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새로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레드’에 가입하는 데 드는 시간은 10초 남짓이다. 기존 인스타그램 사용자라면 이 3단계를 통해 계정부터 프로필, 팔로 목록까지 모든 정보를 그대로 옮겨올 수 있다. ‘트위터 대항마’로 불리는 스레드 사용 후기는 “트위터와 같지만 다르다”는 것이다. 텍스트 중심이라는 점에서는 두 SNS가 같다. 다만 스레드는 트위터와 달리 최대 500자 장문 텍스트를 입력할 수 있고, 최장 5분 길이의 동영상을 올릴 수 있으며, 모든 게시물을 무제한 열람할 수 있다. 반대로 트위터의 해시태그(키워드) 검색, 실시간 트렌드, DM 같은 기능은 스레드에 없다. 이처럼 트위터와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스레드가 최근 SNS계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7월 10일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아직 별다른 프로모션을 하지도 않았는데, 스레드 가입자 수가 1억 명에 도달했다”고 썼다(왼쪽). 메타가 7월 5일(현지 시간) 새롭게 출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레드’의 시작 화면. [마크 저커버그 스레드 캡처, 메타 제공]
스레드 돌풍에 트위터 트래픽 11% 감소
스레드는 7월 5일(현지 시간) 출시 이후 연일 신기록을 쓰고 있다. 가입자 수가 하루 만에 3000만 명, 나흘 만에 1억 명을 돌파하며 기존 SNS들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것이다. 앞서 틱톡은 가입자 1억 명을 달성하기까지 약 9개월이 걸렸다. 인스타그램은 2년 반이 소요됐고, SNS는 아니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열풍을 일으킨 챗GPT도 가입자 1억 명이 넘기까지 2달 정도가 걸렸다. 이를 두고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7월 10일 자신의 스레드 계정을 통해 “아직 별다른 프로모션을 하지도 않았는데,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스레드는 출시 닷새 만에 애플리케이션(앱) 설치자 수 1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스레드가 이렇듯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트위터에 대한 불만과 인스타그램 후광효과가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스레드는 애초에 트위터에 실망해 떠난 사용자들을 겨냥해 개발됐다. 지난해 10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 인수된 트위터는 유료화 정책, 잦은 서비스 장애 등으로 사용자들의 반발을 샀는데, 그사이 메타가 비집고 들어갈 틈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요소는 인스타그램 연동에 따른 편리함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약 20억 명이다. 이들이 손쉽게 스레드로 건너갈 수 있었기에 이른바 ‘스레드 신드롬’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스레드의 빠른 성장세에 트위터는 긴장하고 있다. 출시 한 달도 안 된 스레드가 돌풍을 일으키며 트위터의 17년 아성에 균열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스레드 가입자 수가 벌써 트위터(7월 기준 약 2억3000만 명)의 절반 수준에 달한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트래픽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7월 6~7일 양일간 트위터 트래픽은 전주 대비 5%,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6~7일은 스레드에 사용자가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날이다. 데이비드 카르 시밀러웹 수석 인사이트 매니저는 “지난달 트위터 트래픽이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트래픽 감소에 스레드가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트위터 내부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미국 뉴스 웹사이트 ‘더 데일리 비스트’는 트위터 직원 133명 중 최소 31명이 스레드에 가입했으며, 그중 일부는 “스레드가 훨씬 낫다” “새로운 세상이다” 같은 우호적인 평가를 내놓았다고 7월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메타 주가 1년 반 만에 300달러대
트위터는 스레드 쪽으로 기울어진 분위기를 반전하기 위해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스레드 출시 직후인 7월 6일 트위터 측은 스레드를 ‘모방’ ‘카피캣’으로 규정했다. 같은 날 머스크의 법률대리를 맡은 알렉스 스피로 변호사는 저커버그에게 “메타가 트위터의 영업비밀과 영업 기밀 사용을 중단하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며 “메타가 전 트위터 직원 수십 명을 고용한 뒤 이들을 의도적으로 스레드 개발에 참여시켰다”는 내용의 소송 예고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머스크도 같은 날 트위터에 “경쟁은 괜찮지만 부정행위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오랜 앙숙인 저커버그와 머스크 사이 장외 전쟁도 펼쳐지고 있다. 스레드와 트위터의 경쟁이 두 CEO 간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면서 격투기 대결까지 약속됐기 때문이다.다만 스레드에 대한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기존에 주로 쓰던 SNS가 무엇인지에 따라 스레드 사용 만족도가 다른 것이다.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스레드가 인스타그램과 높은 호환성을 가진다는 점에 가장 큰 호감을 나타낸다. 그러면서도 트위터와 비슷해 색다른 매력이 느껴진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트위터 사용자 중에는 “계속 트위터를 쓸 것 같다”고 반응하는 사람이 적잖다. 트위터가 익명성에 기대어 취미, 관심사, 정치 성향, 가치관 등이 비슷한 사용자끼리 깊게 소통하는 비주류 감성의 창구라면, 스레드는 인스타그램처럼 스스로를 드러내고 과시하는 부담스러운 주류 감성을 가진다는 이유에서다. 한 트위터리언은 7월 7일 스레드 사용 소감으로 “인스타 유저들은 스레드를 쓰고 이게 트위터로구나 하겠지만 트위터 유저에게 스레드는 그저 인스타에 트위터 스킨을 끼운 느낌”이라고 평했다.
“트위터는 트위터대로 남을 것”
이로 인해 스레드와 트위터의 승부는 “아직은 두고 볼 싸움”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이사는 7월 13일 “스레드의 등장으로 어느 정도 타격을 받긴 하겠지만 결과적으로 트위터는 트위터대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이사는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트위터는 정치·사회적 쟁점을 활발히 공유하고 토론하는 창구로 사용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들이 상당히 첨예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특징이 있다”며 “반면 최근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가 밝혔듯이 스레드에서는 정치적으로 편향된 댓글이 달린 뉴스가 공유될 수 없기에 이런 날것의 소통을 원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트위터에 남아 있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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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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