은 취직 이후 학습을 별로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개인은 환경에 따른 변화 능력(transformation ability)을 기르는 직업훈련을 지속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이어서 기업, 특히 대기업이 하는 바가 중요하다. 기업은 인류의 삶을 혁신할 수 있을 만한 기술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필요 인력의 적극적 육성과 능력에 따른 정당한 대우를 통해 10년 후, 그 후를 내다보며 투자하고 산업 체질을 바꿔나가야 할 때다.
청년 고용절벽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고 여러 사회문제로 나타나는 지금, 가장 미래지향적인 방법은 뒤처진 인식, 교육, 법과 제도를 손봐서 미래 직업의 등장 시기를 앞당겨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국가는 4차, 5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있는 산업정책을 리드하고, 미래산업형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교육현장을 혁명하며, 직업의 생성과 소멸에 방해되는 법과 규제를 개혁하고, 고용 형태 변화에 유연한 고용정책으로 실업문제를 발전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COO)는 경북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내 최초 인터넷 취업포털 인크루트를 공동 창업했고, 2014년 8월 취업학교를 개설했다. 저서로는 ‘프로페셔널의 숨겨진 2%’ 등이 있으며 채용, 직업과 관련된 다양한 강의, 방송 활동을 19년 이상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