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등 집값 상승률을 기록한 인천은 하반기에도 송도, 청라, 영종 ‘경제자유구역’ 3총사가 상승세를 주도할 망전이다. [뉴스1]
브레이크가 없다. 2021년 상반기 수도권 집값은 고점을 모르고 우상향했다. 전국 시도별 매매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인천과 경기가 상반기에만 10%를 넘어서며 1, 2위를 차지했다(그래프1 참조). 인천은 올해 상반기에만 역대 최고 수준인 2만 호 분양 물량이 쏟아졌는데도 집값의 가파른 상승세를 잡지 못했다. 경기 역시 장기 평균 수준을 상회하는 5만 호 분양이 있었지만 상승의 불을 끄지 못했다.
경기 리딩아파트 서울의 절반 수준
역대급 물량 공세에도 두 시도의 가파른 집값 상승세 원인은 서울과 경기, 인천의 ‘가격 수준’에서 찾을 수 있다. 도시 간 아파트 가격 수준을 적나라하게 비교하려면 실제 거래된 아파트 가격이 어느 수준에 분포해 있는지, 더 나아가 해당 도시를 대표하며 입소문에 쉽게 오르내리는 ‘리딩아파트’ 실거래가가 어떤지 빅데이터를 살펴보면 된다. 그럼 도시별 집값 체감 격차를 따져볼 수 있다.특정 도시 내 거래 가격을 모두 줄 세운 다음 거래가 상위 10%를 해당 도시의 리딩아파트 가격으로 가정해보자. 이렇게 했을 때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거래된 리딩아파트의 가격 수준은 17억~18억 원 선이다(그래프2 참조). 경기는 7억~8억 원, 인천은 5억~6억 원 수준. 따라서 경기지역 리딩아파트 값은 서울의 절반 수준에 못 미친다. 인천 리딩아파트는 경기지역보다 30%가량 저렴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하반기 보합세로 전환되더라도 경기 리딩아파트는 서울 무주택자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가격으로 인식될 것이다. 설령 서울 집값이 하반기 10% 넘게 떨어진다 해도 현저한 가격 격차로 경기지역의 집값 상승은 유지될 전망이다. 경기지역 리딩아파트보다 30% 저렴한 인천 리딩아파트 시세는 인천 집값이 싸다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는 경기에 거주하는 무주택자가 학군, 교통 등 입지가 우수한 인천 내 상급지로 이주할 만한 유인이 된다.
이렇듯 수도권 도시별 리딩아파트 실거래가 분포는 쏟아지는 분양 물량에도 경기와 인천 집값이 왜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는지를 설명해준다.
인천 경제자유구역 3총사 집값 상승세 주도
[사진 제공 · 인천시, 경제자유구역청]
인천 청라는 현재 진행되는 의료복합단지 입찰에 차병원, 아산병원 등 우량 의료기관이 참여했다.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이 확정됐으며, 하나금융그룹은 본사를 청라로 이전할 계획이다. 경제자유구역 3총사 중 막내 격인 영종에서는 제3연륙교 공사가 시작됐다. 개통 시 송도, 청라와 교류가 더욱 편해져 영종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과 관련해 여행사 및 항공사 주식이 상승세를 보였다. 영종에는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해 있으며 관광·비즈니스호텔이 즐비하다. 실물경기가 회복된다면 영종의 가치는 하반기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 아파트 가치는 전세가율 살펴봐야
서울의 무주택 실수요자가 모여드는 경기는 무주택자의 ‘전세 → 매매’ 전환의 척도인 ‘전세가율’을 살펴봐야 한다. 전세가율이 높고 향후 공급될 입주 물량이 적은 도시는 하반기에도 강력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가율이 70% 수준에 달하고 향후 3년간 연평균 입주 물량이 2015~2020년 연평균보다 적은 도시를 꼽아보자. 주로 서남권 도시가 빅데이터 레이더망에 포착된다. 최근 신구로선 호재로 관심이 집중된 경기 시흥시는 평균 전세가율이 67% 수준으로 여전히 70% 근처에 머물러 있으며, 향후 3년간 연평균 입주 물량이 과거 대비 30%에 불과하다.동탄2신도시 남측으로 J자 벨트를 그리는 경기 오산시와 평택시 역시 평균 전세가율이 70%에 달한다. 오산은 향후 3년간 연평균 입주 물량이 과거의 30%, 평택은 70% 수준이다. 두 도시의 아파트값은 ‘전세가율’이 끌고 ‘공급 감소’가 밀어주는 방식으로 하반기 상승이 예상된다.
