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8

2007.01.09

미술시장 살찌우는 작품 기증

  • 파리=이지은 오브제아트 감정사

    입력2007-01-08 09: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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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시장 살찌우는 작품 기증
    파리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곳 중 하나가 오르세 박물관이다. 미술책에서 보던 인상파의 그림들을 골고루 소장하고 있고, 기차역을 개조해서 만든 외관 또한 아름답다.

    그 오르세 박물관에서 요즘 리스팔 기념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앤틱상(商)이던 ‘앙투안 리스팔(Antoine Rispal)’이 유산으로 박물관에 기증한 3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 것.

    리스팔은 다른 컬렉터들과는 사뭇 다른 인물이다. 그는 남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던 아르누보 가구의 가치를 누구보다 먼저 알아보았다. 벼룩시장을 찾아다니며 가구를 하나 둘씩 모으다 전업해 아예 앤틱상으로 나선 그는 그러나 앤틱상으로서는 그다지 성공한 축에 끼지 못한다.

    그럼에도 그가 소장했던 작품 중에는 부가티(Bugatti)와 갈레(Galle′), 마조렐(Majorelle) 등 쟁쟁한 아르누보 스타 작가들의 작품들이 많다. 비싸지 않을 때 남과 다른 눈을 가지고 작품을 모은 덕분이다. 가격이 너무 올라 박물관 예산으로는 더 이상 수집이 어려운 인상파 그림보다 19세기 가구와 사진 컬렉션을 확대하려던 오르세 박물관은 리스팔의 기증에 만세를 불렀다.

    물론 좋은 작품을 기증하는 사람에게는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하지만 세제 혜택은 둘째치고라도 좋은 작품을 모으고 그것을 공개하는 모습, 이런 개인 컬렉터들의 활동은 자국의 미술관을 더욱 살찌우는 밑바탕이자 미술시장의 수준을 높이고 활성화한다. 더불어 리스팔은 우리에게 부자만이 컬렉터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가르쳐주고 있다. 리스팔 기념전은 1월26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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