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거상 아실 대표. [조영철 기자]
“한때 호가 15억 원, 현재 매물 11억 원”
GTX발 호재로 인덕원역 인근 아파트값이 들썩인다.“인덕원역 주변 30평형(99㎡)대 아파트 실거래가는 9억~11억 원 정도였는데 GTX 노선 발표 후 호가가 14억~15억 원까지 올랐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12월 3기 신도시 예정지인 고양시 덕양구 일대에 GTX역을 신설한다는 발표가 있자 시장이 들썩였다. 도래울마을 7단지 원흥동일스위트의 실거래가가 8억~9억 원이었는데 발표 후 10억 원을 가볍게 넘겼다(그래프2 참조). 호가는 15억 원 가까이 높아지기도 했다. 지금은 어떤가. 9억 원 후반대 정도에 매물이 나오는 실정이다.”
거품이란 말인가.
“GTX가 실제 준공되면 서울로 이동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이런 변화를 반영한 가치 상승은 있을 것이다. 어느 시점엔 같은 경기도 내에서 GTX가 통과하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 차이가 드러날 것이다. 다만 GTX가 완공되지 않은 현 시점에 경기도 아파트가 서울과 비슷한 정도로 높아지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말이다.”
상승세가 이어질까.
“앞으로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우선 시장에서 (인덕원역 근처의) 높아진 아파트 매매가가 안정되는 것이다. 그리고 비(非)강남 서울 아파트 가격과 2억 원 정도밖에 차이가 안 나는 것이다. 이 경우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게 된다. 지금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의 비(非)신축 아파트 가격이 15억~16억 원가량이니 역설적으로 서울이 더 주목받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창릉 신도시 예정지처럼 원 가격대로 돌아갈 수도 있다. 후자의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싶다.”
매매·전세가 고공행진
경기 의왕시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단지. [뉴시스, 네이버 거리뷰 캡처]
갭투자가 성행한다?
“한국은행은 현재 부동산시장을 거품이라고 평했지만(2021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사실 부동산시장에서 거품을 규정할 기준점을 잡기가 어렵다. 실수요자인 전세 세입자가 지불하는 전세 가격이 높아지면 매매가도 덩달아 높아진다. 전세 가격이 높아질 경우 갭투자 관점에선 매매가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 현재 다주택자가 집을 사기 위해선 높아진 취득세 허들을 넘어야 한다. 취득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것이 공시가 1억 원 이하 주택이다. 대개 도시 외곽이나 시골에 있기 십상인데 자본은 그중에서 도시라고 할 만한 곳이 어딘지 물색한다. 갭투자가 평택, 시흥 등 경기 외곽과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성행한 이유다. 1억~2억 하던 아파트가 지금은 2억~3억 원이 됐다. 정작 실수요자는 피해를 입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1~6월 전국 갭투자 매매 증가 지역 톱5. [아실 캡처]
“과천 따라잡은 부산 아파트, 과거 가격차 살피면…”
정부는 금리인상 가능성을 경고했는데(6월 30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금리가 오른다고 부동산시장이 ‘폭망’하는 것은 아니다. 시곗바늘을 노무현 정권 때로 돌려보면 당시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지만 부동산 값은 그 이상 높아졌다. 높아진 금리를 감수하고 부동산에 투자하면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상황이 비슷하다고 본다.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는 시각은 일차원적이다. 부동산 구입은 일종의 물물교환 과정이다. 가령 지금 수중에 2억 원이 있다고 치자. 여기에 2억 원을 대출 받아 4억 원짜리 집을 산다. 값이 5억 원으로 오르든, 4억 원으로 떨어지든 집에 내 돈 4억 원을 고정시켜둔 것이다. 내 집값이 떨어지면 같은 동네에 있는 좀 더 좋은 아파트도 같이 떨어진다. 좋은 물건이 더 싼값에 나왔다면 오히려 갈아탈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지금은 갈아타기 좋은 때인가.
“갈아타기 좋은 지역이 있고, 그렇지 않은 지역이 있을 것이다. 가령 부산 삼익비치타운이라는 유명한 아파트 단지가 있다. 원래 매매가 7억 원 정도(2016년 기준)였는데, 최근 17억 원(138㎡)에도 거래된다. 경기 과천주공아파트(125㎡ 17억5000만 원에 매매)와 비슷한 가격대다. 과거 과천과 부산에 있는 비슷한 수준의 아파트는 6억 원가량 가격차를 보였다. 전세·매매 가격 추이를 비교해 기존 강세지역으로 갈아타기를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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