전국 최고 수준의 고밀 도시이자 경기 서부 대장지역인 부천시 역시 70%의 높은 전세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향후 3년간 연평균 입주 물량도 과거의 70% 수준이다. 따라서 양호한 상승 모멘텀이 포착된다.
1기 신도시 ‘리모델링 훈풍’이 본격적으로 불고 있다. 부천 중동신도시 리모델링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역세권의 우수한 입지를 자랑하는 미리내마을과 금강마을이 중동신도시 리모델링의 쌍두마차다. 본격적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되면 중동신도시의 상승 기울기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경기와 달리 입주 가뭄에 따른 ‘주택 고령화’ 늪에 빠져 있다. 귀하디귀한 ‘신축 아파트’ 입주가 집중된 곳이 집값 상승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에서 향후 3년간 입주 물량이 가장 많은 자치구는 강남구로 9000가구에 달한다. 다만, 강남구는 이미 많이 오른 집값과 양도소득세 등 정부 규제에 따른 제약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약하다.
강남구 다음으로 입주 물량이 많은 서울 자치구는 은평구다. 향후 3년간 7000가구 입주가 예상된다. 특히 입주가 집중된 수색증산뉴타운과 그 일대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은평구 다음으로는 강동구, 동대문구, 송파구가 향후 3년간 각각 5000가구씩 입주한다. 강동구는 고덕지구, 동대문구는 용두동, 송파구는 거여·마천지역과 그 인근 집값이 주택 고령화 시대에 빛을 발하며 집값 상승의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 집값? 세종 흔들, 부산 기장군 상승일로
지방도시 중 상반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곳은 대전이다. 대전의 집값 상승을 이끈 것은 3.3㎡당 평균 가격이 2000만 원을 자랑하는 세종시 덕분이다. 2018년 대전 유성구가 상승 레이스를 시작하던 당시 집값은 세종 대비 25% 저렴한 수준이었다. 즉 너무 커진 가격차로 세종으로 향하던 유동성이 대전으로 유턴하면서 대전 집값 폭등을 가져왔다.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세종 집값이 흔들리고 있다. ‘넘사벽’이 된 세종 집값은 조정을 받더라도 공무원이라는 실수요가 있기에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 집값이 떨어져 유성구와 가격 격차가 10% 이내로 줄어들면 대전에서 세종으로 유출이 가속화해 대전 집값 상승세는 종료될 전망이다.
기장군은 올해 부산에서 거래량이 유일하게 상승한 지역이다. 오시리아 관광단지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기장군은 하반기에도 상승일로를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규모의 3배에 달하는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 하반기 개장한다.
부산의 톱2 자치구 수영구와 해운대구의 실거래가 추이를 살펴보자. 수영구가 3.3㎡당 평균 2000만 원 고지를 선점했다. 센텀지구 개발 등 상승 모멘텀이 수영구 못지않은 해운대구도 하반기 3.3㎡당 평균 2000만 원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 뒤를 쫓는 자치구가 동래구와 연제구다(그래프3 참조). 앞으로 동래구 입주 물량이 두드러지게 감소할 예정이라 연제구에 비해 강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동래구는 학군이 우수한 사직동 재건축(1-5구역. 1-6구역)이 진행돼 학령기 자녀를 둔 학군 수요층이 관심을 보일 것이다.
*포털에서 ‘투벤저스’를 검색해 포스트를 팔로잉하시면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