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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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후 미국 증시 사상 최고치 경신… 테슬라 15% 폭등

국내 증시는 이차전지株 급락, 조선株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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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4-11-07 16: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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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의 대선 승리가 굳어진 직후 열린 11월 6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는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마감했다. 그동안 대선을 앞두고 드리웠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트럼프가 약속한 규제 완화와 감세가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먼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508.05p(3.57%) 오른 4만3729.93을 기록했다. 다우 평균이 하루에 1000p 이상 오른 것은 2022년 11월 10일 이후 처음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46.28p(2.53%) 뛴 5929.04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544.29p(2.95%) 상승한 1만8983.47에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앞줄 가운데)이 11월 6일(현지 시간) 새벽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앞줄 가운데)이 11월 6일(현지 시간) 새벽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금리인하 조기 중단 우려로 원-달러 환율 급등

    이날 뉴욕증시 상승세를 이끈 것은 트럼프 당선인의 임기 동안 수혜를 받을 것으로 여겨지는 종목이었다. 대선 기간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주가가 14.75% 급등했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당선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슈퍼팩(정치자금 모금단체)인 ‘아메리카 PAC’(America PAC)에 10월 16일 기준 최소 1억1800만 달러(약 1650억 원)를 기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다음날 승리가 확실시되자 승리 선언 연설에서 머스크를 ‘새로운 스타’이자 ‘최고의 천재’라고 언급한 후 “우리는 천재들을 보호해야 한다. 천재는 그렇게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마이크로소프트(2.12%), 아마존(3.80%), 인텔(7.42%) 등 빅테크 기업들도 트럼프 행정부에서 반독점에 대한 압박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은행주는 트럼프가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인수합병을 허용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퍼지면서 상승했다. JP모건체이스는 11.54%, 웰스파고는 13.11%, 뱅크오브아메리카는 8.43% 급등했다. 또 장비 제조업체 등 산업주는 규제 완화와 보호 관세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했다.

    반면 코스피는 11월 6일 미국 대선 개표 결과에 따라 출렁임을 거듭하다 전 거래일보다 13.37p(0.52%) 내린 2563.51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업종은 트럼프가 선거기간 내내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던 전기차와 관련된 이차전지 업종이다. LG에너지솔루션(-7.02%)을 필두로 POSCO홀딩스(–5.01%), LG화학(–5.12%), 삼성SDI(-5.98%), SK이노베이션(-4.64%), 포스코퓨처엠(-8.26%) 등 대형 이차전지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코스닥시장의 에코프로비엠(-8.63%), 에코프로(-7.61%)도 주가가 크게 빠졌다.

    대선 전부터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주’로 꼽힌 방산주는 동반 상승했다. 미국 우선주의 강화를 예고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하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공산이 크고, 미국 이외의 다른 국가 입장에서는 국방비 지출을 늘릴 유인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7.04%), LIG넥스원(6.35%)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현대로템(3.11%), 한국항공우주(2.89%)도 주가가 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자 원-달러 환율은 올해 4월 이후 7개월 만에 1400원 대까지 급등했다. 이는 시장이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정책 및 공약 영향을 미리 예상하고 반응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트럼프의 공약대로 높은 세율의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커져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가 일찍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자동차·이차전지 미래 불투명, 조선 강세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공장(왼쪽)과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주 홀란드 배터리 공장. [GettyImages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공장(왼쪽)과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주 홀란드 배터리 공장. [GettyImages LG에너지솔루션 제공]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국내 산업계에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최우선에 둔 트럼프 당선인이 각종 보조금 축소 및 폐지, 관세 인상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거나 수출물량이 많은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산업은 새로운 리스크를 떠안을 가능성이 커진 반면 조선, 건설 산업은 호조가 예상된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미국 대선 결과가 발표된 직후 11월 7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이 국내 주요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이번 미국 대선 키워드로 ‘T.R.U.M.P'를 제시했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에서 무역 정책 대변혁(Trade and Tariffs), 리스크 감수(Risk Take), 예측불가한 정책 기조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Unpredictability), 제조업 강국(Manufacturing), 양립 불가한 공약 추진에 대한 기대와 우려(Paradox) 등이 두드러질 것으로 진단했다.

    자료 | 삼정KPMG 경제연구원

    자료 | 삼정KPMG 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은 대중국 규제를 비롯해 보호무역주의가 더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에 비판적인 입장으로 법안의 수정 가능성이 제기돼 국내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법에 따라 미국 정부에서 각각 64억 달러(약 8조7600억 원)와 4억5000만 달러(약 6200억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돼 있다. 트럼프 정부가 첨단 장비에 대한 중국 수출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문제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의 37%를 중국 시안공장에서 생산한다. SK하이닉스는 D램의 40%를 중국 우시공장에서 만들고 있다.

    자동차와 이차전지 산업의 불확실성도 커진다. 트럼프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보조금 폐기를 공언해서다. IRA가 폐기되면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생산하는 차량에 대한 보조금도 사라진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기업의 수익성에는 빨간불이 켜진다. 현재 이들 기업은 미국에서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하면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명목으로 ㎾h당 각각 35달러와 10달러를 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한국 배터리 3사가 받은 AMPC 규모는 약 84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조선업은 액화천연가스(LNG) 및 액화석유가스(LPG) 수요 증가로 인해 에너지 운반선 건조에서 강점을 가진 한국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11월 7일 윤석열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 선박 건조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선박 수출뿐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진 뒤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으로 이날 증시에서는 미국 현지 조선시장에 진출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비롯해 삼성중공업, HD현대미포 등 다른 조선주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한경 기자

    이한경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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