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입 문의가 없어 거래가 안 되고 매물이 쌓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매도자들이 호가를 내릴 것 같지 않아 올해 말까지는 인근 아파트 시장이 계속 조용할 것 같다.”(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인근 부동산공인중개사 B 씨)
11월 5일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에 아파트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임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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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열기가 뜨거웠던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대출 규제 강화와 집값 상승 피로감 등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11월 4일 기자가 만난 부동산공인중개사들은 “매입 전화가 너무 없어서 일하기가 힘들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부동산시장 관계자들은 올해 말까지는 서울 아파트 시장이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서울 아파트 시장 숨 고르기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33주 연속 상승했으나 오름폭은 3주째 줄어들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7% 상승했다(그래프 참조). 9월 둘째 주(0.23%) 이후 4주 연속 상승폭이 줄어들다가 10월 둘째 주(0.11%)에 잠깐 반등한 뒤 10월 셋째 주(0.09%) 상승폭이 0.02%p 줄었고, 10월 넷째 주와 11월 첫째 주에 0.01%p씩 감소했다.
거래량도 줄고 있다. 11월 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월별 매매량은 증가 추세를 보이며 7월 9098건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급격히 감소했다. 거래량은 △8월 6411건 △9월 3044건 △10월 2604건으로, 10월 거래량은 7월과 비교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전문가들 “연말까지 약세 이어질 것”
서울 아파트 시장이 소강 국면에 들어선 것은 여름을 지나면서 호가가 너무 높아진 데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매수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인근 부동산공인중개사 C 씨는 “지난해에 래미안원베일리 53평형을 호가 72억 원에 매물로 내놓을 때 매도자에게 안 팔릴 거라고 했는데, 거래가 활발했던 올해 7~8월을 지난 뒤 지금은 호가가 80억 원까지 올라갔다”며 “호가가 높아 매수자들이 사겠다고 덤벼들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한국은행이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정부의 대출 규제 탓에 매수심리가 둔화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서울 아파트 시장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내년 상황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2~3분기에 시장이 과열됐다가 현재는 일시적으로 가격이 조정되고 있는 모양새”라며 “올해는 정책적 변수가 없을 예정이라 개발 호재가 있거나 매물이 희소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현재 같은 약보합이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아파트 공급 부족 문제가 다시 이슈가 될 텐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정책이 나오느냐에 따라 올해와 같이 서울 아파트 시장 전체로 상승세가 확산할지 여부가 결정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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