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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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싱 랠리’ 계속될 수 없는 이유

[김성일의 롤링머니] 코로나19 사태 때 2년 급등 후 폭락한 경험 반추해봐야

  • 김성일 업라이즈투자자문 연금·투자연구소장

    입력2024-04-25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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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들어 주식, 금, 달러 등 자산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들어 주식, 금, 달러 등 자산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들어 주식과 달러, 금 등 주요 투자자산 가격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처럼 모든 자산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라고 일컫는다. 주식의 경우 미국 대형주 지수인 S&P500은 연초부터 4월 14일까지 7.8% 상승했다(그래프1 참조). 미국 기술주 지수인 나스닥100도 같은 기간 7.2% 올랐다. 미국 주식만 오른 게 아니다. 이웃 나라 일본도 7.7% 상승했고, 인도 역시 5.9% 올랐다.

    달러/원 환율은 통상 주식시장과 반대로 움직인다고 알려졌는데, 올해 들어서는 8.0%나 오르며 증시와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의 영향을 모두 받았고,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 자체도 올해 4.6% 상승했다. 주식과 다르게 움직인다고 알려진 또 다른 자산인 금 역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올해 13.5% 올랐다. 환율과 금 가격의 영향을 모두 받는 ETF(상장지수펀드) KRX금현물 가격은 24.1%나 상승했다. 원유나 비트코인 역시 역대급으로 상승하면서 에브리싱 랠리를 완성해가고 있다.

    현재 오르는 자산, 지난해부터 상승 중

    에브리싱 랠리는 4년 전에도 있었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를 우려해 동시에 자금을 풀면서 시장으로 흘러들어간 유동성이 2020년 4월부터 전 세계 증시와 금, 원유 등 자산 가격을 대부분 끌어올렸다. 2020년 4월 초부터 12월 말까지 자산 가격 움직임을 보면 미국 S&P500은 53.8%, 나스닥은 72.7% 올랐고 일본(45.3%), 중국(48.3%), 인도(80.8%), 브라질(67.4%) 등 전 세계 주식시장도 상당히 큰 상승률을 보였다(그래프2 참조). 특히 한국 주식은 98.5%(EWY 기준: 미국에 상장된 한국 ETF로, 한국 중대형주로 구성)나 상승해 국내에 주식투자 붐을 일으켰다. ‘동학개미’라는 말도 이때 생겼으며, 2019년 말 619만 명이던 주식 소유자 수는 2021년 말 1384만 명까지 증가했다.

    현 자산 가격 상승을 보고 4년 전과 같은 큰 상승을 기대하고 지금이라도 “투자에 뛰어들어야 하나” 고민하는 이도 많은 테다. 그런 이들에게 몇 가지 데이터를 더 보여주고 싶다. 우선 올해 상승 중인 자산은 대부분 지난해부터 가격이 올랐다는 점이다. 지난해 초부터 올해 4월 14일까지 미국 S&P500은 36.0% 올랐고, 나스닥은 65.9%나 상승했다. 또한 일본 증시(29.5%), 인도 증시(24.0%), 국제 금 가격(27.9%), KRX금현물 가격(42.9%)도 상당한 상승률을 보였다.
    이렇게 상승했으니 앞으로 더 오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수십 년간 각국 주식시장을 분석해보면 평균적으로 연간 10% 이내 상승률을 보인다. 이미 30~40%씩 오른 상태라면 하락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사태 때가 좋은 사례다. 2020년과 2021년 주가가 급등해 주식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2022년 주식시장은 꽤 길고 깊게 하락해 초보 투자자에게 투자의 쓴맛을 제대로 느끼게 했다. 2022년 한 해 동안 미국 S&P500(-18.2%), 나스닥(-32.6%), 한국(-26.6%), 일본(-17.7%) 등 주식시장이 대부분 하락했다. 주가 하락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2년 연속 50%씩 증가하던 주식 소유자 수도 2022년에는 4.1%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개인투자자 거래대금은 2019년 1484조 원에서 2020년 4324조 원으로 3배 이상 급등해 2021년 4904조 원에 이르렀으나, 2022년에는 2563조 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



    실제로 많은 이가 주식계좌를 쳐다보지도 않았고, 손실을 실현하는 데서 오는 심리적 괴로움을 피하고 싶어 비자발적 장기투자자가 되기도 했다. 이들 대부분은 원금만 회복하면 전부 팔고 다시는 주식투자 같은 건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2023년 시장이 반등하고 손실이 회복되자 주식을 정리한 이가 상당수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이 떠난 후에도 주식시장은 계속 상승했다는 점이다.

    전문가도 최적 매매 타이밍 못 맞춰

    2022년 하락장을 지나오며 많은 전문가가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금은 시작일 뿐이며 본 적도 없는 역대급 침체가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가장 확실한 증거로 미국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이 역사상 최고로 심하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개인투자자는 전문가들의 말을 무시할 수 없었다. 진짜 역대급 하락이 오기 전 원금만 회복하길 바랐고, 회복하자마자 팔아버렸던 것이다.

    2022년 내내 하락하던 시장은 2023년 초부터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듯 오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2023년 초반 상승을 ‘데드 캣 바운스’에 비유하며 하락장이 진행되는 가운데 일시적으로 회복하는 것처럼 보이는 상태일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이 무색하게 시장은 1년 넘게 상승 중이다.

    개인투자자, 특히 초보 투자자는 어떤 자산이 오를지 맞추려 한다. 이번에 오를 것이 삼성전자인지 테슬라인지, 인도 주식인지 금인지 달러인지를 맞추고 싶은 것이다. 언제가 최적의 매매 타이밍인지를 알아내려고도 한다. 가장 쌀 때 사서 가장 비쌀 때 팔면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이런 그들의 니즈에 맞춰 많은 전문가가 종목을 골라주고, 매매 시점을 알려준다. 유명인을 사칭하며 고급 정보를 주겠다고 비밀채팅방으로 초대해 비싼 수수료를 내게 한다.

    하지만 전문가, 사기꾼 등 누구를 쫓아 하든 대부분 투자에 실패한다. 이런 실패를 반복해온 초보 투자자라면 분산투자를 실천하는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투자법을 배워볼 것을 추천한다. 종목 선정이나 매매 타이밍이 아닌, 자산배분으로 수익을 챙기고 위험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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